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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Mars
시필사 & 시낭독/2018 매일 시필사 (30일 프로젝트)

소주 한 병이 공짜 - 임희구

by 박지은(MyMars) 2020. 6. 15.

[시필사 25일 차. Dec 05. 2018]

소주 한 병이 공짜 - 임희구

 

막 금주를 결심하고 나섰는데 

눈앞에 보이는 것이 

감자탕 드시면 소주 한 병 공짜란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삶이 이렇게 난감해도 되는 것인가 

날은 또 왜 이리 꾸물거리는가 

막 피어나려는 싹수를 

이렇게 싹둑 베어내도 되는 것인가 

짧은 순간 만상이 교차한다 

술을 끊으면 술과 함께 덩달아 

끊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 한둘이 어디 그냥 한둘인가 

세상에 술을 공짜로 준다는데 

모질게 끊어야 할 이유가 도대체 있는가 

불혹의 뚝심이 이리도 무거워서야 

나는 얕고 얕아서 금방 무너질 것이란 걸 

저 감자탕집이 이 세상이 

훤히 날 꿰뚫게 보여줘야 한다 

가자, 호락호락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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