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시필사. 139일 차]
바래다줄게 - 박진이
바래다줄게, 꽃 피는 근처까지
막 햇빛이 다녀간 벤치에 앉아
지루한 발밑에서 절걱거리는
돌멩이 소리를 듣곤 했지
문득 새들이 날아들었다 흩어지고
갓 쌓인 눈에 발이 잠기는 순간까지만
바래다줘
말을 걸지 않았다면
이곳까지 올 일도 없었을 거야
어디?
오래된 질문이 마음에 들어
이따금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면
새들이 꽃나무를 흔들고 지나가는
여기 어디였는데
꽃나무 성긴 가지 틈으로
내 나이가 비치던
바래다줄게, 긴긴 봄
눈가 붉어지는 그곳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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