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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필사 & 시낭독/2021 시필사 : 1일 1시285

31일, 2분 9초 - 김성대 [2021 시필사. 204일 차] 31일, 2분 9초 - 김성대 농구공이 공중에 머물렀을 때 나는 너의 시점을 잃기 시작한다 담쟁이 잎이 공중에 원을 그렸을 때 나는 너의 인칭을 잃기 시작한다 빗방울이 2분 9초의 그림자에 닿았을 때 나는 너의 시제를 살기 시작한다 너를 영원히 사랑한 적이 있다 #31일2분9초 #김성대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8. 1.
별똥별 - 이문재 [2021 시필사. 203일 차] 별똥별 - 이문재 그대를 놓친 저녁이 저녁 위로 포개지고 있었다. 그대를 빼앗긴 시간이 시간 위로 엎어지고 있었다. 그대를 잃어버린 노을이 노을 위로 무너지고 있었다. 그대를 놓친 내가 나를 놓고 있었다. 오른 손에 칼을 쥐고 부욱-- 자기 가슴팍을 긋듯이 서쪽 하늘 가늘고 긴 푸른 별똥별 하나. #별똥별 #이문재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31.
다정이 나를 - 김경미 [2021 시필사. 202일 차] 다정이 나를 - 김경미 누가 다정하면 죽을 것 같았다 장미꽃나무 너무 다정할 때 그러하듯이 저녁 일몰 유독 다정할 때 유독 그러하듯이 뭘 잘못했는지 다정이 나를 죽일 것만 같았다 #다정이나를 #김경미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31.
다정함의 세계 - 김행숙 [2021 시필사. 201일 차] 다정함의 세계 - 김행숙 이곳에서 발이 녹는다 무릎이 없어지고, 나는 이곳에서 영원히 일어나고 싶지 않다 괜찮아요, 작은 목소리는 더 작은 목소리가 되어 우리는 함께 희미해진다 고마워요, 그 둥근 입술과 함께 작별 인사를 위해 무늬를 만들었던 몇 가지의 손짓과 안녕, 하고 말하는 순간부터 투명해지는 한쪽 귀와 수평선처럼 누워있는 세계에서 검은 돌고래와 솟구쳐 오를 때 무릎이 반짝일 때 우리는 양팔을 벌리고 한없이 다가선다 #다정함의세계 #김행숙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31.
몸살 - 김선우 [2021 시필사. 200일 차] 몸살 - 김선우 나는 너의 그늘을 베고 잠들었던 모양이다. 깨보니 너는 저만큼 가고. 나는 지는 햇살 속에 벌거숭이로 눈을 뜬다. 몸에게 죽음을 연습시키는 이런 시간이 좋아. 아름다운 짐승들은 떠날 때 스스로 곡기를 끊지. 너의 그림자를 베고 잠들었다 깨기를 반복하는 지구의 시간. 해 지자 비가 내린다 바라는 것이 없어 더없이 가벼운 비. 잠시 겹쳐진 우리는 잠시의 기억만으로 퍽 괜찮다. 별의 운명은 흐르는 것인데 흐르던 것 중에 별 아닌 것들이 더러 별이 되기도 하는 이런 시간이 좋아. 운명을 사랑하여 여기까지 온 별들과 별 아닌 것들이 함께 젖는다. 있잖니, 몸이 사라지려 하니 내가 너를 오래도록 껴안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날이야. 알게 될 날이야. 축복해. #몸살.. 2021. 7. 31.
기억하는가 - 최승자 [2021 시필사. 199일 차] 기억하는가 - 최승자 기억하는가 우리가 처음 만나던 그 날. 환희처럼 슬픔처럼 오래 큰 물이 내리던 그 날. 네가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네가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평생을 뒤척였다. #기억하는가 #최승자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31.
아무것도 바라지 마렴 - 앨리스 워커 [2021 시필사. 198일 차] 아무것도 바라지 마렴 - 앨리스 워커 검소하게 살렴 삶을 선물로 여기면서 조금 떨어져서 자신을 보렴 아무것도 바라지 마렴 검소하게 살렴 동정을 바라지는 말고 누가 너를 동정한다면 기꺼이 필요한 만큼만 받으렴 뭔가 받고 싶을 때 참아보렴 받고 싶은 충동에서 멀어져보렴 너의 작은 심장보다 더 큰 걸 바라지 마렴 별보다 더 큰 것도 바라지 마렴 큰 실망들을 친절히 다스리렴 무심한 듯 차갑게 실망을 네 영혼을 위한 외투라 여기렴 사는 이유를 발견하렴 어떻게 엄청 작은 거인이 존재하는지 바보처럼 너무 무서워 말고 아무것도 바라지 마렴 검소하게 살렴 삶을 선물로 여기면서 Expect Nothing - Alice Walker Expect nothing. Live frugally On.. 2021. 7. 31.
사랑받으려고 하지 말라 - 앨리스 워커 [2021 시필사. 197일 차] 사랑받으려고 하지 말라 - 앨리스 워커 사랑받으려고 하지 말라 자발적인 추방자가 되라 너의 인생의 모순들을 숄처럼 몸에 두르라 날아오는 돌들을 막고 너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사람들이 환호하며 광기에 굴복하는 것을 지켜보라 그들이 의심의 눈으로 너를 보면 너도 의심의 눈으로 화답하라 추방자가 되라 초라해 보여도 홀로 걷는 것을 즐거워하라 아니면 혼잡한 강바닥에서 성급한 바보들과 줄을 서야 한다 강둑에 모여 즐거운 파티를 열라 그들이 내뱉은 과격하고 고통스런 말들로 수천명이 멸망한 그 곳에서 사랑받으려고 하지 말라 추방자가 되라 죽은 자들 사이에서 살 자격을 얻으라 Be Nobody's Darling - Alice Walker Be nobody's darling Be an .. 2021. 7. 23.
19세기의 비 - 이장욱 [2021 시필사. 196일 차] 19세기의 비 - 이장욱 19세기의 비가 내리면 목요일에 전화할게. 목요일, 유일한 목요일에는 전화할게. 오늘은 순교자들이 싫어져 자꾸 고개를 저었네. 어제부터는 모든 게 비대칭이야. 골목 모퉁이를 돌면 또 모든 게 새로워지는, 그런 마법을 아는, 중세의 여자를 만나고 싶네. 사랑과 햇빛을 위해서라면 부디 안락사를 허용해줘요, 밤거리를 걷다가 문득 영원한 음악 따위가 흐르지 않도록. 나는 미친 듯이 변신중이고 나는 사라진 빗방울을 찾아헤매네. 동그라미를 사랑해서 벌써 동그라미가 되어버린 무정한 여자에게는 전화를. 나는 변신을 사랑하는 마법사, 모퉁이를 돌면 마법처럼 목요일은 나타나겠지. 순교자들이 싫어, 아홉시 뉴스의 순교자들이 싫어, 나는 빗속에서 전화를 하겠지. 달콤.. 2021.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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