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시필사. 217일 차]
원스 인 어 블루문 (Once in a blue moon) - 정채원
한 달에 두 번 보름달이 뜬다네
두 번째 보름달은 푸른 달이지
구름 속으로 하마가 날아다니고
발 없는 새들이
숲 속에서 마지막 춤을 추는 밤
헤어진 연인들이
달나라에서 문자를 보내오고
사과꽃이 한꺼번에 후드득 진다네
눈먼 새는
암청 하늘로 황급히 날아가고
다음 날엔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다네
푸른 달 아래 사과꽃 밟으며
우린 누구나 죄인이 되지만
누군가는 아직도 무염시태를 꿈꾸지만
나는 장미보다 가시의 정원을 꿈꾸네
모든 상처 간신히 아문 뒤에 감기로 죽고 싶지는 않다네
죽음이 살갗 밖으로 푸르스름 혈관처럼 내비치는 밤
달빛이 분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색소폰을 불며
비소 먹은 듯 그렇게 푸른 꽃을 피우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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