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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펜114

아무한테도 아무한테도 - 이병률 [2020 시필사. 80일 차] 아무한테도 아무한테도 - 이병률 1 그 땅에는 뽑아내고 뽑아내도 자꾸만 그 나무가 자란다고 했다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땅에 유독 그 자리에 그 나무만 자라난다고 했다 2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라는 소릴 들었다 사랑한다면서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라는 말만 들었다 사랑한다는 감정의 판지를 덮고도 이토록 추운 것은 혓바닥으로 죽은 강물을 들이켜 한꺼번에 휘파람 불 수 없다는 증거 한 덩어리의 바람이 지나고 한 시대를 에워 가릴 것처럼 닥치는 눈발까지도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라는 소리로만 들렸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는 말만 거셌다 돌에서 물이 흐르고 그 물이 굳어 돌이 되고 그 돌에 틈바구니 생기도록 사무치고 사무쳐도 나 또한 아무한테도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자는 소리만 되뇌었다.. 2020. 9. 2.
준비물 - 최대호 [2020 시필사. 79일 차] 준비물 - 최대호 좋은 일 좋은 사람 좋은 삶을 만나려면 간단한 준비물이 있다 좋은 나 #준비물 #최대호 #시필사 #펜글씨 #손글씨 #닙펜 #딥펜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0. 9. 1.
사랑의 봄 - 프리드리히 뤼케르트 [2020 시필사. 78일 차] 사랑의 봄 - 프리드리히 뤼케르트 Warum willst du and're fragen, Die's nicht meinen treu mit dir? Glaube nicht, als was dir sagen Diese beiden Augen hier! 당신은 왜 다른 이에게 묻나요, 진실하지 않은 그들에게? 아무것도 믿지 마세요, 이 두 눈이 말하는 것 이외에는! Glaube nicht den fremden Leuten, Glaube nicht dem eignen Wahn; Nicht mein Tun auch sollst du deuten, Sondern sieh die Augen an! 낯선 이를 믿지 말고, 환상을 믿지 마세요; 나의 행동을 해석하지 말고, 나의 눈을 믿.. 2020. 8. 31.
두 사람 - 라이너 쿤체 [2020 시필사. 77일 차] 두 사람 - 라이너 쿤체 두 사람이 노를 젓는다. 한 척의 배를. 한 사람은 별을 알고 한 사람은 폭풍을 안다. 한 사람은 별을 통과해 배를 안내하고 한 사람은 폭풍을 통과해 배를 안내한다. 마침내 끝에 이르렀을 때 기억 속 바다는 언제나 파란색이리라. #두사람 #라이너쿤체 #시필사 #펜글씨 #손글씨 #닙펜 #딥펜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0. 8. 30.
나의 죽은 친구들 - 마리 하우 [2020 시필사. 76일 차] 나의 죽은 친구들 - 마리 하우 지치고 어떻게 해야 할지 해답을 알 수 없을 때 나는 세상을 떠난 친구들에게 의견을 묻는다 그러면 종종 답이 나오고 분명해진다 이 직업을 선택해야 할까? 그 도시로 옮겨 가야 할까? 늦은 나이에 아기를 가져야 할까? 그들은 일제히 서서 머리를 끄덕이며 미소 짓는다 그들의 대답은 언제나 이것이다 무엇이든 기쁨으로 이끄는 것이면 그렇게 하라고 더 많은 삶과 더 적은 근심으로 이끄는 것이면 #나의죽은친구들 #마리하우 #시필사 #펜글씨 #손글씨 #닙펜 #딥펜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0. 8. 29.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정채봉 [2020 시필사. 75일 차]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정채봉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너를생각하는것이나의일생이었지 #정채봉 #시필사 #펜글씨 #손글씨 #닙펜 #딥펜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0. 8. 28.
방문객 - 정현종 [2020 시필사. 74일 차] 방문객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방문객 #정현종 #시필사 #펜글씨 #손글씨 #닙펜 #딥펜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0. 8. 27.
야누스 - 오은 [2020 시필사. 73일 차] 야누스 - 오은 얼음이 녹는 건 슬픈 일 얼음이 녹지 않는 건 무서운 일 어떻게든 살기 위해 남몰래 천천히 녹는다 #야누스 #야누스 #시필사 #펜글씨 #손글씨 #닙펜 #딥펜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0. 8. 26.
내 손목이 슬프다고 말한다 - 이병률 [2020 시필사. 72일 차] 내 손목이 슬프다고 말한다 - 이병률 내 손목이 슬프다고 말을 한다 존재에 대한 말 같았다 말의 감정은 과거로부터 와서 단단해지려니 나는 단단한 내 손목이 슬프지 않다고 대답한다 잠들지 못하는 밤인데도 비를 셀 수 없어 미안한 밤이면 매달려 있으려는 낙과의 처지가 되듯 힘을 쓰려는 것은 심줄을 발기시키고 그것은 곧 쇠락한다 찬바람에 몸을 묶고 찾아오는 불안을 피할 수 없어서 교차로에는 사고처럼 슬픔이 고인다 창가에 대고 어제 슬픔을 다 써버렸다고 말했다 슬픔의 일부로 슬픔의 전부는 가려진다고 말해버렸다 저녁에 만난 애인들은 내 뼈가 여전히 이상한 방향으로 검어지며 건조해져간다고 했다 손목이 문제였다 귀를 막을 때도 무엇을 빌 때도 짝이 맞지 않았다 손목 군데군데 손상된 혈.. 2020.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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