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시필사. 268일 차]
병든 이후 - 이성복
나는 당신이 그리 먼 데 계신 줄 알았지요 지금 내 살갗에 마른버짐 피고 열병 돋으니 당신이 가까이 계신 줄 알겠어요 당신이 내 곁에 계시면 나는 더 바랄 것이 없어요 당신이 조금 빨리 오셨을 뿐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어요 당신 손 잡고 멀리 가고 싶지만 한 발짝 다가서면 한 발짝 물러서시고, 한 발짝 물러서면 한발짝 다가오시는 당신, 우리 한몸 되면 나의 사랑 시들줄을 당신은 잘 아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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