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이유로 인류는 더 이상 재생산 능력을 잃게 되고 - 다시 말해 임신을 하지 못하게 되고,
2021년 1월 1일, 지상에 마지막으로 태어난 인간(가장 어린 인류)이 25년 2개월 12일을 살다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뉴스에서 본 주인공이 자신의 생일이자 새해 첫날에 일기를 쓰기 시작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람의 아이들>은 꽤 두꺼운 편이라 며칠을 나눠서 봤는데 추리 소설 작가가 써서 그런지 흥미진진하여 쭉쭉 읽히면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점점 낮아지는 출산율, 국경과 난민 문제, 노년과 죽음의 선택, 올바른 권력과 통제, 어른의 사랑, 생명과 희생, 결정과 결심과 행동, 지구와 인류의 미래 같은 것들을 접할 때면 요즘에도 떠오르곤 하는 책이다.
내가 워낙 SF 매니아이자 2024년은 미래 세계로 느껴지는 20세기 인간이다 보니, 그 미래가 또 과거가 되어버린 시점에서 역으로 돌아보며 나의 시간들과 비교하여 보는 재미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잊지 못할 2021년을 보냈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작품인 것 같다.
이 책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칠드런 오브 맨>의 원작으로 유명하다. 책을 보고 나서 엄청난 기대를 품고 영화를 봤으나 솔직히 전쟁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촬영을 정말 잘한 것은 알겠지만 재미있게 보지는 못했다. 영화는 원작의 설정만 가져왔다고 할 정도로 등장인물부터 결말까지 굉장히 다른데 원작이 너무 좋았어서 그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요즘 시간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지금도 무자비하게 흘러가고 있는 시간이란...
스무 살 시절 학생회관에서 한 손에는 기타, 한 손에는 술병을 들고, 내 인생의 목표는 자유와 음악이라고 떠들고 다녔는데 그것에 대해선 꿈을 실현하며 아주 충실히 살고 있다.
테두리에 커다란 명제와 현실적인 작은 계획들만 남기고, 나머지는 그저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거다.
시간도 사람도 사랑도 그 무엇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이제는 너무 잘 알고 있다.
"도대체 테오 자신은 여기 왜 왔는가? 그러나 그는 답을 알고 있었다. 느끼려고. 그는 속으로 말했다. 느끼고, 느끼고 또 느끼려고, 느끼는 것이 고통일지라도 그저 느껴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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