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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M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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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 엘렌 바스 [2021 시필사. 80일 차] 중요한 것은 - 엘렌 바스 삶을 사랑하는 것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을 때에도, 소중히 쥐고 있던 모든 것이 불탄 종이처럼 손에서 바스러지고 그 타고 남은 재로 목이 멜지라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당신과 함께 앉아서 그 열대의 더위로 숨 막히게 하고 공기를 물처럼 무겁게 해 폐보다는 아가미로 숨 쉬는 것이 더 나을 때에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마치 당신 몸의 일부인 양 당신을 무겁게 할 때에도, 아니, 그 이상으로 슬픔의 비대한 몸집이 당신을 내리누를 때 내 한 몸으로 이것을 어떻게 견뎌 내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당신은 두 손으로 얼굴을 움켜쥐듯 삶을 부여잡고 매력적인 미소도, 매혹적인 눈빛도 없는 그저 평범한 그 얼굴에게 말한다. 그래, 너를 받아들일 거야. 너를.. 2021. 3. 21.
살아 있다는것 - 드니스 레버토프 [2021 시필사. 79일 차] 살아 있다는것 - 드니스 레버토프 잎사귀와 풀잎 속 불이 너무 푸르다, 마치 여름마다 마지막 여름인 것처럼 바람 불어와, 햇빛 속에 전율하는 잎들, 마치 모든 날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연약한 발과 긴 꼬리로 꿈꾸는 듯 움직이는 붉은 색 도룡뇽 너무 잡기 쉽고, 너무 차가워 손을 펼쳐 놓아 준다, 마치 매 순간이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살아있다는것 #드니스레버토프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3. 21.
일렉트릭 레이디랜드 오늘은 하루종일 빡시게 일했다. 너무 피곤하다. 2021. 3. 21.
내가 얼마나 많은 영혼을 가졌는지 - 페르난두 페소아 [2021 시필사. 78일 차] 내가 얼마나 많은 영혼을 가졌는지 - 페르난두 페소아 내가 얼마나 많은 영혼을 가졌는지 나는 모른다. 나는 매 순간 변해왔다. 끊임없이 나 자신이 낯설다. 나를 본 적도 찾은 적도 없다. 그렇게 많이 존재해서, 가진 건 영혼뿐. 영혼이 있는 자에겐 평온이 없다. 보는 자는 보고 있는 바로 그것이다. 느끼는 자는 그 자신이 아니다. 내가 누군지, 내가 뭘 보는지에 주의를 기울이며, 나는 내가 아니라 그들이 된다. 나의 꿈 또는 욕망 각각은, 태어나는 것이지, 나의 것은 아니다. 나는 나 자신의 풍경, 나의 지나감을 지켜본다, 다양하고, 움직이고, 혼자인. 내가 있는 이곳에선 나를 느끼지 못하겠다. 그래서 낯설게, 나는 읽어나간다, 마치 페이지처럼, 나 자신을. 다가올 것을 .. 2021. 3. 21.
입 속의 검은 잎 - 기형도 [2021 시필사. 77일 차] 입 속의 검은 잎 - 기형도 택시 운전사는 어두운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이따금 고함을 친다, 그때 마다 새들이 날아간다 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 나는 한번도 만난 적 없는 그를 생각한다 그 일이 터졌을 때 나는 먼 지방에 있었다 먼지의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문을 열면 벌판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그해 여름 땅바닥은 책과 검은 잎들을 질질 끌고 다녔다 접힌 옷가지를 펼칠 때마다 흰 연기가 튀어나왔다 침묵은 하인에게 어울린다고 그는 썼다 나는 그의 얼굴을 한 번 본 적이 있다 신문에서였는데 고개를 조금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일이 터졌다, 얼마 후 그가 죽었다 그의 장례식은 거센 비바람으로 온통 번들거렸다 죽은 그를 실은 차는 참을 수없이 느릿느릿 나아갔다 사람들.. 2021. 3. 21.
하늘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2021 시필사. 76일 차] 하늘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그래, 하늘, 여기서부터 시작해야겠다. 창턱도, 창틀도, 유리도 없는 드넓은 창. 오로지 구멍 외엔 아무것도 없는, 그러나 광범위하게 활짝 열린 하늘. 하늘을 쳐다보기 위해 일부러 목을 길게 빼거나 화창한 밤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나는 등 뒤에, 손안에, 눈꺼풀 위에 하늘을 가지고 있다. 하늘은 나를 단단히 감아서 아래로부터 번쩍 들어올린다. 가장 높다란 산봉우리라고 해서 가장 깊숙한 골짜기보다 하늘에 더 가까운 것은 아니다. 그 어떤 곳에 있어도 다른 곳보다 하늘을 더 많이 가지진 못한다. 떠도는 구름은 하늘에 의해 무참히 짓이겨져 공동묘지의 무덤들처럼 공평하게 조각나고, 두더지는 날개를 퍼덕이는 부엉이처럼 가장 높은 천상에서 부지런히 굴.. 2021. 3. 21.
Jimi Hendrix 오늘의 취침 앨범. 은영이와 나누었던 카톡 대화를 쭉 훑어보았다. 니가 전에 쳐달라고 했던 곡 중에 지미 헨드릭스 곡이 있었는데 뭐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어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기타가 너무 치고 싶었는데 괜찮냐는 친구들의 전화를 받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못쳤다. 오늘은 학교가 늦게 끝나기도 했고 남겨진 고양이들 걱정하며 임보해주겠다는 친구가 있어서 오빠네와 연락을 해보았는데 다행이도 은영이 후배가 데려가기로 했단다. 내일은 꼭 쳐보아야겠다. 미안해 진작 들려주지 못해서 ㅠㅠ 2021. 3. 20.
왕초보 통기타 배우기, 놀면 뭐하니? 지금부터 기타! 작년에 인기리에 진행된 카카오 프로젝트 100 의 회원 모집이 3일 남았습니다. 만원으로 백일 동안 매일 함께, 저자 직강 온라인 레슨으로 통기타를 배우고, 서로 으쌰 으쌰 하면서 실력을 키워나갈 절호의 기회! 백일 동안, 왕초보반은 통기타 쌩기초부터 4개의 마스터 곡(~P.100)까지, 중급반은 마스터 곡부터 합주용 이중주곡까지 배우게 됩니다. 지난 프로젝트를 함께 하셨던 분이거나, 기초적인 코드와 리듬을 아는 분들은 중급반으로, 처음 배우는 분들은 왕초보반으로 신청해주세요. * 왕초보반 바로가기 https://project100.kakao.com/project/11615 카카오프로젝트100 당신의 습관이 되다, 카카오프로젝트100 project100.kakao.com *중급반 바로가기 https://.. 2021. 3. 19.
Sony CD walkman 어릴 때는 항상 음악을 들었다. 눈 뜨자마자 기상송 틀고, 잘 때도 자기 전에 오늘은 뭘 들으면서 잘까 즐거운 고민을 하며 씨디를 고르곤 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누우면 금새 잠드는 재주로 인해, 보통 한두 곡 지나면 꿈나라로~ 음악이 업이 되면서 그냥 무음으로 자게 된지 오래된 거 같기도 한데, 다시 수면 브금을 틀까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아까 갑자기 퍼뜩 떠올랐다. 은영이가 이사하면서 유물 발견했다며 줬던 휴대용 씨디피가 생각났다. 요즘은 보기 힘든 오래된 피씨 스피커에 유선으로! 연결하고, 나의 페이보릿 취침 씨디를 틀었다. 어느 밤에나 너무나 어울리는 앨범.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의 와인라이트. 매일 밤 오래된 씨디들 속에서 한 장을 골라서, (또각-씨디 케이스에서 꺼낼 때 나는 소리) 워크맨에.. 2021.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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