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필사 & 시낭독/2021 시필사 : 1일 1시285 바다의 노래 - 이상화 [2021 시필사. 276일 차] 바다의 노래 - 이상화 - 나의 넋, 물결과 어우러져 동해의 마음을 가져온 노래 - 내게로 오너라 사람아 내게로 오너라 병든 어린애의 헛소리와 같은 묵은 철리哲理와 낡은 성교聖敎는 다 잊어버리고 애통을 안은 채 내게로만 오너라. 하나님을 비웃을 자유가 여기 있고 늙어지지 않는 청춘도 여기 있다 눈물 젖은 세상을 버리고 웃는 내게로 와서 아, 생명이 변동에만 있음을 깨우쳐 보아라. #바다의노래 #이상화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10. 5. 발 - 이성복 [2021 시필사. 275일 차] 이성복 - 발 이렇게 발 뻗으면 닿을 수도 있어요 당신은 늘 거기 계시니까요 한번 발 뻗어보고 다시는 안 그러리라 마음먹습니다 당신이 놀라실 테니까요 그러나 내가 발 뻗어보지 않으면 당신은 또 얼마나 서운해하실까요 하루에도 몇 번씩 발 뻗어보려다 그만두곤 합니다 #이성복 #발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10. 5. 저녁의 미래 - 허수경 [2021 시필사. 274일 차] 저녁의 미래 - 허수경 밤에 장미가 지는 것을 보고 아름다운 편지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공간 저녁의 미래, 지구의 밤 편지에는 시계가 없었지 별 같아서 언제나 과거에서 오는 별빛이어서 과거 없이 미래만 반복되는 지구여 그러길래 편지를 쓰던 우주의 빛이 이젠 내 과거가 되어 무한히 반복되는 저녁의 미래, 장미가 지는 공간 안에서 편지를 쓸 수도 있었다 어쩌면 저 별은 우주에서 이미 사라지고 없을지도 모르지만 와다오 와다오 과거인 별들이여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 링거병을 주렁주렁 달고서라도 별들이여 먼 과거의 미래를 네 눈 속에 안약처럼 날 넣어다오 #저녁의미래 #허수경 #시필사 #만년필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 2021. 10. 5. 별의 길 - 정호승 [2021 시필사. 273일 차] 별의 길 - 정호승 지금까지 내가 걸어간 길은 별의 길을 따라 걸어간 길뿐이다 별의 골목길에 부는 바람에 모자를 날리고 그 모자를 주우려고 달려가다가 어둠에 걸려 몇 번 넘어졌을 뿐이다 때로는 길가에 흩어진 내 발에 맞지 않는 신발 몇 켤레 주워 신고 가다가 별의 길가에 잠시 의자가 되어 앉아 있었을 뿐이다 그래도 어두운 별의 길가에서 당신을 만나 잠시 당신과 함께 의자에 앉아 있을 수 있어 감사하다 이별이라는 별이 빛나기 위해서는 밤하늘이라는 만남의 어둠이 있어야 했을 뿐 오늘도 나는 돌아갈 수 없는 별의 길 끝에 서서 이제는 도요새가 되어 날아간 날아가다가 잠시 나를 뒤돌아본 당신의 별의 길을 걷는다 #별의길 #정호승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 2021. 9. 30. 체온 - 장승리 [2021 시필사. 272일 차] 체온 - 장승리 당신의 손을 잡는 순간 시간은 체온 같았다 오른손과 왼손의 온도가 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손을 놓았다 가장 잘한 일과 가장 후회되는 일은 다르지 않았다 #체온 #장승리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9. 30. 날개 - 이상 [2021 시필사. 271일 차] 날개 - 이상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 . . 나는 불현듯이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리 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의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날개 #이상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9. 29. 새 - 이성복 [2021 시필사. 270일 차] 새 - 이성복 잠든 잎새들을 가만히 흔들어봅니다 처음 당신이 나의 마음을 흔들었던 날처럼 깨어난 잎새들은 다시 잠들고 싶어합니다 나도 잎새들을 따라 잠들고 싶습니다 잎새들의 잠속에서 지친 당신의 날개를 가려주고 싶습니다 그러다가 눈을 뜨면 깃을 치며 날아가는 당신의 모습이 보이겠지요 처음 당신이 나의 마음을 흔들었던 날처럼 잎새들은 몹시 떨리겠지요 #새 #이성복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9. 27. 노을 - 이성복 [2021 시필사. 269일 차] 노을 - 이성복 당신이 마냥 사랑해주시니 기쁘기만 했습니다 언제 내가 이런 사랑을 받으리라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고 당신 일만 생각했습니다 노을빛에 타오르는 나무처럼 그렇게 있었습니다 해가 져도 나의 사랑은 저물지 않고 나로 하여 언덕은 불붙었습니다 바람에 불리는 풀잎 하나도 괴로움이었습니다 나의 괴로움을 밟고 오소서, 밤이 오면 내 사랑은 한갓 잠자는 나무에 지나지 않습니다 #노을 #이성복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9. 26. 병든 이후 - 이성복 [2021 시필사. 268일 차] 병든 이후 - 이성복 나는 당신이 그리 먼 데 계신 줄 알았지요 지금 내 살갗에 마른버짐 피고 열병 돋으니 당신이 가까이 계신 줄 알겠어요 당신이 내 곁에 계시면 나는 더 바랄 것이 없어요 당신이 조금 빨리 오셨을 뿐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어요 당신 손 잡고 멀리 가고 싶지만 한 발짝 다가서면 한 발짝 물러서시고, 한 발짝 물러서면 한발짝 다가오시는 당신, 우리 한몸 되면 나의 사랑 시들줄을 당신은 잘 아시니까요 #병든이후 #이성복 #시필사 #만년필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9. 25. 이전 1 2 3 4 5 ··· 3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