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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필사 & 시낭독/2021 시필사 : 1일 1시285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 -한강 [2021 시필사. 87일 차]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 - 한강 거리 한가운데서 얼굴을 가리고 울어보았지 믿을 수 없었어,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다니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 선 채로 기다렸어, 그득 차오기를 모르겠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스쳐갔는지 거리 거리, 골목 골목으로 흘러갔는지 누군가 내 몸을 두드렸다면 놀랐을 거야 누군가 귀 기울였다면 놀랐을 거야 검은 물소리가 울렸을 테니까 깊은 물소리가 울렸을 테니까 둥글게 더 둥글게 파문이 번졌을 테니까 믿을 수 없었어,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다니 알 수 없었어, 더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니 거리 한가운데서 혼자 걷고 있을 때였지 그렇게 영원히 죽었어, 내 가슴에서 당신은 거리 한가운데서 혼자 걷고 .. 2021. 3. 30.
내 거리의 피아노 - 페르난두 페소아 [2021 시필사. 86일 차] 내 거리의 피아노 - 페르난두 페소아 내 거리의 피아노 하나... 어린아이들이 노닌다... 일요일의 태양과 그 금빛 발하는 기쁨... 규정되지 않은 것 모두를 사랑하게 만드는 쓰라림... 인생에 가진 것도 별로 없었는데 그조차 잃고 나니 마음 아프구나. 하지만 수많은 변화 속에 삶은 이미 저만치 가는구나! 모자란 피아노 하나, 그리고 아이들이 될 수 없는 나! (1917.2.25.) #내거리의피아노 #페르난두페소아 #FernandoPessoa #만년필 #라미 #펜글씨 #손글씨 #시필사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나의화성 #MyMars 2021. 3. 30.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 포루그 파로흐자드 [2021 시필사. 85일 차]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 포루그 파로흐자드 나의 작은 밤 안에, 아 바람은 나뭇잎들과 밀회를 즐기네 나의 작은 밤 안에 적막한 두려움이 있어 들어 보라 어둠이 바람에 날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나는 이방인처럼 이 행복을 바라보며 나 자신의 절망에 중독되어 간다 들어보라 어둠이 바람에 날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지금 이 순간, 이 밤 안에 무엇인가 지나간다 그것은 고요에 이르지 못하는 붉은 달 끊임없이 추락의 공포에 떨며 지붕에 걸쳐 있다 조문객 행렬처럼 몰려드는 구름은 폭우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한순간 그 다음엔 무 밤은 창 너머에서 소멸하고 대지는 또다시 숨을 멈추었다 이 창 너머 낯선 누군가가 그대와 나를 향하고 있다 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푸르른 이여 불타는 .. 2021. 3. 30.
상처 - 조르주 상드 [2021 시필사. 84일 차] 상처 - 조르주 상드 덤불 속에 가시가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꽃을 더듬는 내 손 거두지 않는다. 덤불 속의 모든 꽃이 아름답진 않겠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꽃의 향기조차 맡을 수 없기에. 꽃을 꺾기 위해서 가시에 찔리듯 사랑을 얻기 위해 내 영혼의 상처를 견뎌낸다. 상처 받기 위해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상처 받는 것이므로. #상처 #조르주상드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3. 25.
환절기 - 박연준 [2021 시필사. 83일 차] 환절기 - 박연준 지나치게 묽어지는 새벽을 걱정했다 빨래를 하다 양손이 서로에게 달려들고 있다는 생각 이미 밀봉된 꿈속에서 치통을 앓는 아버지가 등허리를 고치처럼 말고 우는 소리 눈물은 위를 향하는 법이 없다 머리칼의 질량으로 아픔을 견디어보세요 당신은 이미 시간을 다 썼는걸요 가끔 절망한 내 모습을 보고 싶어 혼자 사진을 찍었다 #환절기 #박연준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3. 24.
흐르는 - 존 오도나휴 [2021 시필사. 82일 차] 흐르는 - 존 오도나휴 강이 흐르듯이 살고 싶다. 자신이 펼쳐 나가는 놀라움에 이끌려 흘러가는. #흐르는 #존오도나휴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3. 23.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으리라 - 도나 마르코바 [2021 시필사. 81일 차]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으리라 - 도나 마르코바 나는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으리라. 넘어지거나 불에 델까 두려워하며 살지는 않으리라. 나는 나의 날들을 살기로 선택할 것이다. 내 삶이 나를 더 많이 열게 하고, 스스로 덜 두려워하고 더 다가가기 쉽게 할 것이다. 날개가 되고 빛이 되고 약속이 될 때까지 가슴을 자유롭게 하리라.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하지 않으리라. 씨앗으로 내게 온 것은 꽃이 되어 다음 사람에게로 가고 꽃으로 내게 온 것은 열매로 나아가는 그런 삶을 선택하리라. #삶을살지않은채로죽지않으리라 #도나마르코바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3. 22.
중요한 것은 - 엘렌 바스 [2021 시필사. 80일 차] 중요한 것은 - 엘렌 바스 삶을 사랑하는 것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을 때에도, 소중히 쥐고 있던 모든 것이 불탄 종이처럼 손에서 바스러지고 그 타고 남은 재로 목이 멜지라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당신과 함께 앉아서 그 열대의 더위로 숨 막히게 하고 공기를 물처럼 무겁게 해 폐보다는 아가미로 숨 쉬는 것이 더 나을 때에도 삶을 사랑하는 것 슬픔이 마치 당신 몸의 일부인 양 당신을 무겁게 할 때에도, 아니, 그 이상으로 슬픔의 비대한 몸집이 당신을 내리누를 때 내 한 몸으로 이것을 어떻게 견뎌 내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당신은 두 손으로 얼굴을 움켜쥐듯 삶을 부여잡고 매력적인 미소도, 매혹적인 눈빛도 없는 그저 평범한 그 얼굴에게 말한다. 그래, 너를 받아들일 거야. 너를.. 2021. 3. 21.
살아 있다는것 - 드니스 레버토프 [2021 시필사. 79일 차] 살아 있다는것 - 드니스 레버토프 잎사귀와 풀잎 속 불이 너무 푸르다, 마치 여름마다 마지막 여름인 것처럼 바람 불어와, 햇빛 속에 전율하는 잎들, 마치 모든 날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연약한 발과 긴 꼬리로 꿈꾸는 듯 움직이는 붉은 색 도룡뇽 너무 잡기 쉽고, 너무 차가워 손을 펼쳐 놓아 준다, 마치 매 순간이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살아있다는것 #드니스레버토프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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