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때에는 백일장 운문 부문에서 입상한 적도 있다.
책 읽는 것은 워낙 좋아하지만 글씨를 쓰거나 읽는 일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엄마가 취미로 서예를 굉장히 오래 하고 계시는데, 지루하기만 할 것 같은데 무슨 재미로 그렇게 글씨를 쓰고 있냐고 물어보면 엄마는 나에게, 시끄럽기만 할 것 같은데 기타는 무슨 재미로 치냐고 되묻곤 하셨다.
그런 내가 앉아서 글씨를 쓰고 읽는 것에 재미를 느끼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2018년 낯대 소모임으로 진행된 <매일 프로젝트 - 시필사>를 하게 되어 필사와 펜글씨의 세계에 입문하였고, 그동안 500여 편의 시를 필사했다.
그날의 기분이나 시의 내용에 어울리는 색의 잉크와 펜촉을 고르고 호흡을 정갈히 한 후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좋아하는 시를 써 내려가면, 생각이 비워지고 가슴은 채워진다.
그 고요한 순간을 너무나 사랑한다.
'쓰기 명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2021년부터는 필사와 낭독을 같이 하며 짧은 심정을 적는 <낭독일기, 너에게 들려주는 시>를 시작하여 오늘로 100개의 시를 다시 쓰고 읽었다.
낭독은 워낙 발음이 안 좋은 편이라 가사 전달을 위한 발음 교정의 이유도 있었는데, 시낭독을 하며 발성도 발음도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고 보이스 톤 연습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좋아하는 시를 필사하면서 여러 번 읽게 되고 낭독을 위해 다시 또 여러 번 읽으면서 곱씹어보게 되어, 조금 더 그 시를 깊게 느끼고 이해할 수 있다.
필사에 낭독까지 사실 약간 귀찮은 일이기도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단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의 참 괜찮은 취미이다.
심지어 시집도 닙도 잉크도 노트도 여타 다른 취미에 들어가는 장비에 비하면 정말 저렴하다.
매일은 못해도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내가 쓰고 읽는 시들이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위로와 용기가 될 것이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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