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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Mars
시필사 & 시낭독/2021 시필사 : 1일 1시

19세기의 비 - 이장욱

by 박지은(MyMars) 2021. 7. 23.

[2021 시필사. 196일 차]

19세기의 비 - 이장욱

 

19세기의 비가 내리면
목요일에 전화할게.
목요일,
유일한 목요일에는 전화할게.
오늘은 순교자들이 싫어져
자꾸 고개를 저었네.
어제부터는 모든 게 비대칭이야.
골목 모퉁이를 돌면 또 모든 게 새로워지는,
그런 마법을 아는,
중세의 여자를 만나고 싶네.
사랑과 햇빛을 위해서라면 부디
안락사를 허용해줘요,
밤거리를 걷다가 문득
영원한 음악 따위가 흐르지 않도록.
나는 미친 듯이 변신중이고
나는 사라진 빗방울을 찾아헤매네.
동그라미를 사랑해서
벌써 동그라미가 되어버린
무정한 여자에게는 전화를.
나는 변신을 사랑하는 마법사,
모퉁이를 돌면 마법처럼
목요일은 나타나겠지.
순교자들이 싫어,
아홉시 뉴스의 순교자들이 싫어,
나는 빗속에서 전화를 하겠지.
달콤한 목요일,
유일한 목요일에는 또
19세기의 비가 내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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