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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Mars

시필사 & 시낭독673

집 - 이용악 [2021 시필사. 17일 차] 집 - 이용악 밤마다 꿈이 많아서 나는 겁이 많아서 어깨가 처지는 것일까 끝까지 끝까지 웃는 낯으로 아이들은 층층계를 내려가버렸나 본데 벗 없을 땐 집 한칸 있었으면 덜이나 곤하겠는데 타지 않는 저녁 하늘을 가벼운 병처럼 스쳐흐르는 시장기 어쩌면 몹시두 아름다워라 앞이건 뒤건 내 가차이 모올래 오시이소 눈감고 모란을 보는 것이요 눈감고 모란을 보는 것이요 #집 #이용악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1. 17.
빛 - 바알 셈 토브 [2021 시필사. 16일 차] 빛 - 바알 셈 토브 모든 인간 존재로부터는 하늘로 똑바로 올라가는 한 줄기 빛이 나온다. 함께 있기로 운명 지어진 두 영혼이 서로를 발견하는 순간, 두 빛줄기는 하나가 된다. 그렇게 해서 하나가 된 두 존재로부터는 더 밝은 한 줄기의 빛이 비쳐 나온다. #빛 #바알셈토브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1. 17.
흔해빠진 독서 - 기형도 [2021 시필사. 15일 차] 흔해빠진 독서 - 기형도 휴일의 대부분은 죽은 자들에 대한 추억에 바쳐진다 죽은 자들은 모두가 겸손하며, 그 생애는 이해하기 쉽다 나 역시 여태껏 수많은 사람들은 허용했지만 때때로 죽은 자들에게 나를 빌려주고 싶을 때가 있다 수북한 턱수염이 매력적인 이 두꺼운 책의 저자는 의심할 여지없이 불행한 생을 보냈다, 위대한 작가들이란 대부분 비슷한 삶을 살다 갔다, 그들이 선택할 삶은 이제 없다 몇 개의 도회지를 방랑하며 청춘을 탕진한 작가는 엎질러진 것이 가난뿐인 거리에서 일자리를 찾는 중이다 그는 분명 그 누구보다 인생의 고통을 잘 이해하게 되겠지만 종잇장만 바스락거릴 뿐, 틀림없이 나에게 관심이 없다 그럴 때마다 내 손가락들은 까닭없이 성급해지는 것이다 휴일이 지나가면 그뿐.. 2021. 1. 17.
우리는 서로에게 - 문태준 [2021 시필사. 14일 차] 우리는 서로에게 - 문태준 우리는 서로에게 환한 등불 남을 온기 움직이는 별 멀리 가는 날개 여러 계절 가꾼 정원 뿌리에게는 부드러운 토양 풀에게는 풀여치 가을에게는 갈잎 귀엣말처럼 눈송이가 내리는 저녁 서로의 바다에 가장 먼저 일어나는 파도 고통의 구체적인 원인 날마다 석양 너무 큰 외투 우리는 서로에게 절반 그러나 이만큼은 다른 입장 #우리는서로에게 #문태준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1. 17.
아침 - 이상 [2020 시필사. 150일 차] 아침 - 이상 캄캄한 공기를 마시면 폐에 해롭다. 폐벽(肺壁)에 끄름이 앉는다. 밤새도록 나는 몸살을 앓는다. 밤은 참 많기도 하더라. 실어 내가기도 하고 실어 들여오기도 하다가 잊어버리고 새벽이 된다. 폐에도 아침이 켜진다. 밤사이에 무엇이 없어졌나 살펴본다. 습관이 도로 와 있다. 다만 내 치사(侈奢)한 책이 여러 장 찢겼다. 초췌한 결론 위에 아침 햇살이 자세히 적힌다. 영원히 그 코 없는 밤은 오지 않을 듯이. #아침 #이상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시처럼시필사 2021. 1. 14.
어떤 주문 - 이해인 [2020 시필사. 149일 차] 어떤 주문 - 이해인 행복하다고 말만 하지 마시고 행복한 모습 환한 웃음으로 보여주셔요 사랑한다고 말만 하지 마시고 사랑하는 모습 한결같은 참을성으로 보여주셔요 행복과 사랑에도 겸손이 필요해요 너무 가볍게 말하지 마세요 #어떤주문 #이해인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시처럼시필사 2021. 1. 14.
어제의 너 - 나태주 [2020 시필사. 148일 차] 어제의 너 - 나태주 - 할 말이 너무 많아 말을 삼킨다 얼마나 네가 예뻤는지 얼마나 네가 사랑스러웠는지 너는 차마 몰랐을 거다 하늘이 내려다보았겠지 나무들이 훔쳐보고 바람도 곁눈질로 보았겠지 너는 그냥 그대로 가을꽃 맑은 바람에 피어 있는 가을꽃 한 송이였단다. #어제의너 #나태주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시처럼시필사 2021. 1. 14.
사랑 - 나태주 [2020 시필사. 147일 차] 사랑 - 나태주 하나님은 어떻게 알고 너를 내게 보내주셨을까? 작은 바람에도 두렵게 떨리는 악기 천만리 흘러넘친 비단의 노을 강물 그냥 가슴에 안아본다 거부할 수 없는 세상, 너. #사랑 #나태주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시처럼시필사 2021. 1. 14.
간밤, 안개 구간을 지날 때 - 정한아 [2020 시필사. 146일 차] 간밤, 안개 구간을 지날 때 - 정한아 너무 좋아서 차마 들을 수 없는 노래. 다 들어버리고 나면 삶이 지나치게 비루해져버릴 거라. 모든 좋은 노래는 이곳에서 났으나 이곳 아닌 곳에 우리를 데려다 놓고, 이곳 아닌 곳이 노래 속에만 있을 것이라 믿으므로 우리는, 이 곡을 듣고 나면 미쳐버리는 거라. 올라갈 수 없는 높은 산에서 눈을 뜨는 거라. 그러나 그 곡이 끝나고 나면, 비루한 삶이 그리워 우는 거라. 이곳이 아닌 곳이 너무 추워 우는 거라. 눈 감은 채 고양된 황홀은 추락의 느낌과 너무나 흡사하고, 높이는 깊이와 같아지고, 지옥은 지극히 권태로운 곳이 될 거라. 천국과 뫼비우스의 띠로 이어져 있을 거라. 너무 좋아서 차마 다 들을 수 없는 곡을 들을 때, 듣다가 꺼.. 2021.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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