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동안 소설 쓰기 1-4
'어 벌써 10시네.'
코즈는 서둘러 연습복을 갈아입었다.
이 시간까지 남아있는 아이들은 많지 않아서 복도는 어두웠다.
혼자 걸어가려니 살짝 무서워져서 불이 켜져 있는 중앙현관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해갔다.
'연습할 때는 몰랐는데 별관에 나밖에 없나 봐. 으으 무섭다.'
순간 어디선가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악. 수위 아저씨겠지? 설마 귀신......'
잰걸음으로 종종거리며 현관에 들어선 순간,
맞은편에서 걸어오고 있는 노크가 보였다.
<노크를 찾는다면 가장 시끄럽고 사람 많은 곳으로 가라. 그 한가운데에 그가 있다.>
누군가 남긴 명언처럼 항상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노크인데 혼자 걸어오고 있는 모습이 생경했다.
'푸훗, 웬일이야. 혼자서 여태 뭐 하고 있었을까?'
아는 사람을 만나니 안심이 되며 괜스레 엄청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힘껏 손을 흔들어 봤지만 노크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이 자식, 또 음악 삼매경이구나.'
코즈는 기둥 뒤에 숨어서 노크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몰래 다가가 등짝을 힘껏 후려쳤다.
"야! 너 여기서 뭐하냐?"
"허억. 뭐... 뭐야?"
노크는 놀래서 황급히 이어폰을 빼며 뒤를 돌아봤다.
"이 시간에 반갑네. 설마 야자 한 거야?"
코즈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아C 깜놀이아! 너야말로 여태 학교에서 뭐했어?"
"누님은 요즘 콩쿨 준비로 바쁘다구. 흐흣 여태 연습했지."
"힘이 남아도는 걸 보니 좀 더 해야 할 거 같은데?"
"뭐라고? 나 지금 죽기 일보 직전까지 연습하다 온 거 거든. 넌 뭐했는데? 응?"
"오빠는 뭐 좀 하느라 바빴다~"
"역시 공부한 것은 아니구나. 여태 뭐했는데?"
"비밀이야. 뭐 그렇게 궁금한 게 많냐?"
둘은 투닥투닥하며 운동장을 걸어갔다.
까만 하늘에 손톱만 한 초승달이 걸려있고, 서늘한 가을바람에 낙엽이 또로로 굴러다닌다.
등 뒤의 학교 건물에는 남은 불빛이 거의 없다.
밤은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