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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Mars
시필사 & 시낭독/2018 매일 시필사 (30일 프로젝트)

기형도. 병

by 박지은(MyMars) 2018. 11. 13.

시필사 2일 차.



병 - 기형도


내 얼굴이 한 폭 낯선 풍경화로 보이기

시작한 이후, 나는 주어를 잃고 헤매이는

가지 잘린 늙은 나무가 되었다.


가끔씩 숨이 턱턱 막히는 어둠에 체해

반 토막 영혼을 뒤틀어 눈을 뜨면

잔인하게 죽어간 붉은 세월이 곱게 접혀 있는

단단한 몸통 위에,

사람아, 사람아 단풍든다.

아아, 노랗게 단풍든다.


고등학교 이후 시필사는 처음인 것 같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는 시집을 한 권 통째로 써서 선물하기도..가 아니라 받기도 였나.. 
암튼 손글씨 참 오랜만이다.


악보 그릴 때 맨날 연필만 쓰는데, 갑자기 펜이 쓰고 싶어 졌다. 
어릴 땐 펜대에 펜촉을 꼽고 잉크에 찍어 쓰거나 아빠 만년필 몰래 가져와서 멋 부리며 글자를 써 내려가기도 했는데..


내일은 백 년 만에 잉크를 써보리랏. 
앗솨 작업실 가는 길에 가러 가야 쥐~

시간 날 때 엄마집 가서 붓글씨도 써봐야겠다.


이 모임 신청하기 진짜 잘했네!!

다른 사람들이 쓴 시도 볼 수 있고 필사의 재미까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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