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62 신원미상 - 페르난두 페소아 [2021 시필사. 183일 차] 신원미상 - 페르난두 페소아 아니, 모든 말은 과해. 조용히 해! 그만둬, 너의 목소리, 오직 그전의 고요함만! 아무도 없는 바닷가의 흐린 바다처럼, 오는구나 아픔이 나의 심장에. 어떤 아픔? 난 물라. 느끼는 걸 알 수 있는 사람이 있어? 몸짓 하나조차도, 그저 죽어야 하는 것들로부터 살아남기를 달과, 시간, 그리고 무심하고 흐릿한 향기 그리고 꺼내지 않은 말들. 1918. 6. 12. #신원미상 #페르난두페소아 #FernandoPessoa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20. 새로운 길 - 윤동주 [2021 시필사. 182일 차] 새로운 길 -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새로운길 #윤동주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20. 오래된 서적 - 기형도 [2021 시필사. 181일 차] 오래된 서적書籍 - 기형도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 기적이었다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 빈 희망 속에서 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몇몇 안 되는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기능을 넘겨보며 서표書標를 꽂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너무 쉽게 살았다고 말한다, 좀더 두꺼운 추억이 필요하다는 사실, 완전을 위해서라면 두께가 문제겠는가? 나는 여러 번 장소를 옳기며 살았지만 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나의 경력은 출생뿐이었으므로, 왜냐하면 두려움이 나의 속성이며 미래가 나의 과거이므로 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 용기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보라 나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 나.. 2021. 7. 20. 그해 봄에 - 박준 [2021 시필사. 180일 차] 그해 봄에 - 박준 얼마 전 손목을 깊게 그은 당신과 마주 앉아 통닭을 먹는다 당신이 입가를 닦을 때마다 소매 사이로 검고 붉은 테가 내비친다 당신 집에는 물 대신 술이 있고 봄 대신 밤이 있고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 대신 내가 있다 한참이나 말이 없던 내가 처음 던진 질문은 왜 봄에 죽으려 했냐는 것이었다 창밖을 바라보던 당신이 내게 고개를 돌려 그럼 겨울에 죽을 것이냐며 웃었다 마음만으로는 될 수도 없고 꼭 내 마음 같지도 않은 일들이 봄에는 널려 있었다 #그해봄에 #박준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15. 얼음의 온도 - 허연 [2021 시필사. 179일 차] 얼음의 온도 - 허연 얼음을 나르는 사람들은 얼음의 온도를 잘 잊고, 대장장이는 불의 온도를 잘 잊는다. 누군가에게 몰입하는 일. 얼어붙거나 불에 타는 일. 천년을 거듭해도 온도를 잊는 일. 그런 일. #얼음의온도 #허연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15. 개여울 - 김소월 [2021 시필사. 178일 차] 개여울 - 김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 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해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안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안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개여울 #김소월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15. 오해 - 천서봉 [2021 시필사. 177일 차] 오해 - 천서봉 씨줄과 날줄로 엮은 스웨터를 입고 있다. 풀리지 않는 당신, 당신은 영원히 따뜻하다. #오해 #천서봉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7. 15. 잠들지 않는 귀 - 김행숙 [2021 시필사. 176일 차] 잠들지 않는 귀 - 김행숙 1 안녕, 어느 여름날의 서늘한 그늘처럼 나는 네게 바짝 붙어 있는 귀야. 네가 세상 모르게 잠들었을 때도 나는 너의 숨소리를 듣고, 너의 콧소리를 듣지. 네가 밤새 켜두는 TV에서 느닷없이 북한 아나운서의 억양이 높아졌어. 이 모든 것이 공기의 진동이야. 그리고 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렸어. 이런 밤중에 종을 치는 사람은 누굴까. 나는 너를 파도처럼 흔들어 깨우고 싶어. 2 어느 날은 늙은 어머니가 네 방으로 건너와서 40년 전 어느 젊은 여자의 어리석음에 대해 한탄했네. 여자는 아름다웠지만 아름다움을 자신에게 이롭게 사용할 줄 몰랐네. 잘 자라, 가엾은 아가야. 이 모든 것이 화살이란다. 너는 잠든 척했어. 나는 너의 숨소리를 듣고, 너의 숨죽.. 2021. 7. 15. 자폭 자폭한 이유에 대한 부질없는 추측과 후회 따위에 대한 것들을 한참 썼다가 지웠다. 그러고 나서 그곳에 들어갔다가 1의 글과 2의 글을 보고, 왜 들어갔는지 이유를 잊어버린 채, 좀비처럼 스크롤을 한없이 내리다가 빠져나왔다. 약빨이 괜찮은 건지 간만에 새벽에 깨어있다. 아, 내가 졸립다는 건 아프다는 뜻이었구나... 머리가 저릿할 정도로 생각을 해봤자 다 소용없다. 수많은 시간 아무리 그랬어도 나는 너를 맞추지 못했다. 지금 보니 알겠는 힌트들도 다 인지하지 못했고, 혼자 엉뚱한 수학 문제를 시험지 가득 풀고 풀고 또 풀다가, 결국 타임 오버. 자괴감과 그 모든 것들을 포즈 하고, 내일부터는 신나져야 한다. 신나져야 신나는 노래를 할 텐데... 노래도 연기라고 했다. 프로라면 남친이 죽은 날에도 무대에서는.. 2021. 7. 15. 이전 1 ··· 53 54 55 56 57 58 59 ··· 16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