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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Mars
시필사 & 시낭독/2018 매일 시필사 (30일 프로젝트)

기형도. 소리의 뼈

by 박지은(MyMars) 2018. 11. 16.

시필사 5일 차.


소리의 뼈 - 기형도 


김교수님이 새로운 학설을 발표했다. 

소리에도 뼈가 있다는 것이었다. 

모두 그 말을 웃어넘겼다, 몇몇 학자들은 

잠시 즐거운 시간을 제공한 김교수의 유머에 감사했다. 

학장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은 일 학기 강의를 개설했다. 

호기심 많은 학생들이 장난삼아 신청했다. 

한 학기 내내 그는 

모든 수업 시간마다 침묵하는 

무서운 고집을 보여주었다. 

참지 못한 학생들이, 소리의 뼈란 무엇일까 

각자 일가견을 피력했다. 

이군은 그것이 침묵일 거라고 말했다. 

박군은 그것을 숨은 의미라 보았다. 

또 누군가는 그것의 개념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모든 고정관념에 대한 비판에 접근하기 위하여 채택된 

방법론적 비유라는 것이었다. 

그의 견해는 너무 난해하여 곧 묵살되었다. 

그러나 어쨌든 

그 다음 학기부터 우리들의 귀는 

모든 소리들을 훨씬 더 잘 듣게 되었다.




오늘의 닙은 잉크를 더 자주 찍어줘야 해서 쉽지 않았다.

잘 쓰고 싶은데 역시 시간에 쫓겨서 후다닥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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