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584 6. 시한부, 죽음, 삶, 윤회, 업보, 영원 30일 동안 소설 쓰기 1-6 코즈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서둘러 문제집을 꺼냈다. '숙제가 이렇게 많은데 미쳤어 미쳤어.' 눈은 지문을 쫓고 있지만 머릿속에는 자꾸 아까 그 장면이 떠올랐다. "음, 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갑자기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노크를 보고 물었다. "아니, 그, 그냥. 신기해서......" "뭐가?" 갑자기 노크는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야, 뭐 하는 거야?" "내가 나중에 그림 그려줄게. 가만히 있어봐!" "엉?" "움직이지 말라니까!" 어리둥절해진 코즈는 손사래를 치며 노크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졌다. "얘가 갑자기 왜 이래......" "아 쫌! 넌 애가 왜 이렇게 산만하냐." 노크는 벌떡 일어나서 버스 정거장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 2018. 11. 17. 기형도. 비가 2 - 붉은 달 시필사 7일 차. 비가 2 -붉은 달 - 기형도 1 그대, 아직 내게 무슨 헤어질 여력이 남아 있어 붙들겠는가. 그대여, x자로 단단히 구두끈을 조이는 양복 소매끈에서 무수한 달의 지느러미가 떨어진다. 떠날 사람은 떠난 사람. 그대는 천국으로 떠난다고 장기 두는 식으로 용감히 떠난다고 짧게 말하였다. 하늘 나라의 달. 2 너는 이내 돌아서고 나는 미리 준비해 둔 깔깔한 슬픔을 껴입고 돌아왔다. 우리 사이 협곡에 꽂힌 수천의 기억의 돛대, 어느 하나에도 걸리지 못하고 사상은 남루한 옷으로 지천을 떠돌고 있다. 아아 난간마다 안개 휘파람의 섬세한 혀만 가볍게 말리우는 거리는 너무도 쉽게 어두워진다. 나의 추상이나 힘겨운 감상의 망토 속에서 폭풍주의보는 삐라처럼 날리고 어디선가 툭툭 매듭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 2018. 11. 17. 기형도. 쥐불놀이 - 겨울 版畵 5 시필사 6일 차. 쥐불놀이 - 기형도 -겨울 판화(版畵) 5 어른이 돌려도 됩니까? 돌려도 됩니까 어른이? 사랑을 목발질하며 나는 살아왔구나 대보름의 달이여 올해에는 정말 멋진 연애를 해야겠습니다. 모두가 불 속에 숨어 있는 걸요? 돌리세요, 나뭇가지 사이에 숨은 꿩을 위해 돌리세요, 술래는 잠을 자고 있어요 헛간 마른 짚 속에서 대보름의 달이여 온 동네를 뒤지고도 또 어디까지? 아저씨는 불이 무섭지 않으셔요? 옥스블러드.이름만큼이나 맘에 드는 색깔의 잉크이다. 하. 다음주는 좀 찬찬히 쓸 시간이 날려나.이제서야 엄마의 취미(서예)에 100%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글씨 쓰는 게 이렇게 재밌다니! 갤S9 으로 촬영 인스타에서 필터 넣은 것 https://www.instagram.com/soummusic/.. 2018. 11. 17. 5. 2500 30일 동안 소설 쓰기 1-5 "우리 배고픈데 편의점 가서 뭐 좀 먹자." 코즈는 노크를 잡아끌었다. "나 독서실에서 애들이랑 만나기로 했는데?" 노크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코즈를 쳐다보았다. "만나서 또 무슨 작당들을 하려고. 잔말 말고 그냥 따라와" 학교 앞 건물들은 대부분 불이 꺼져 있었다.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밤거리는 한적했다. Green light, Seven Eleven You stop in for a pack of cigarettes You don't smoke, don't even want to Hey now, check your change 노크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코즈 뒤를 따라갔다. 작년에 학교 옆 대로변에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생겼을 때, 도무지 뜻을 .. 2018. 11. 16. 4. 명언 30일 동안 소설 쓰기 1-4 '어 벌써 10시네.' 코즈는 서둘러 연습복을 갈아입었다.이 시간까지 남아있는 아이들은 많지 않아서 복도는 어두웠다.혼자 걸어가려니 살짝 무서워져서 불이 켜져 있는 중앙현관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해갔다. '연습할 때는 몰랐는데 별관에 나밖에 없나 봐. 으으 무섭다.' 순간 어디선가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악. 수위 아저씨겠지? 설마 귀신......' 잰걸음으로 종종거리며 현관에 들어선 순간,맞은편에서 걸어오고 있는 노크가 보였다. 누군가 남긴 명언처럼 항상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노크인데 혼자 걸어오고 있는 모습이 생경했다. '푸훗, 웬일이야. 혼자서 여태 뭐 하고 있었을까?' 아는 사람을 만나니 안심이 되며 괜스레 엄청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힘껏 손을 흔들어 봤지만 .. 2018. 11. 16. 3. 화, 뜨거움, 불꽃 30일 동안 소설 쓰기 1-3 수업 시작종이 울렸다.노크는 왼쪽 귀에 이어폰을 꼽고 턱을 괴는 척하며 손바닥을 펴서 귀를 가렸다. Is this the real life? Is this just fantasy? Caught in a landslide - No escape from reality Open your eyes - Look up to the skies and see I'm just a poor boy...... 하도 많이 들어서 다 외워버린 가사를 공책에 끄적이며, 수학 시간에는 특히 느리게 가는 것 같은 시계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지겹다. 언제쯤 이 곳을 탈출할 수 있을까?' 반복. 반복.수학 시간이 지나면 영어 시간 그리고 또...... 어느새 해가 지고 야자가 시작되었다.노크는 책상.. 2018. 11. 16. 2. 편안함 30일 동안 소설 쓰기 1-2 뚝. 뚝.땀방울이 마루 바닥에 떨어지며 진한 동그라미를 남긴다.코즈는 허리를 숙이고 숨을 몰아 쉬다가 그대로 그냥 플로어에 드러누웠다. 헉. 헉.이대로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다.잠시 천장을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음악은 계속 흐르고 있다.살짝 몸이 바닥에서 떠오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치 바다 위에 둥둥 떠있는 것 같다. 딱딱하기만 한 플로어가 침대 위처럼 편안하게 느껴졌다. "코즈! 콩쿨이 다음 주인데 지금 한가하게 누워서 쉬고 있어?" 무용 선생님의 찢어지는 목소리에 용수철처럼 벌떡 일어났다. "자, 여기 다시 해 봐.""아냐 아냐, 시선은 좀 더 위로""손 끝에 감정을 더 넣어야지." 선생님의 쉴 새 없는 질타가 이어졌다. 코즈는 열심히 뛰고 구르고 돌고 끊임없이.. 2018. 11. 16. 1. 30일 후에 30일 동안 소설 쓰기 1-1 "30일 후에 우리......" 비가 오는 창 밖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던 노크는 고개를 돌렸다. 2018. 11. 16. 기형도. 소리의 뼈 시필사 5일 차. 소리의 뼈 - 기형도 김교수님이 새로운 학설을 발표했다. 소리에도 뼈가 있다는 것이었다. 모두 그 말을 웃어넘겼다, 몇몇 학자들은 잠시 즐거운 시간을 제공한 김교수의 유머에 감사했다. 학장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은 일 학기 강의를 개설했다. 호기심 많은 학생들이 장난삼아 신청했다. 한 학기 내내 그는 모든 수업 시간마다 침묵하는 무서운 고집을 보여주었다. 참지 못한 학생들이, 소리의 뼈란 무엇일까 각자 일가견을 피력했다. 이군은 그것이 침묵일 거라고 말했다. 박군은 그것을 숨은 의미라 보았다. 또 누군가는 그것의 개념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모든 고정관념에 대한 비판에 접근하기 위하여 채택된 방법론적 비유라는 것이었다. 그의 견해는 너무 난해하여 곧 묵살되었다. 그러나 어쨌.. 2018. 11. 16. 이전 1 ··· 170 171 172 173 174 175 17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