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길/2018 매일 글쓰기 (30일 프로젝트)
5. 2500
by 박지은(MyMars)
2018. 11. 16.
30일 동안 소설 쓰기 1-5
"우리 배고픈데 편의점 가서 뭐 좀 먹자."
코즈는 노크를 잡아끌었다.
"나 독서실에서 애들이랑 만나기로 했는데?"
노크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코즈를 쳐다보았다.
"만나서 또 무슨 작당들을 하려고. 잔말 말고 그냥 따라와"
학교 앞 건물들은 대부분 불이 꺼져 있었다.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밤거리는 한적했다.
Green light, Seven Eleven
You stop in for a pack of cigarettes
You don't smoke, don't even want to
Hey now, check your change
노크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코즈 뒤를 따라갔다.
작년에 학교 옆 대로변에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생겼을 때,
도무지 뜻을 알 수 없었던 곡의 시작 부분 가사를 드디어 이해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이 곳을 지날 때면 자연스럽게 그 곡이 떠올라 흥얼거리게 된다.
코즈는 삼각김밥과 바나나우유를 집어 계산대에 올렸다.
"넌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응. 난 별로."
노크는 휙 하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흥. 맨날 제멋대로야. 이거 얼마예요?"
"2500원입니다."
알바생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계산을 하고, 밖으로 뛰어 나갔다.
노크는 편의점 앞 튀어나온 보도블록에 걸터앉아 지나가는 차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코즈는 옆자리에 앉아 바나나 우유에 빨대를 꼽으며 아침에 버스에서 있었던 일부터 연습실에서 벌어진 소소한 사건들까지 재잘대며 쉴 새 없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래서,
춤추는 게 그렇게 좋아? 재밌냐?"
한참을 말없이 들어주던 노크가 입을 열었다.
"응. 춤을 추는 순간에는 내가 없어져 버리는 것 같아. 이대로라면 뭐든 될 수 있을 것만 같고."
"어? 나도 그 기분 뭔지 알 것 같아."
노크는 조금 전 피아노 칠 때가 떠올랐다.
예상치 못한 말에 살짝 놀라서 고개를 휙 옆으로 돌려 코즈를 쳐다봤다.
두근.
코즈의 옆모습이 정면으로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의 얼굴을 이렇게 가까이서 쳐다보는 건 처음이다.
아무렇게나 삐져나온 잔머리부터 동그란 이마와 이어지는 시원한 콧날, 쫑긋거리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고 입술까지.
'......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