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필사 & 시낭독673 창문 - 포루그 파로흐자드 [2021 시필사. 139일 차] 창문 - 포루그 파로흐자드 보기 위한 하나의 창문 듣기 위한 하나의 창문 우물 같은 하나의 창문 그 깊은 곳에서 지구의 심장과 맞닿은 우물 지지 않는 푸른빛 광활한 친절을 향해 열려 있는 우물 고독한 작은 두 손을 자비로운 별들이 선물한 밤의 향기로 가득 채우는 하나의 창문 그곳에서는 가능하리라 제라늄 꽃의 고독한 축제에 태양을 초대하는 일이 나에게는 하나의 창문이면 충분하다 나는 인형들의 땅에서 왔다 그림책 정원에 있는 종이 나무 그늘 아래 순수한 흙바닥 골목에서 사랑과 우정 한 번 꽃피워 본 적 없는 메마른 계절들 결핵 걸린 학교의 책상 뒤에서 색 바랜 알파벳 문자들을 익혀 가던 나날들 아이들이 칠판 위에 '돌'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었던 순간들과 놀란 찌르레기들이 .. 2021. 5. 19. 도둑이 든 여름 - 서덕준 [2021 시필사. 138일 차] 도둑이 든 여름 - 서덕준 나의 여름이 모든 색을 잃고 흑백이 되어도 좋습니다 내가 세상의 꽃들과 들풀, 숲의 색을 모두 훔쳐올 테니 전부 그대의 것 하십시오 그러니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도둑이든여름 #서덕준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5. 19. 노독 - 이문재 [2021 시필사. 137일 차] 노독 - 이문재 어두워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 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물 앞에서 문 뒤에서 멈칫거린다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길래 등불 이리 환한가 내 그림자 이토록 낯선가 등불이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유일한 빈틈일 때 내 몸의 끝에서 떨어지는 파란 독 한 사발 몸 속으로 들어온 길이 불의 심지를 한 칸 올리며 말한다 함부로 길을 나서 길 너머를 그리워한 죄 #노독 #이문재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5. 17. 우리는 매일매일 - 진은영 [2021 시필사. 136일 차] 우리는 매일매일 - 진은영 흰 셔츠 윗주머니에 버찌를 가득 넣고 우리는 매일 넘어졌지 높이 던진 푸른 토마토 오후 다섯 시의 공중에서 붉게 익어 흘러내린다 우리는 너무 오래 생각했다 틀린 것을 말하기 위해 열쇠 잃은 흑단상자 속 어둠을 흔든다 우리의 사계절 시큼하게 잘린 네 조각 오렌지 터지는 향기의 파이프 길게 빨며 우리는 매일매일 #우리는매일매일 #진은영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5. 16. 바람은 그대쪽으로 - 기형도 [2021 시필사. 135일 차] 바람은 그대쪽으로 - 기형도 어둠에 가려 나는 더 이상 나뭇가지를 흔들지 못한다. 단 하나의 靈魂을 준비하고 발소리를 죽이며 나는 그대 窓門으로 다가간다. 가축들의 순한 눈빛이 만들어내는 희미한 길 위에는 가지를 막 떠나는 긴장한 이파리들이 공중 빈곳을 찾고 있다. 외롭다. 그대, 내 낮은 기침 소리가 그대 短篇의 잠속에서 끼여들 때면 창틀에 조그만 램프를 켜다오. 내 그리움의 거리는 너무 멀고 沈默은 언제나 이리저리 나를 끌고 다닌다. 그대는 아주 늦게 창문을 열어야한다. 불빛은 너무 약해 벌판을 잡을 수 없고, 갸우뚱 고개 젓는 그대 한숨 속으로 언제든 나는 들어가고 싶었다. 아아, 그대는 곧 입김을 불어 한 잎의 불을 끄리라. 나는 소리 없이 가장 작은 나뭇가지를 .. 2021. 5. 15. 밤비 - 유치환 [2021 시필사. 134일 차] 밤비 - 유치환 해 지자 날 흐리더니 너 그리움처럼 또 비 내린다 문 걸고 등 앞에 앉으면 나를 안고도 남는 너의 애정 #밤비 #유치환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5. 14. 벽 속으로 - 나희덕 [2021 시필사. 133일 차] 벽 속으로 - 나희덕 어느 날 흰 벽이 찾아왔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저 눈동자 돌연한 흰 벽의 시선에 중심을 잃고 기우뚱거리기 시작한다 물렁물렁한 반죽처럼 던져진 수직의 늪 온 몸을 휘감아 들일 것 같은 흡반과 손에 잡힐 것 같은 밧줄과 당장이라도 밀고 들어올 것 같은 바퀴들로 술렁거리는 벽 그래, 몸의 힘을 빼고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거야 벽 속으로 저 열린 눈동자 속으로 #벽속으로 #나희덕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5. 13. 흰 눈 내리는 밤 - 황인숙 [2021 시필사. 132일 차] 흰 눈 내리는 밤 - 황인숙 이것은 순수한 현재. 가득 차오르는 이것은 순수한 현재의 입김, 시선의 집중포화, 거침없는 손길. 흠뻑 고요하고 흠뻑 눈부신 네 꿈속에 깃든 나의 꿈. 우리의 하얀 천국. 보이니? 눈 오는 숲은 일요일이다. 영원히 계속될 듯. 하지만 마침내 그칠 것이다. 그때 눈은 숲의 내부로 스며든다. 내 손이 닿지 않는 데까지 낙망하지는 말아다오. 어쨋든 지금은 순수한 현재. #흰눈내리는밤 #황인숙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5. 12. 사랑 - 김민소 [2021 시필사. 131일 차] 사랑 - 김민소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너로 인해 내 눈빛은 살아있고 들리지 않아도 들리는 너로 인해 내 귀는 깨어있다 함께하지 않아도 느끼는 너로 인해 내 가슴은 타오르고 가질 수 없어도 들어와 버린 너로 인해 내 삶은 선물이어라 #사랑 #김민소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2021. 5. 11. 이전 1 ··· 30 31 32 33 34 35 36 ··· 7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