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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필사 & 시낭독/2021 시필사 : 1일 1시285

픽션보다 - 하재연 [2021 시필사. 195일 차] 픽션보다 - 하재연 웃음을 떠올렸던 순간은 순식간에 일어난 듯 바뀌어서 사라진다. 떨어져 있는 머리카락을 아침 햇빛이 이상하게 비춘다. 꿈속에서 나는 아주 여러 번 살아왔다. 내가 나였을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픽션보다 #하재연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23.
위험들 - 자넷 랜드 [2021 시필사. 194일 차] 위험들 - 자넷 랜드 웃는 것은 바보처럼 보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우는 것은 감상적으로 보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타인에게 다가가는 것은 휘말리는 위험을,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자신의 생각과 꿈을 사람들 앞에서 밝히는 것은 순진해 보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랑을 보상받지 못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사는 것은 죽는 위험을. 희망을 갖는 것은 절망하는 위험을, 시도하는 것은 실패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그러나 위험은 감수해야만 하는 것. 삶에서 가장 큰 위험은 아무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이기에, 아무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갖지 못하고 아.. 2021. 7. 23.
금화터널을 지나며 - 강형철 [2021 시필사. 193일 차] 금화터널을 지나며 - 강형철 매연이 눌어붙은 타일이 새까맣다 너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 그 곁에 보 고 싶 다 썼고 나는 정차된 좌석버스 창 너머로며 네 눈빛을 보고 있다 손가락이 까매질수록 환해지던 너의 마음 사랑은 숯검댕일 때에야 환해지는가 스쳐지나온 교회 앞 죽은 나무 몸통을 넘어 분수처럼 펼쳐지는 능소화 환한 자리 #금화터널을지나며 #강형철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22.
슬픔의 우물 - 데이비드 화이트 [2021 시필사. 192일 차] 슬픔의 우물 - 데이비드 화이트 슬픔의 우물에 빠져고요한 수면 밑 검은 물속으로 내려가숨조차 쉴 수 없는 곳까지가 본 적 없는 사람은결코 알지 못한다, 우리가 마시는차고 깨끗한 비밀의 물이 어느 근원에서 오는지.또한 발견할 수 없다, 무엇인가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던진 작고 둥근 동전들이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는 것을. #슬픔의우물 #데이비드화이트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22.
허준(許俊) - 백석 [2021 시필사. 191일 차] 허준(許俊) - 백석 그 맑고 거룩한 눈물의 나라에서 온 사람이여 그 따사하고 살틀한 볕살의 나라에서 온 사람이여 눈물의 또 볕살의 나라에서 당신은 이 세상에 나들이를 온 것이다 쓸쓸한 나들이를 단기려 온 것이다 눈물의 또 볕살의 나라 사람이여 당신이 그 긴 허리를 굽히고 뒷짐을 지고 지치운 다리로 싸움과 흥정으로 왁자지껄하는 거리를 지날 때든가 추운 겨울밤 병들어 누운 가난한 동무의 머리맡에 앉어 말없이 무릎 위 어린 고양이의 등만 쓰다듬는 때든가 당신의 그 고요한 가슴안에 온순한 눈가에 당신네 나라의 맑은 하늘이 떠오를 것이고 당신의 그 푸른 이마에 삐여진 어깨쭉지에 당신네 나라의 따사한 바람결이 스치고 갈 것이다 높은 산도 높은 꼭다기에 있는 듯한 아니면 깊은 물도.. 2021. 7. 22.
정원사 - 메리 올리버 [2021 시필사. 190일 차] 정원사 - 메리 올리버 나는 충분히 살았을까? 나는 충분히 사랑했을까? 올바른 행동에 대해 충분히 고심한 후에 결론에 이르렀을까? 나는 충분히 감사하며 행복을 누렸을까? 나는 우아하게 고독을 견뎠을까? 나는 그런 말을 해, 아니 어쩌면 그냥 생각만 하고 있는건지도 모르지. 사실, 난 생각이 너무 많은 것 같아. 그러곤 정원으로 걸어 들어가지, 단순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정원사가 그의 자식들인 장미를 돌보고 있는. The Gardner - Mary Oliver Have I lived enough? Have I loved enough? Have I considered Right Action enough, have I come to any conclusion? Have I .. 2021. 7. 21.
피 흐르는 눈 2 - 한강 [2021 시필사. 189일 차] 피 흐르는 눈 2 - 한강 여덟 살이 된 아이에게 인디언 식으로 내 이름을 지어달라 했다 펄펄 내리는 눈의 슬픔 아이가 지어준 내 이름이다 (제 이름은 반짝이는 숲이라 했다) 그후 깊은 밤이면 눈을 감을 때마다 눈꺼풀 밖으로 육각형의 눈이 내렸지만 그것을 볼 수 없었다 보이는 것은 피의 수면 펄펄 내리는 눈 속에 두 눈을 잠그고 누워 있었다 #피흐르는눈2 #한강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21.
폭풍우 치는 밤에 - 안희연 [2021 시필사. 188일 차] 폭풍우 치는 밤에 - 안희연 나무가 부러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수호신처럼 마을 입구를 지키던 나무였다 사람들은 부러진 나무를 빙 둘러싸고 서서 각자의 시간을 떠올린다 소망과 악담, 비밀을 한데 모으면 한 그루의 나무가 되었다 무엇이 나무를 부러뜨린 거지? 기껏해야 밤이었는데 우리가 미래나 보루 같은 말들을 믿지 않았던 게 아닌데 슬픔의 입장에서 보면 나무는 묶인 발이다 그제야 주먹을 꽉 쥐고 있던 나무가 보였다 바람이 나무를 흔들었다고 생각해? 나무는 매일같이 바람을 불러 자신을 지우고 있었어 발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마음이 매달려 있어서 기억의 입장에서 보면 나무는 잠기거나 잘린 얼굴이다 간절히 씻고 싶었을 얼굴을 생각한다 #폭풍우치는밤에 #안희연 #시필사 #닙.. 2021. 7. 21.
그리운 악마 - 이수익 [2021 시필사. 187일 차] 그리운 악마 - 이수익 숨겨 둔 정부情婦 하나 있으면 좋겠다. 몰래 나 홀로 찾아 드는 외진 골목길 끝, 그 집 불 밝은 창문 그리고 우리 둘 사이 숨막히는 암호 하나 가졌으면 좋겠다. 아무도 눈치 못 챌 비밀 사랑, 둘만이 나눠 마시는 죄의 달디단 축배祝杯 끝에 싱그러운 젊은 심장의 피가 뛴다면! 찾아가는 발길의 고통스런 기쁨이 만나면 곧 헤어져야 할 아픔으로 끝내 우리 침묵해야 할지라도, 숨겨 둔 정부 하나 있으면 좋겠다. 머언 기다림이 하루종일 전류처럼 흘러 끝없이 나를 충전시키는 여자, 그 악마 같은 여자. #그리운악마 #이수익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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