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시필사. 273일 차]
별의 길 - 정호승
지금까지 내가 걸어간 길은
별의 길을 따라 걸어간 길뿐이다
별의 골목길에 부는 바람에 모자를 날리고
그 모자를 주우려고 달려가다가
어둠에 걸려 몇 번 넘어졌을 뿐이다
때로는 길가에 흩어진
내 발에 맞지 않는
신발 몇 켤레 주워 신고 가다가
별의 길가에 잠시 의자가 되어 앉아 있었을 뿐이다
그래도 어두운 별의 길가에서 당신을 만나
잠시 당신과 함께 의자에 앉아 있을 수 있어 감사하다
이별이라는 별이 빛나기 위해서는
밤하늘이라는 만남의 어둠이 있어야 했을 뿐
오늘도 나는 돌아갈 수 없는 별의 길 끝에 서서
이제는 도요새가 되어 날아간
날아가다가 잠시 나를 뒤돌아본 당신의
별의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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