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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소리의 뼈 시필사 5일 차. 소리의 뼈 - 기형도 김교수님이 새로운 학설을 발표했다. 소리에도 뼈가 있다는 것이었다. 모두 그 말을 웃어넘겼다, 몇몇 학자들은 잠시 즐거운 시간을 제공한 김교수의 유머에 감사했다. 학장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은 일 학기 강의를 개설했다. 호기심 많은 학생들이 장난삼아 신청했다. 한 학기 내내 그는 모든 수업 시간마다 침묵하는 무서운 고집을 보여주었다. 참지 못한 학생들이, 소리의 뼈란 무엇일까 각자 일가견을 피력했다. 이군은 그것이 침묵일 거라고 말했다. 박군은 그것을 숨은 의미라 보았다. 또 누군가는 그것의 개념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모든 고정관념에 대한 비판에 접근하기 위하여 채택된 방법론적 비유라는 것이었다. 그의 견해는 너무 난해하여 곧 묵살되었다. 그러나 어쨌.. 2018. 11. 16.
30일 동안 소설 쓰기. 첫 번째. [낯선 크로스 30일 글쓰기 프로젝트] 나만의 규칙 : 정해진 것은, 주인공 2명.너와 나의 이야기라는 것뿐.우리의 숱한 이야기들 중에 어떤 이야기가 선택될까. 매일 주어지는 주제에 맞게 이야기를 쓴다.주어진 주제로 글을 쓰기 힘들면 그 단어라도 꼭 들어가게 한다. 30일 후에 너와 나는 어떻게 될까. 2018. 11. 16.
기형도. 먼지 투성이의 푸른 종이 시필사 4일 차.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 - 기형도 나에게는 낡은 악기가 하나 있다. 여섯 개의 줄이 모두 끊어져 나는 오래 전부터 그 기타를 사용하지 않는다. '한때 나의 슬픔과 격정들을 오선지 위로 데리고 가 부드러운 음자리로 배열해주던' 알수 없는 일이 있다. 가끔씩 어둡고 텅 빈 방에 홀로 있을 때 그 기타에서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 나는 경악한다. 그러나 나의 감각들은 힘센 기억들을 품고 있다. 기타 소리가 멎으면 더듬더듬 나는 양초를 찾는다. 그렇다. 나에게는 낡은 악기가 하나 있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가끔씩 어둡고 텅 빈 희망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 이상한 연주를 들으면서 어떨 때는 내 몸의 전부가 어둠 속에서 가볍게 튕겨지는 때도 있다.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는 푸른색이다. 어떤 먼.. 2018. 11. 16.
기형도. 빈집 시필사 3일 차. 빈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펜촉과 펜대와 잉크를 주문했다.핫핫핫 어서 오너라~글씨 쓸 핑계가 생겨서 너무 좋다.오늘은 두껍고 서걱거리는 (이게 뭐지) 색연필같이 생긴 걸로 썼는데,너무 급하게 쓴 거 티 나는군. 시집을 바꿔야겠다.같은 시집을 필사하는 분도 계시고,읽다 보니 현재 나의 정서와는 잘 맞지 않는군. 2018. 11. 13.
기형도. 병 시필사 2일 차. 병 - 기형도 내 얼굴이 한 폭 낯선 풍경화로 보이기시작한 이후, 나는 주어를 잃고 헤매이는가지 잘린 늙은 나무가 되었다. 가끔씩 숨이 턱턱 막히는 어둠에 체해반 토막 영혼을 뒤틀어 눈을 뜨면잔인하게 죽어간 붉은 세월이 곱게 접혀 있는단단한 몸통 위에,사람아, 사람아 단풍든다.아아, 노랗게 단풍든다.고등학교 이후 시필사는 처음인 것 같다.생각해보면 어릴 때는 시집을 한 권 통째로 써서 선물하기도..가 아니라 받기도 였나.. 암튼 손글씨 참 오랜만이다. 악보 그릴 때 맨날 연필만 쓰는데, 갑자기 펜이 쓰고 싶어 졌다. 어릴 땐 펜대에 펜촉을 꼽고 잉크에 찍어 쓰거나 아빠 만년필 몰래 가져와서 멋 부리며 글자를 써 내려가기도 했는데.. 내일은 백 년 만에 잉크를 써보리랏. 앗솨 작업실 가는.. 2018. 11. 13.
기형도. 밤 눈 시필사 1일 차. 내가 기형도 시집을 고른 이유는 바로 이 시 때문이었다. https://www.instagram.com/p/BfqjjAAhWjl/?utm_source=ig_web_options_share_sheet 한참 찾았네. 벌써 9개월 전이라니 시간 참 속절없다. 좀 있으면 '밤 눈'을 볼 수 있겠구나. 눈 오는 겨울밤, 집에 가는 길에 잠시 멈춰 서서 가로등 불빛 사이로 떨어지는 눈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 영상 속에서 숱한 곡들이 갖가지 사연으로 오버 렙 된다. - 네 속을 열면. 2018. 11. 11.
[낯선크로스 30일 프로젝트] 시필사 D-1 : 준비 며칠 전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선생님, 원고는?" (물론 이렇게 짧은 말은 아니었고) 워낙에 한량이 체질이라 뭐라도 장치를 안 해놓으면 놀기 바빠서 일부러 일을 할 수밖에 없게 데드라인을 만들곤 한다. 일 년에 한 권씩은 꼭 책을 내리라 다짐했던 것이 몇 년 전 음반사를 만들며 소홀해졌다. 아직 꼬꼬마 제작자이고 여전히 어려움도 많아 배우며 해나가는 단계이지만 무척 재밌어서!(엄청엄청) 요즘엔 제작 일에 거의 모든 시간을 쏟아붓고 있다. 출간 기획했던 것들이 많은데 이러다가 영영 원고와는 멀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여름이 되기 전, 출판사에 찾아갔었다. 담당자분들께 기획안을 드리며 여름방학 안에 원고 다 써서 드리겠다고 큰 소리 뻥뻥 쳤는데...... 그 이후 바로 옴니버스 앨범 제작 제안이 들.. 2018. 11. 10.
공동체, 노년, 창의성, 그리고 예술 얼마 전 모종의 서류를 검토하다 놀라운 통계를 발견했다. 100세 이상 노인의 숫자가 1만 7천 명을 넘는다는 것이었다. 100살 넘는 사람은 기네스북에나 나오는 줄 알았던 나는 조금 충격을 받았다. 고령화가 어떤 수치보다 부쩍 눈앞에 육박하는 기분이었다. 아마도 이제 40대 초반인 나는 사고를 당하거나 몸을 혹사시켜 몹쓸 병을 얻지 않는 이상 100세 언저리까지는 무난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때, 내 삶에는 어떤 보람과 즐거움이 남아있을까. 생각하면 아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00세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는 게 직간접적으로 확인되는 요즘이지만, 생이 길어진다는 것이 마냥 축복만은 아닌 듯하다.물론, 여기에는 건강과 빈곤이 가장 근본요인으로 잠복해 있다. 미래를 낙관하는 이들은 구글의 엔지.. 2018. 8. 26.
지쳐간다 거의 두달째 쉬는 날 없이 달렸더니 슬슬 정신력이 고갈되고 있다. 이제 나도 쉴 때가 된 것 같다. 하루 이틀 정도 아무 것도 안하는 휴가가 필요해. 7월도 이제 거의 끝나간다. 7월에 할려던 일들은 반은 (곧) 끝날 예정이고 반은 다음달로 이월된다. 머리 속으론 달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는 걸어가고 있는 걸까.. 자영업자의 삶이란 ㅠㅠ - artiTube 30분 글쓰기/30분 책읽기 - 나를 위한 1시간 기타 연습 - 밀린 이벤트 하루에 1개 올리기 - 원고 끝내고 유튜브 강의 시작 7월달엔 거의 지키지 못했다. 이런 것도 못할 정도로 왜 이렇게 시간이 안나는 걸까. 8월엔 무조건 위의 4개 지키며 살자. 2018.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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