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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 - 김선우 [2021 시필사. 200일 차] 몸살 - 김선우 나는 너의 그늘을 베고 잠들었던 모양이다. 깨보니 너는 저만큼 가고. 나는 지는 햇살 속에 벌거숭이로 눈을 뜬다. 몸에게 죽음을 연습시키는 이런 시간이 좋아. 아름다운 짐승들은 떠날 때 스스로 곡기를 끊지. 너의 그림자를 베고 잠들었다 깨기를 반복하는 지구의 시간. 해 지자 비가 내린다 바라는 것이 없어 더없이 가벼운 비. 잠시 겹쳐진 우리는 잠시의 기억만으로 퍽 괜찮다. 별의 운명은 흐르는 것인데 흐르던 것 중에 별 아닌 것들이 더러 별이 되기도 하는 이런 시간이 좋아. 운명을 사랑하여 여기까지 온 별들과 별 아닌 것들이 함께 젖는다. 있잖니, 몸이 사라지려 하니 내가 너를 오래도록 껴안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날이야. 알게 될 날이야. 축복해. #몸살.. 2021. 7. 31.
기억하는가 - 최승자 [2021 시필사. 199일 차] 기억하는가 - 최승자 기억하는가 우리가 처음 만나던 그 날. 환희처럼 슬픔처럼 오래 큰 물이 내리던 그 날. 네가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네가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평생을 뒤척였다. #기억하는가 #최승자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31.
아무것도 바라지 마렴 - 앨리스 워커 [2021 시필사. 198일 차] 아무것도 바라지 마렴 - 앨리스 워커 검소하게 살렴 삶을 선물로 여기면서 조금 떨어져서 자신을 보렴 아무것도 바라지 마렴 검소하게 살렴 동정을 바라지는 말고 누가 너를 동정한다면 기꺼이 필요한 만큼만 받으렴 뭔가 받고 싶을 때 참아보렴 받고 싶은 충동에서 멀어져보렴 너의 작은 심장보다 더 큰 걸 바라지 마렴 별보다 더 큰 것도 바라지 마렴 큰 실망들을 친절히 다스리렴 무심한 듯 차갑게 실망을 네 영혼을 위한 외투라 여기렴 사는 이유를 발견하렴 어떻게 엄청 작은 거인이 존재하는지 바보처럼 너무 무서워 말고 아무것도 바라지 마렴 검소하게 살렴 삶을 선물로 여기면서 Expect Nothing - Alice Walker Expect nothing. Live frugally On.. 2021. 7. 31.
의심하지 마 "니 동작을 의심하지 마. 자신 있게!" 세계 1위에게 외치는 동료의 조언. 그리고 날아오르는 칼날. 다같이 얼싸안고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그 순간! 나도 동료가 그리웠다. 힘들어도 투닥투닥 같이 하는 즐거움.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어 정말 좋다! 간만에 데스크 작업에서 벗어나 음악 하니 좋구나~ 나의 (발매될) 첫 스튜디오 보컬 녹음날. 결막염이 심해졌는지 잘 떠지지 않는 눈에도 하얗게 불태웠다! 2021. 7. 28.
사랑받으려고 하지 말라 - 앨리스 워커 [2021 시필사. 197일 차] 사랑받으려고 하지 말라 - 앨리스 워커 사랑받으려고 하지 말라 자발적인 추방자가 되라 너의 인생의 모순들을 숄처럼 몸에 두르라 날아오는 돌들을 막고 너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사람들이 환호하며 광기에 굴복하는 것을 지켜보라 그들이 의심의 눈으로 너를 보면 너도 의심의 눈으로 화답하라 추방자가 되라 초라해 보여도 홀로 걷는 것을 즐거워하라 아니면 혼잡한 강바닥에서 성급한 바보들과 줄을 서야 한다 강둑에 모여 즐거운 파티를 열라 그들이 내뱉은 과격하고 고통스런 말들로 수천명이 멸망한 그 곳에서 사랑받으려고 하지 말라 추방자가 되라 죽은 자들 사이에서 살 자격을 얻으라 Be Nobody's Darling - Alice Walker Be nobody's darling Be an .. 2021. 7. 23.
19세기의 비 - 이장욱 [2021 시필사. 196일 차] 19세기의 비 - 이장욱 19세기의 비가 내리면 목요일에 전화할게. 목요일, 유일한 목요일에는 전화할게. 오늘은 순교자들이 싫어져 자꾸 고개를 저었네. 어제부터는 모든 게 비대칭이야. 골목 모퉁이를 돌면 또 모든 게 새로워지는, 그런 마법을 아는, 중세의 여자를 만나고 싶네. 사랑과 햇빛을 위해서라면 부디 안락사를 허용해줘요, 밤거리를 걷다가 문득 영원한 음악 따위가 흐르지 않도록. 나는 미친 듯이 변신중이고 나는 사라진 빗방울을 찾아헤매네. 동그라미를 사랑해서 벌써 동그라미가 되어버린 무정한 여자에게는 전화를. 나는 변신을 사랑하는 마법사, 모퉁이를 돌면 마법처럼 목요일은 나타나겠지. 순교자들이 싫어, 아홉시 뉴스의 순교자들이 싫어, 나는 빗속에서 전화를 하겠지. 달콤.. 2021. 7. 23.
픽션보다 - 하재연 [2021 시필사. 195일 차] 픽션보다 - 하재연 웃음을 떠올렸던 순간은 순식간에 일어난 듯 바뀌어서 사라진다. 떨어져 있는 머리카락을 아침 햇빛이 이상하게 비춘다. 꿈속에서 나는 아주 여러 번 살아왔다. 내가 나였을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픽션보다 #하재연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23.
위험들 - 자넷 랜드 [2021 시필사. 194일 차] 위험들 - 자넷 랜드 웃는 것은 바보처럼 보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우는 것은 감상적으로 보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타인에게 다가가는 것은 휘말리는 위험을,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자신의 생각과 꿈을 사람들 앞에서 밝히는 것은 순진해 보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랑을 보상받지 못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사는 것은 죽는 위험을. 희망을 갖는 것은 절망하는 위험을, 시도하는 것은 실패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그러나 위험은 감수해야만 하는 것. 삶에서 가장 큰 위험은 아무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이기에, 아무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갖지 못하고 아.. 2021. 7. 23.
금화터널을 지나며 - 강형철 [2021 시필사. 193일 차] 금화터널을 지나며 - 강형철 매연이 눌어붙은 타일이 새까맣다 너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 그 곁에 보 고 싶 다 썼고 나는 정차된 좌석버스 창 너머로며 네 눈빛을 보고 있다 손가락이 까매질수록 환해지던 너의 마음 사랑은 숯검댕일 때에야 환해지는가 스쳐지나온 교회 앞 죽은 나무 몸통을 넘어 분수처럼 펼쳐지는 능소화 환한 자리 #금화터널을지나며 #강형철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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