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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96. 자전거 개시! 사람의 인연이란 참으로 신기한 것. 학기 중에는 너무 바빠서 레슨을 전혀 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딱 방학 시작하고 레슨 문의가 들어와서 (여전히 바쁘지만) 동네분들이라 이동 시간 안 드니까 부담 없이 시작하게 되었다. 서촌으로 이사 오고 나서 자전거 수리점을 못 찾아서 계속 못 타고 있었다. 이번에 레슨 하는 분 중에 자전거 타러 자주 다니신다 분이 계셔서 물어보았더니만 글쎄, 며칠 전에 자전거 케어용품을 가져오셔서 직접 바람도 넣고, 체인도 닦아 주셨다. 언제나 느끼지만 기타 좋아하는 사람 치고 나쁜 사람 없음 ㅋㅋㅋ 작업실 창문을 열어두고 편집하는데, 귀뚜라미 소리가...... 못 참고 결국 나갔다 왔다. 거의 2년 만에 자전거 타는데 너어무 좋더라~ 오늘이 리쌤 철봉 온 지 따악 1년 되는 날..... 2021. 9. 2.
뜻 밖의 만남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2021 시필사. 244일 차] 뜻 밖의 만남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우리는 서로에게 아주 공손하게 대하며, 오랜만에 만나서 매우 기쁘다고 말한다. 우리의 호랑이들은 우유를 마신다. 우리의 매들은 걸어 다닌다. 우리의 상어들은 물에 빠져 허우적댄다. 우리의 늑대들은 훤히 열려진 철책 앞에서 하품을 한다. 우리의 독뱀은 번개를 맞아 전율하고, 원숭이는 영감 떄문에, 공작새는 깃털로 인해 몸을 부르르 떤다. 박쥐들이 우리의 머리 위로 멀리 날아가버린 건 또 얼마나 오래전의 일이던가. 문장을 잇다 말고 우리는 자꾸만 침묵에 빠진다. 무력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우리 인간들은 대화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뜻밖의만남 #비스와바쉼보르스카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 2021. 9. 1.
여름의 달력 - 하재연 [2021 시필사. 243일 차] 여름의 달력 - 하재연 초록색 사과를 깨물던 내가 있고 사과를 네 쪽으로 갈라서 깎기를 좋아하던 당신이 있고 나는 구름이 변하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구름의 발목이 사라지는 광경을 바라본다. 발목이 발목을 데리고 가는 순간에, 당신의 전화가 울린다. 여름의 구름은 대기의 규칙을 따른다. 오른발을 먼저 내미는지 왼발을 먼저 내미는지 하얀 선 앞에 서보고 싶었는데, 멀리서 시작된 누군가의 달리기. 당신의 자동응답기는 여름의 목소리만 담고 있다. 그리고 당신의 달력은 월요일부터 시작한다. 구름과 초록은 대기로 스며들고 사라지고 내 여름의 달력은 일요일부터 시작한다. #여름의달력 #하재연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 2021. 9. 1.
사랑 그 가장 어두운 것 3 - 엘사 끄로스 [2021 시필사. 242일 차] 사랑 그 가장 어두운 것 3 - 엘사 끄로스 나는 불행을 향해 간다. 내 속의 어떤 것이 날마다 너를 다시 만들어 날마다 나에게 너의 모습을 되돌려준다. 무언가 나를 데려간다 네가 있는 어떤 금지된 구역으로, 어쩌면 내 생각조차 한번도 만져보지 못한 구역으로. 무슨 저주가 날 길을 잃게 만들었는가? 무슨 저주가 나의 모든 길을 어둡게 한 것인가? 나는 나를 혼돈에 빠뜨리는 은총이 싫다. 나를 너로부터 떼어놓는 어떤 요새도 절제도 싫다. 내 말이 들리지 않게 하라 그리고 너를 보여주고 너의 그리움을 줄여다오. #사랑그가장어두운것3 #엘사끄로스 #엘사크로스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 2021. 8. 31.
굴뚝의 기분 - 안희연 [2021 시필사. 241일 차] 굴뚝의 기분 - 안희연 너는 꽃병을 집어 던진다 그것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네 삶이라는 듯이 정오 너는 주저앉고 보란 듯이 태양은 타오른다 너는 모든 것이 너를 조롱하고 있다고 느낀다 의자가 놓여 있는 방식 달력의 속도 못 하나를 잘못 박아서 벽 전체가 엉망이 됐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너의 늙은 개는 집요하게 벽을 긁고 있다 거긴 아무것도 없어 칼을 깎는 사과는 없어 찌르면 찌르는 대로 도려내면 도려내는 대로 우리는 살아가야 하고 얼굴은 빗금투성이가 되겠지 돌이켜보면 주저앉는 것도 지겨워서 너는 어둠 위에 어둠을 껴입고 괜찮아 괜찮아, 늙은 개를 타일러 새 꽃병을 사러 간다 깨어진 꽃병이 가장 찬란했다는 것을 모르고 심장에 기억의 파편이 빼곡히 박힌 줄도 모르고 #굴뚝의기.. 2021. 8. 31.
사랑 그 가장 어두운 것 1 - 엘사 끄로스 [2021 시필사. 240일 차] 사랑 그 가장 어두운 것 1 - 엘사 끄로스 여기 나는 너를 사랑하기 시작한다, 이 맑고 맑은 벽들 속에서, 우기여서 덥기만 한 이 도시에서. (너는 지금 어디 있는 거야? 너를 생각하고 있는 이 늦은 봄에 이 모든 걸 다 모르고 넌 지금 어디 있는 거야?) 너는 결국 잡을 수 없는 슬픈 존재임을 나는 알게 된다. 무슨 발로 네가 이 땅에 오게 되었는지 말해다오, 어떻게 깨달은 자의 은총과 그 겸손의 미덕을 포기하게 되었는지; 그때부터 어떤 체벌이 너를 못살게 했는지 어떻게 너의 얼굴을 후려쳤는지 그리고 너의 목소리에 분노와 그리움을 퍼붓게 되었는지. 말해다오, 너는 어떻게 그렇게 당하고만 살게 되었는지. 어떤 길을 버리고 와 한순간의 깨달음을 얻게 되는지. 어떤 형벌이.. 2021. 8. 31.
죽은 구름 - 기형도 [2021 시필사. 239일 차] 죽은 구름 - 기형도 구름으로 가득 찬 더러운 창문 밑에 한 사내가 쓰러져 있다, 마룻바닥 위에 그의 손은 장난감처럼 뒤집혀져 있다 이런 기회가 오기를 기다려온 것처럼 비닐백의 입구같이 입을 벌린 저 죽음 감정이 없는 저 몇 가지 음식들도 마지막까지 사내의 혀를 괴롭혔을 것이다 이제는 힘과 털이 빠진 개 한 마리가 접시를 노린다 죽은 사내가 살았을 때, 나는 그를 몇 번인가 본 적이 있다 그를 사람들은 미치광이 라고 했다, 술과 침이 가득 묻은 저 엎어진 망토를 향해, 백동전을 던진 적도 있다 아무도 모른다, 오직 자신만이 홀로 즐겼을 생각 끝끝내 들키지 않았을 은밀한 성욕과 슬픔 어느 한때 분명 쓸모가 있었을 저 어깨의 근육 그러나 우울하고 추악한 맨발 따위는 동정심 .. 2021. 8. 27.
Day 95. 다시 시작 : 만보 그 사이 계절이 하나 지나갔다. 어제는 전화하면서 골목을 슬슬 걸어다녔더니 만보;; 살이 많이 빠졌다가 금새 다시 쪘다. 이제 힘들어서 빠지는거 말고 운동해서 좀만 다듬어야지. 철봉 산지 벌써 1년이 지났던데 다시 처음부터 도전해야겠다. 매일 조금이라도 꾸준히!! #산책 #건강관리 #걷기 #걷기운동 #매일운동 #뱃살빼기 #유산소운동 #철봉 #실내철봉 #풀업 #PullUps #턱걸이 #재도전 2021. 8. 26.
얼음의 빛―겨울 판화 - 기형도 [2021 시필사. 238일 차] 얼음의 빛―겨울 판화版畵 - 기형도 겨울 풀장 밑바닥에 피난민避難民처럼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이어요? 오늘도 순은純銀으로 잘린 햇빛의 무수한 손목들은 어디로 가요? #얼음의빛 #겨울판화 #기형도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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