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463 닮은 사람 하나가 어디 산다는 말이 있다 - 이병률 [2020 시필사. 107일 차] 닮은 사람 하나가 어디 산다는 말이 있다 - 이병률 어서오세요 오랜만에 오셨어요 혼자 어느 음식점에 갔다가 난데없는 인사를 받는다 나는 이 가게에 처음 온다 그냥 그러려니 넘어가는데 여행은 잘 다녀왔느냐 묻는다 아, 그냥 우연이겠지 인사와 안부 모두가 내가 속하는 집합의 순간들이겠지 한 번만 더 앞뒤가 맞아버리면 여기를 뛰쳐나갈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데 늘 드시는 걸로 드릴게요, 라고 한다 나는 수굿하게 그러라고 말한다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나온 음식을 맛있게 먹는 바람에 모든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배우로 사는 것도 좋겠어 내가 나에게 좋은 배역을 주거나 하는 일 삶의 통역사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나의 나를 나에게 잘 설명해주거나 .. 2021. 1. 8. 천사와 나눈 대화 - 윌리엄 블레이크 [2020 시필사. 106일 차] 천사와 나눈 대화 - 윌리엄 블레이크 나의 탄생을 주관한 천사가 말했다. ’기쁨과 웃음으로 만들어진 작은 존재여 가서 사랑하라, 지상에 있는 그 누구의 도움 없이도.’ #천사와나눈대화 #윌리엄블레이크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2021. 1. 8. 왜 신경 쓰는가 - 션 토머스 도허티 [2020 시필사. 105일 차] 왜 신경 쓰는가 - 션 토머스 도허티 왜냐하면 지금 저곳에 너의 위로의 말이 정확히 들어맞는 상처를 지닌 누군가가 있기 때문. #왜신경쓰는가 #션토머스도허티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2021. 1. 8. 어느 푸른 저녁 - 기형도 [2020 시필사. 104일 차] 어느 푸른 저녁 - 기형도 1 그런 날이면 언제나 이상하기도 하지, 나는 어느새 처음 보는 푸른 저녁을 걷고 있는 것이다, 검고 마른 나무들 아래로 제각기 다른 얼굴들을 한 사람들은 무엇엔가 열중하며 걸어오고 있는 것이다, 혹은 좁은 낭하를 지나 이상하기도 하지, 가벼운 구름들같이 서로를 통과해가는 나는 그것을 예감이라 부른다, 모든 움직임은 홀연히 정지 하고, 거리는 일순간 정적에 휩싸이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숨구멍 속으로 빨려들어가듯 그런 때를 조심해야 한다, 진공 속에서 진자는 곧,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검은 외투를 입은 그 사람들은 다시 저 아래로 태연히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조금씩 흔들리는 것은 무방하지 않은가 나는 그것을 본다 모랫더미 위에 몇몇 사.. 2021. 1. 8. 목계장터 - 신경림 [2020 시필사. 103일 차] 목계장터 - 신경림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나루에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산서리 맵차거든 풀 속에 얼굴 묻고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려민물새우 끓어넘는 토방 툇마루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짐 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목계장터 #신경림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2021. 1. 8. 천년의 바람 - 박재삼 [2020 시필사. 102일 차] 천년의 바람 - 박재삼 천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새없이 와서는 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년 전의 되풀이다. 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 사람아 사람아 이상한 것에까지 눈을 돌리고 탐을 내는 사람아. #천년의바람 #박재삼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2021. 1. 8. 이탈한 자가 문득 – 김중식 [2020 시필사. 101일 차] 이탈한 자가 문득 – 김중식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이탈한자가문득 #김중식 #시필사 #닙펜 #딥펜 #손글씨 #펜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2021. 1. 8. 비폭력주의자 이 세상엔 개새끼들이 왜 이렇게 많을까? 살면서 늘어나는 개새끼 목록에 분노가 솟구친다. 더욱 화가 나는 것은, 나는 사람을 때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죽여버리겠어-도 아니고, 딱 한대만 때려도 돼?-하고 나가는데도 성공하고 돌아온 날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들은 이미 울고 있어서 언제나 내가 위로를 해주고 돌아온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그 이후로는 만날 일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그렇게 언제나 한대도 못때린다. 제발 이번 개새끼도 다시는 마주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자멸하거라. 예감은 미래의 내가 와서 알려주는 것. 정말 소름 끼친다. 미래의 나는 타임머신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2020. 10. 22. 양가 감정 슬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 고통과 희열. 불안과 기대. 죄책감과 후련함. 두려움과 오만. 질투와 외면. 모든 감정은 동시에 존재한다. 아무 것도 없이 평온한 것보다는 나는 양극단 모두를 선택하겠다. 2020. 10. 18. 이전 1 ··· 118 119 120 121 122 123 124 ··· 16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