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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Mars
예술가의 길/2020 매일 음악하기 (백일 프로젝트)

21일 차. 클래식 기타 연습

by 박지은(MyMars) 2020. 2. 18.

이두헌 님 페북에서

예전에, '다섯 손가락'의 이두헌 선생님 포스팅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은 일이 있었어요.

무엇을 위한 것이 아닌, 연주를 위한 연주를 해야겠다고 말이죠.



오늘은 클래식 기타를 연습하는 날이었는데, 어제 통기타를 연습해서 손에 힘이 너무 들어가더군요. 

나일론 줄은 좀 부드럽게 쳐야 하는데 강약 조절이 진짜 어려워요. 

이러다가 일렉 치면 얇은 줄이 또 새롭고, 베이스 치면 너무 굵고 ㅋㅋㅋ



무튼 오늘은 기분이 굉장히 좋은데요, 드디어 카바티나가 들을만해졌어요!

며칠 전에 악보는 다 외웠는데, 좀 전에 존 윌리엄스 동영상 보며 악보랑 다른 운지도 고치고 해서 드디어드디어 느리게 완곡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ㅎㅎ



1월 9일에 연습을 시작했는데 첨엔 몇 마디 안가 도저히 못 들어줄 수준이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완성될 거 같아요. 

이게 과연 될까 싶었는데 매일 조금씩이라도 치니까 되네요! 세 달 목표했는데 두 달이면 될 거 같은~



몇 시간이고 똑같은 걸 치며 나는 왜 이 짓을 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 때면,

내 안에서 울리고 있는 이 선율이 너무 아름다워서 멈출 수가 없고, 그래서 더 잘하고 싶다, 더 좋은 연주를 하고 싶다, 내가 감동하고 싶다.. 뭐 이런 잡념들이 떠오르곤 합니다.



올해는, "나를 위한 음악을 하자"는 목표를 세웠어요.

내가 좋아하는 곡들을 치면서 참 행복을 느낍니다 ㅋㅋ

전에는 공연이나 녹음할 곡이 정해지면 그걸 위해 연습했는데, 이제는 반대의 순서로 해보고 싶어요.

'그냥' 기타를 치는 것.. 첨부터 그게 좋아서 기타를 치기 시작했으니까요.



나이가 들며 연주가 다르게 다가오네요.

뭐든 오래 하면 득도하는 거 같습니다.

앞으로 50대, 60대, 더 나이가 들면 또 어떤 기분이 될지 궁금해져요.


오늘의 추천곡은 베토벤 소나타 8번 '비창' 2악장입니다.

코헨 감독의 영화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를 보면, 베토벤 소나타들이 흑백의 필름에 어떤 감성을 더해 주는지 놀랍도록 강렬한 경험을 하실 수 있어요.

어느 날, 지나는 거리가 흑백 영화처럼 느껴질 때, 머릿속에서 비창 2악장이 끝없이 반복되기도 하죠.

https://youtu.be/v640sIpJVzc

Ludwig van Beethoven -- Sonata №8 Pathetique / "The Man Who Wasn't There"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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