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한테도아무한테도1 아무한테도 아무한테도 - 이병률 [2020 시필사. 80일 차] 아무한테도 아무한테도 - 이병률 1 그 땅에는 뽑아내고 뽑아내도 자꾸만 그 나무가 자란다고 했다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땅에 유독 그 자리에 그 나무만 자라난다고 했다 2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라는 소릴 들었다 사랑한다면서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라는 말만 들었다 사랑한다는 감정의 판지를 덮고도 이토록 추운 것은 혓바닥으로 죽은 강물을 들이켜 한꺼번에 휘파람 불 수 없다는 증거 한 덩어리의 바람이 지나고 한 시대를 에워 가릴 것처럼 닥치는 눈발까지도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라는 소리로만 들렸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는 말만 거셌다 돌에서 물이 흐르고 그 물이 굳어 돌이 되고 그 돌에 틈바구니 생기도록 사무치고 사무쳐도 나 또한 아무한테도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자는 소리만 되뇌었다.. 2020. 9. 2.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