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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 기형도 [2021 시필사. 18일 차] 빈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빈집 #기형도 #시필사 #만년필 #라미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나의화성 #MyMars 2021. 1. 22.
옳고 그름의 생각 너머 - 잘랄루딘 루미 [2020 시필사. 170일 차] 옳고 그름의 생각 너머 - 잘랄루딘 루미 옳고 그름의 생각 너머에 들판이 있다. 그곳에서 당신과 만나고 싶다. 영혼이 그 풀밭에 누우면 세상은 더없이 충만해 말이 필요 없고 생각, 언어, 심지어 '서로'라는 단어조차 그저 무의미할 뿐. #옳고그름의생각너머 #잘랄루딘루미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시처럼시필사 2021. 1. 22.
나는 바람일까 - 양성우 [2020 시필사. 169일 차] 나는 바람일까 - 양성우 이순간에 나는 햇살을 받고 은빛으로 부서지는 잔물결인지도 몰라 잔물결들 위에 까닭도 없이 스며드는 미루나무의 긴 그림자인지도 몰라 나는 바람인지도 몰라 가볍게 갈대밭을 스치는 바람인지도 몰라 바람에 날리는 먼지인지도 몰라 아무래도 나는 아무것도 아닌지도 몰라 어느 때인가는 사라지기 위해서 내가 이곳에 왔다면 처음부터 오지 않은 것과 무엇이 다른가 나는 또다시 소용돌이치며 흐르는 썰물이 되려고 애써 밀고 올라오는 흐린 밀물인지도 몰라 나는 어쩌면 안개인지도 몰라 이슬인지도 몰라 그래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지도 몰라 아무것도 아닌 것들 위에서는 더욱 아무것도 아닌 헛것인지도 몰라 #나는바람일까 #양성우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2021. 1. 22.
흉터 - 네이이라 와히드 [2020 시필사. 168일 차] 흉터 - 네이이라 와히드 흉터가 되라. 어떤 것을 살아 낸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Scar - Nayyirab Wabeed Be a scar Do not be ashamed Of living through somthing. #흉터 #네이이라와히드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시처럼시필사 2021. 1. 22.
너의 눈동자 - 옥타비오 파스 [2020 시필사. 167일 차] 너의 눈동자 - 옥타비오 파스 너의 눈은 번개와 눈물의 조국, 말하는 고요, 바람 없는 폭풍, 파도 없는 바다, 갇힌 새, 졸음에 겨운 황금빛 맹수, 진실처럼 무정한 수정, 숲 속의 환한 빈터에 찾아온 가을, 거기 나무의 어깨 위에선 빛이 노래하고, 모든 잎사귀는 새가 되는 곳, 아침이면 샛별같이 눈(目)에 뒤덮인 해변, 불을 따 담은 과일바구니, 맛있는 거짓, 이승의 거울, 저승의 문, 한낮 바다의 조용한 맥박, 깜박거리는 절대사막. #너의눈동자 #옥타비오파스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시처럼시필사 2021. 1. 22.
일요일에 심장에게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2020 시필사. 166일 차] 일요일에 심장에게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고마워, 내 심장 투덜거리지도 않고 소란 피우지도 않으며 타고난 근면함에 대해 어떤 칭찬도 보상도 요구하지 않아서. 너는 1분에 70번의 공덕을 쌓고 있지. 너의 모든 수축과 이완은 세상을 두루 여행하라고 열린 바다로 조각배를 밀어 보내는 것과 같지. 고마워, 내 심장 매 순간순간마다 나를 남들과 구별되는 존재로 만들어 주어서. 꿈에서조차 독립된 존재로. 너는 계속 확인해 주지, 내가 꿈속으로 영영 날아가 버리지 않도록. 날개가 필요 없는 마지막 비상 때까지. 고마워, 내 심장 나를 다시 잠에서 깨어나게 해 주어서. 비록 오늘은 일요일, 안식을 위해 만들어진 날이지만 내 갈비뼈 바로 아래에서는 영원한 휴식 전의 분주한 움직임이 계.. 2021. 1. 22.
별의 먼지 - 랭 리아브 [2020 시필사. 165일 차] 별의 먼지 - 랭 리아브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로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이름으로 당신이 온다 해도 나는 당신을 안다. 몇 세기가 우리를 갈라놓는다 해도 나는 당신을 느낄 수 있다. 지상의 모래와 별의 먼지 사이 어딘가 매번의 충돌과 생성을 통해 당신과 나의 파동이 울려퍼지고 있기에. 이 세상을 떠날 때 우리는 소유했던 것들과 기억들을 두고 간다. 사랑만이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것. 그것만이 한 생에서 다음 생으로 우리가 가지고 가는 모든 것. #별의먼지 #랭리아브 #류시화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시처럼시필사 2021. 1. 22.
지상의 길 - 이기철 [2020 시필사. 164일 차] #지상의길 #이기철 #청산행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시처럼시필사 2021. 1. 22.
생의 노래 - 이기철 [2020 시필사. 163일 차] 생의 노래 - 이기철 움 돋는 나무들은 나를 황홀하게 한다 흙속에서 초록이 돋아나는 걸 보면 경건해진다 삭은 처마 아래 내일 시집 갈 처녀가 신부의 꿈을 꾸고 녹슨 대문 안에 햇빛처럼 밝은 아이가 잠에서 깨어난다 사람의 이름과 함께 생애를 살고 풀잎의 이름으로 시를 쓴다 세상의 것 다 녹슬었다고 핍박하는 것 아직 이르다 어느 산기슭엔 샘물이 솟고 들판 가운데 풀꽃이 씨를 익힌다 절망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지레 절망을 노래하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꽃잎 하나씩은 지니고 산다 근심이 비단이 되는 하루, 상처가 보석이 되는 한 해를 노래 할 수 있다면 햇살의 은실 풀어 내 아는 사람들에게 금박 입혀 보내고 싶다 내 열 줄 시가 아니면 무슨 말로 손수건 만한 생애가 소중함을 노래하.. 2021.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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