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필사 & 시낭독673 지금 - 김언 [2021 시필사. 103일 차] 지금 - 김언 지금 말하라. 나중에 말하면 달라진다. 예전에 말하던 것도 달라진다. 지금 말하라. 지금 무엇을 말하는지. 어떻게 말하고 왜 말하는지. 이유도 경위도 없는 지금을 말하라. 지금은 기준이다. 지금이 변하고 있다. 변하기 전에 말하라. 변하면서 말하고 변한 다음에도 말하라. 지금을 말하라. 지금이 아니면 지금이라도 말하라. 지나가기 전에 말하라. 한순간이라도 말하라. 지금은 변한다. 지금이 절대적이다. 그것을 말하라. 지금이 되어버린 지금이. 지금이 될 수 없는 지금을 말하라. 지금이 그 순간이다. 지금은 이 순간이다. 그것을 말하라. 지금 말하라. #지금 #김언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2021. 4. 13. 살다 보면 - 최승자 [2021 시필사. 102일 차] 살다 보면 - 최승자 살다 보면 때로는 봄이 오겠지 때로는 낯선 대양大洋 하나 새로 생기겠지 질펀한 절망 속에서도 오렌지 같은 희망은 있겠지 불러도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을 때 그래도 살다 보면 때로는 봄이 오겠지 어디서 낯선 대양 하나 새로 생기겠지 #살다보면 #최승자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4. 12. 입맞춤 - 포루그 파로흐자드 [2021 시필사. 101일 차] 입맞춤 - 포루그 파로흐자드 그녀의 두 눈에 죄악의 미소가 번진다 그녀의 뺨에 달빛의 미소가 번진다 침묵하는 입술이 지나가는 곳에 감출 수 없는 불꽃이 미소 짓는다 부끄러움과 애처로움에 말을 잃고 취기어린 시선으로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본다 그녀가 말한다 “사랑에는 결실이 있어야 하는 법” 비밀을 키우는 밤의 은신처에서 한 그림자가 또 다른 그림자로 기운다 하나의 숨결이 하나의 볼에 스치니 두 입술에 입맞춤의 불꽃이 피어난다 #입맞춤 #포루그파로흐자드 #시필사 #ForughFarrokhzad #만년필 #라미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나의화성 #MyMars 2021. 4. 12.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 주며 - 올라브 H. 하우게 [2021 시필사. 100일 차]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 주며 - 올라브 H. 하우게 그것이 자기 위로 내려올 때 무엇을 해야만 하나 춤추며 떨어지는 무리들을 향해 서투른 창을 던져야 하나 어깨를 구부린 채 오는 대로 받아들여야 하나 해질 무렵 나는 막대기를 들고 과수원을 뛰어다닌다 도와 주려고 별로 힘든 일도 아니다 막대기로 툭 치거나 잔가지 끝을 휙 잡아당기기만 하면 된다 사과나무가 튕기듯 제자리로 돌아오는 동안 고스란히 눈을 뒤집어쓰긴 해도 어린 나무들은 무척 자신만만하다 바람 말고는 어떤 것에도 숙이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그저 즐거움이요 설레이는 놀이일 뿐 열매를 맺어 본 나무들은 눈을 한아름 얹고도 아무렇지 않다 #어린나무의눈을털어주며 #시필사 #올라브하우게 #닙펜 #딥펜.. 2021. 4. 11. 풀밭에서 - 조원규 [2021 시필사. 99일 차] 풀밭에서 - 조원규 풀잎들이 한 곳으로 쏠리네 바람 부니 물결이 친다고? 아니, 시간이 흐르기 때문이야 그해 팔월엔 어땠는 줄 알아? 풀잎들은 제자리에 미동도 없이 아무것도 가리키지 않았었지 풀 비린내에 내 가슴은 뛰고 지평선은 환하게 더욱 넓게 시간이 멈추곤 했기 때문이야 이리 와, 껴안아줘 #풀밭에서 #조원규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4. 10.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 기형도 [2021 시필사. 98일 차]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 기형도 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기억은 흐려졌으니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물들은 소리없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굶주린 구름들은 몰려왔다 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 크고 넓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 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 구름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곧 사라진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 어둠 속에서 중얼거린다 나를 찾지 말라...... 무책임한 탄식들이여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길위에서중얼거리다 #기형도 #시필사 #닙펜 #딥.. 2021. 4. 8. 어떤 것들 - 앨런 긴즈버그 [2021 시필사. 97일 차] 어떤 것들 - 앨런 긴즈버그 한때 네가 사랑했던 어떤 것들은 영원히 너의 것이 된다 만약 네가 그것들을 떠나보낸다 해도 그것들은 원을 그리며 너에게 돌아온다 그것들은 너 자신의 일부가 된다 #어떤것들 #앨런긴즈버그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4. 8. 봄 안부 - 강인호 [2021 시필사. 96일 차] 봄 안부 - 강인호 당신 없이도 또 봄날이어서 살구꽃 분홍빛 저리 환합니다 언젠가 당신에게 찾아갔었을 분홍빛 오늘은 내 가슴에 스며듭니다 머잖아 저 분홍빛 차차 없어져서는 어느 날 푸른 빛으로 사라지겠지요 당신 가슴 속에 스며들었을 때 내 추억도 이제 다 스러지고 말았을지도 모르는데 살구꽃 환한 나무 아래서당신 생각합니다 앞으로 몇 번이나 저 분홍빛이 그대와 나 우리 가슴 속에 찾아와 머물다 갈런지요 잘 지내주어요 더 이상 내가 그대 안의 분홍빛 아니어도 그대의 봄 아름답기를 #봄안부 #강인호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4. 8. 우리는 - 이지현 [2021 시필사. 95일 차] 우리는 - 이지현 그대는 봄이고 나는 꽃이야 그러니 무심천 벚꽃이 눈 밖에 있지 나는 봄이고 그대는 꽃이야 그래서 내 눈 속이 온통 그대지 우리는 꽃밭이고 우리는 봄이야 #우리는 #이지현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4. 8. 이전 1 ··· 34 35 36 37 38 39 40 ··· 7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