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MyMars

전체 글1703

여행자 - 기형도 [2021 시필사. 262일 차] 여행자 - 기형도 그는 말을 듣지 않는 자신의 육체를 침대 위에 집어 던진다 그의 마음속에 가득 찬, 오래된 잡동사니들이 일제히 절그럭거린다 이 목소리는 누구의 것인가,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인가 나는 이곳까지 열심히 걸어왔었다, 시무룩한 낯짝을 보인 적도 없다 오오, 나는 알 수 없다, 이곳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보고 내 정체를 눈치챘을까 그는 탄식한다, 그는 완전히 다르게 살고 싶었다, 나에게도 그만한 권리는 있지 않은가 모퉁이에서 마주친 노파, 술집에서 만난 고양이까지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중얼거린다, 무엇이 그를 이곳까지 질질 끌고 왔는지, 그는 더 이상 기억도 못 한다 그럴 수도 있다, 그는 낡아빠진 구두에 쑤셔 박힌, 길쭉하고 가늘은 자신의 다리를 .. 2021. 9. 19.
진눈깨비 - 기형도 [2021 시필사. 261일 차] 진눈깨비 - 기형도 때마침 진눈깨비 흩날린다 코트 주머니 속에는 딱딱한 손이 들어 있다 저 눈발은 내가 모르는 거리를 저벅거리며 여태껏 내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내들과 건물들 사이를 헤맬 것이다 눈길 위로 사각의 서류봉투가 떨어진다, 허리를 나는 굽히다 말고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참 많은 각오를 했었다 내린다 진눈깨비, 놀랄 것 없다, 변덕이 심한 다리여 이런 귀갓길은 어떤 소설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 구두 밑창으로 여러 번 불러낸 추억들이 밟히고 어두운 골목길엔 불켜진 빈 트럭이 정거해 있다 취한 사내들이 쓰러진다, 생각난다 진눈깨비 뿌리던 날 하루 종일 버스를 탔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낡고 흰 담벼락 근처에 모여 사람들이 눈을 턴다 진눈깨비 쏟아진다, 갑자기.. 2021. 9. 18.
강가에서 3 - 이성복 [2021 시필사. 260일 차] 강가에서 3 - 이성복 저렇게 밀려가면서도 당신은 제자리에 계십니다 저렇게 파랑치고 파랑치면서도 당신은 머물러 계십니다 나는 당신과 함께 있습니다 밀려가고 밀려오면서도 나와 함께 계시는 당신 당신에게 이끌려 기어코 나는 흐르고야 맙니다 오, 한없이 떨리는 당신 #강가에서3 #이성복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9. 17.
강가에서 2 - 이성복 [2021 시필사. 259일 차] 강가에서 2 - 이성복 깊은 물 속으로, 더 깊은 물 속으로 내려서면서 우리는 발끝으로 당신의 가슴 언저리를 더듬었습니다 이명처럼 오랜 날들이 지나고 우리가 닿은 곳은 당신의 하구였습니다 밤새 비 내리고 폭풍우가 멎은 아침, 흰 구름이 피어오르는 바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맑게 닦인 모래알처럼 고운 당신의 웃음이 우리를 받았습니다 #강가에서2 #이성복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9. 16.
강가에서 1 - 이성복 [2021 시필사. 258일 차] 강가에서 1 - 이성복 그대 목소리 듣고 강가로 나왔을 때 봄풀이 우거진 먼 언덕에서 내가 선 모래톱까지 하늘이 와 닿았네 강은 한 줄기 팍팍한 흐름이었네 잔잔히 밀리는 물결은 떠나지 않았네 밀렸다가 다시 돌아오는 모래들의 중얼거림, 그대 품은 너무 깊어 나는 거기 흐를 수 없었네 강은 굽이져 언덕 뒤로 숨고 그대의 마지막 모습도 그런 것이었네 #강가에서1 #이성복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9. 15.
그대 가까이 5 - 이성복 [2021 시필사. 257일 차] 그대 가까이 5 - 이성복 그대 가까이 하루 종일 햇빛 놀고 해질녘이면 동네 뒷산을 헤맸습니다 신화나 예감 같은 것, 그런 것에 홀려다니면서 그것이 쫓기는 일인 줄 몰랐습니다 오, 전설의 기미 같은 것, 그런 것에나 쫓겨다니면서 지치면 겨울 나무들이 줄지어 선 곳에 나도 섰습니다 한쪽 어꺠가 바람에 깊이 패이도록 마른 나무들의 호흡을 받았습니다 #그대가까이5 #이성복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9. 14.
Day 101.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한 달 전쯤 예약할 때만 해도, 그날쯤 되면 백신 맞고 며칠 쉴 수 있겠지.. 했는데... 내가 뭐 그렇지 ㅠㅠ 심지어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백신 맞기 전에도, 맞고 나서도 무지 바빴던 하루다. 요 며칠이 중요한 시기다. 백신이 문제가 아니라 쓰러지지 않는 한은 이 거 다 해야 한다. 잘 처리하고 내가 원하는 그날로 발매일 맞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단 일주일은 술, 담배, 운동, 목욕 금지라니 홈트도 담주부터 다시! 담주부턴 철봉 연습도 같이 해야지! (물끄러미 철봉 바라봄) 근데, 왜 하지 말하면 이렇게 더 하고 싶지? 이렇게 나이가 먹어도 왜 난 여전할까? 갑자기 막 운동하고 싶어 지네. 주사 맞은 팔만 좀 뻐근하고 별 다른 점은 없는데, 팔까지 아무렇지 않았으면 당장 매달리기라도... 아닙니다... 2021. 9. 14.
그대 가까이 4 - 이성복 [2021 시필사. 256일 차] 그대 가까이 4 - 이성복 그대 계신 곳을 멀리 뒤돌아가다가 겨울 나무들이 선 곳에 나도 섰습니다 그대 비밀을 안다면 나도 그대의 비밀이 될까요 눈송이 입자처럼 고운 비밀이 내게도 있었던가요 지금은 멎어버린 샘 가의 돌무더기처럼 나는 버려져 있습니다 간간이 비 뿌리거나 바람 스치면 그대 이름 되뇌어보면서 #그대가까이4 #이성복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9. 13.
Day 100. 백일이라니 철봉 산지 어느덧 1년이 넘었네. 운동을 백번 밖에 안 했단 말인가.. 사실 포스팅 중에 그냥 건강관리 글도 많으니 ㅠㅠ 올해도 백여 일 남았다. 진짜 또 한 해가 가기 전에 맨손 턱걸이 한 개라도!! 시필사랑 같이 매일 꼭 써야지! (글 쓸 걸 만들어야지!) #스트레칭 #맨몸운동 #전신운동 #근력운동 #코어운동 #나이키트레이닝클럽 #NTC #홈트레이닝 #홈짐 #건강관리 #뱃살빼기 2021. 9. 13.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