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들려주는 시. 133]
https://youtu.be/PsxRG32rnCw
우리는 너무 가까이 있지만
한없이 멀어져 버렸고
우리의 비밀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
숨길만한 가치가 없으면 그건 비밀이 아니지.
우리 - 오은
괄호를 열고
비밀을 적고
괄호를 닫고
비밀은 잠재적으로 봉인되었다
정작 우리는
괄호 밖에 서 있었다
비밀스럽지만 비밀하지는 않은
들키기는 싫지만
인정은 받고 싶은
괄호는 안을 껴안고
괄호는 바깥에 등을 돌리고
어떻게든 맞붙어 원이 되려고 하고
괄호 안에 있는 것들은
숨이 턱턱 막히고
괄호 밖 그림자는
서성이다가
꿈틀대다가
출렁대가가
꾸역꾸역 괄호 안으로 스며들고
우리는
스스로 비밀이 되었지만
서로를 숨겨주기에는
너무 가까이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시인이랑 직접 말을 나눠 본 것이 작년 여름이었다.
글을 잘 쓰면 말도 잘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는 분이었다.
그러고 보니 왜 나는 여태 시인을 사석에서 만나본 적이 없었던 걸까?
죄다 주변에 딴따라뿐 ㅠㅠ
공연예술대학이 아니라 그냥 예술대학을 갔었어야 하는데 ㅋㅋ
인문학도님들 특히 시인님들, 언제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여름이 가기 전에 포스팅하려고 두 손으로 고이 주고받은 소중한 책을 후다닥 읽고 한 편을 골랐다.
마지막 연이 너무 좋아서 이 시를 골랐는데 다 쓰고 난 다음에 보니, 이 시가 메인인가?
시집 살 때 받은 배지에 딱 그 문구가 쓰여 있었다.
역시 나는 정말 대중적인 감각을 가졌구나~ 어서 히트곡을 만들자~
덧,
페이스북이 해킹을 당해서 못 들어간 지 3주가 되었다.
오천명 정도의 친구와 십몇 년 어치 생활 기록이 다 사라질 수 도 있다니 너무 허탈하다.
싸이월드나 프리챌, 이글루스가 없어진 것과는 또 다른 기분이네.
근데 이 말을 왜 쓰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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