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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Mars

천양희4

그럴 때가 있다 – 천양희 [2020 시필사. 42일 차] 그럴 때가 있다 – 천양희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집에 앉아서 집에 가고 싶다는 혼잣말을 할 때가 있다 내가 나를 놓칠 때가 있다 시 씁네, 하고 스스로 고립될 때가 있다 마음 놓고 사무칠 수도 없을 때가 있다 느닷없이 검은가슴물떼새가 생각날 때가 있다 자주쓴풀이 자주 떠오를 때가 있다 무엇보다 내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그럴 때에는 가지가 찢어지도록 밝은 달이 비틀거리면 우짜노, 하면서 나를 비춰 주신다 #그럴때가있다 #천양희 #시필사 #펜글씨 #손글씨 #손글씨 #매일프로젝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0. 7. 26.
새벽에 생각하다 - 천양희 [2020 시필사. 25일 차] 새벽에 생각하다 - 천양희 새벽에 홀로 깨어 있으면 노트르담의 성당 종탑에 새겨진 ‘운명’이라는 희랍어를 보고「노트르담의 꼽추」를 썼다는 빅토르 위고가 생각나고 연인에게 달려가며 빨리 가고 싶어 30분마다 마부에게 팁을 주었다는 발자크도 생각난다 새벽에 홀로 깨어 있으면 인간의 소리를 가장 닮았다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가 생각나고 너무 외로워서 자신의 얼굴 그리는 일밖에 할 일이 없었다는 고흐의 자화상이 생각난다 새벽에 홀로 깨어 있으면 어둠을 말하는 자만이 진실을 말한다던 파울 첼란이 생각나고 좌우명이 진리는 구체적이라던 브레히트도 생각난다 새벽에 홀로 깨어 있으면 소리 한 점 없는 침묵도 잡다한 소음도 훌륭한 음악이라고 한 존 케이지가 생각나고 소유를 자유로 바꾼 디오게.. 2020. 7. 10.
시라는 덫 - 천양희 [2019 매일 시필사 - 24일 차. 2019.10.13 00:21] 시라는 덫 - 천양희 쓸쓸한 영혼이나 편들까 하고 슬슬 쓰기 시작한 그날부터 왜 쓰는지를 안다는 말 생각할 때마다 세상은 아무나 잘 쓸 수 없는 원고지 같아 쓰고 지우고 다시 쓴다 쓴다는 건 사는 것의 지독한 반복 학습이지 치열하게 산 자는 잘 씌어진 한 페이지를 갖고 있지 말도 마라 누가 벌받으러 덫으로 들어가겠나 그곳에서 나왔겠나 지금 네 가망(可望)은 죽었다 깨어나도 넌 시밖에 몰라 그 한마디 듣는 것 이제야 알겠지 나의 고독이 왜 아무 거리낌 없이 너의 고독을 알아보는지 왜 몸이 영혼의 맨 처음 학생인지 #시라는덫 #천양희 #시필사 #손글씨 #펜글씨 #닙펜 #딥펜 #백일프로젝트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2020. 7. 7.
생각이 달라졌다 - 천양희 [2019 매일 시필사 - 23일 차. 2019.10.13 00:18] 생각이 달라졌다 - 천양희 웃음과 울음이 같은 음音이란 걸 어둠과 빛이 다른 색이 아니란 걸 알고난 뒤 내 음색音色이 달라졌다 빛이란 이따금 어둠을 지불해야 쐴 수 있다는 생각 웃음의 절정이 울음이란 걸 어둠의 맨 끝이 빛이란 걸 알고난 뒤 내 독창이 달라졌다 웃음이란 이따금 울음을 지불해야 터질 수 있다는 생각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별처럼 나는 골똘해졌네 어둠이 얼마나 첩첩인지 빛이 얼마나 겹겹인지 웃음이 얼마나 겹겹인지 울음이 얼마나 첩첩인지 모든 그림자인지 나는 그림자를 좋아한 탓에 이 세상도 덩달아 좋아졌다 #생각이달라졌다 #천양희 #시필사 #손글씨 #펜글씨 #닙펜 #딥펜 #백일프로젝트 #카카오프로젝트100 #낯선대학 2020.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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