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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Mars

손글씨132

그날이 오면 - 심훈 [2020 시필사. 91일 차] 그날이 오면 - 심훈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頭蓋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 울며 뛰며 딩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그날이오면 #심.. 2020. 9. 13.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2020 시필사. 90일 차]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十五燭)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은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늬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조 앉어 대구국을 끓여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2020. 9. 12.
어느날 - 김용택 [2020 시필사. 89일 차] 어느날 - 김용택 나는 어느날이라는 말이 좋다. 어느날 나는 태어났고 어느날 당신도 만났으니까. 그리고 오늘도 어느날이니까. 나의 시는 어느날의 일이고 어느날에 썼다. #어느날 #김용택 #시필사 #펜글씨 #손글씨 #닙펜 #딥펜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2020. 9. 11.
꿈 - 랭스턴 휴즈 [2020 시필사. 88일 차] 꿈 - 랭스턴 휴즈 꿈을 잡아라 꿈이 사그라지면 삶은 날개 부러져 날지 못하는 새이니. 꿈을 잡아라 꿈이 사라지면 삶은 눈으로 얼어붙은 황량한 늘판이니. Dreams - Langston Hughes Hold fast to dreams For if dreams die Life is a broken-winged bird That cannot fly. Hold fast to dreams For when dreams go Life is a barren field Frozen with snow. #꿈 #랭스턴휴즈 #Dreams #LangstonHughes #시필사 #펜글씨 #손글씨 #닙펜 #딥펜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 2020. 9. 10.
새 - 이병률 [2020 시필사. 87일 차] 새 - 이병률 새 한 마리 그려져 있다 마음 저 안이라서 지울 수 없다 며칠 되었으나 처음부터 오래였다 그런데 그다지 좁은 줄도 모르고 날개를 키우는 새 날려 보낼 방도를 모르니 새 한 마리 지울 길 없다 #새 #이병률 #시필사 #펜글씨 #손글씨 #닙펜 #딥펜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2020. 9. 9.
나는 배웠다 - 마야 안젤루 [2020 시필사. 86일 차] 나는 배웠다 - 마야 안젤루 나는 배웠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것이 오늘 아무리 안 좋아 보여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내일이면 더 나아진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궂은 날과 잃어버린 가방과 엉킨 크리스마스트리 전구 이 세 가지에 대처하는 방식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걸 알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당신과 부모와의 관계가 어떠하든 그들이 당신 삶에서 떠나갔을 때 그들을 그리워하게 되리라는 것을 나는 배웠다 생계를 유지하는 것과 삶을 살아가는 것은 같지 않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삶은 때로 두 번째 기회를 준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양쪽 손에 포수 글러브를 끼고 살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무엇인가를 다시 던져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내가 열린 마음을 갖고 무엇.. 2020. 9. 8.
길 - 박노해 [2020 시필사. 85일 차] 길 - 박노해 먼 길을 걸어온 사람아 아무것도 두려워 마라 그대는 충분히 고통받아 왔고 그래도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자신을 잃지 마라 믿음을 잃지 마라 걸어라 너만의 길로 걸어가라 길을 잃으면 길이 찾아온다 길을 걸으면 길이 시작된다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니 #길 #박노해 #시필사 #펜글씨 #손글씨 #닙펜 #딥펜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2020. 9. 7.
창문의 완성 - 이병률 [2020 시필사. 84일 차] 창문의 완성 - 이병률 다음 계절은 한 계절을 배신한다 딸기꽃은 탁한 밤공기를 앞지른다 어제는 그제로부터 진행한다 덮거나 덮힌다 성냥은 불을 포장한다 실수는 이해를 정정한다 상처는 상처를 지배한다 생각은 미래를 가만히 듣는다 나중에 오는 것은 적잖이 새로운 것 네가 먼저 온다 시간은 나중은 나중에 온다 슬프게 뭉친 것은 나중까지 오는 것이다 희부연 가로등 밑으로도 휑한 나뭇가지로도 온다 한번 온 것은 돌아가는 일을 생각하지 않으며 어떤 시험도 결심도 않는다 시간은 나중 오는 것이다 네가 먼저 오는 것이다 #창문의완성 #이병률 #시필사 #펜글씨 #손글씨 #닙펜 #딥펜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0. 9. 6.
이것은 - 박상순 [2020 시필사. 83일 차] 이것은 - 박상순 이것은 감옥입니다. 세상의 경계를 생각하게 합니다. 이것은 도망자입니다. 영원으로 달아나서 여기에 미래를 남깁니다. 이것은 지옥입니다. 늘 헛것인, 환영이지만 내 가슴을 찌르는 뾰족한 가시입니다. 이것은 절벽입니다. 떨어지면 끝이어서 날아야만 합니다. 이것은 당신입니다. 당신이 침묵할 때 몸속에서 자라나는 거대한 식물입니다. 나의, 이것은. #이것은 #박상순 #시필사 #펜글씨 #손글씨 #닙펜 #딥펜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0.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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