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시필사. 274일 차]
저녁의 미래 - 허수경
밤에 장미가 지는 것을 보고
아름다운 편지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공간
저녁의 미래, 지구의 밤
편지에는 시계가 없었지
별 같아서
언제나 과거에서 오는 별빛이어서
과거 없이 미래만 반복되는 지구여
그러길래 편지를 쓰던 우주의 빛이
이젠 내 과거가 되어
무한히 반복되는 저녁의 미래,
장미가 지는 공간 안에서 편지를 쓸 수도 있었다
어쩌면 저 별은
우주에서 이미 사라지고 없을지도 모르지만
와다오 와다오 과거인 별들이여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 링거병을 주렁주렁 달고서라도
별들이여 먼 과거의 미래를
네 눈 속에 안약처럼 날 넣어다오
#저녁의미래 #허수경 #시필사 #만년필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반응형
'시필사 & 시낭독 > 2021 시필사 : 1일 1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의 노래 - 이상화 (0) | 2021.10.05 |
---|---|
발 - 이성복 (0) | 2021.10.05 |
별의 길 - 정호승 (0) | 2021.09.30 |
체온 - 장승리 (0) | 2021.09.30 |
날개 - 이상 (0) | 2021.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