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시필사. 100일 차]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 주며 - 올라브 H. 하우게
그것이 자기 위로 내려올 때
무엇을 해야만 하나
춤추며 떨어지는 무리들을 향해
서투른 창을 던져야 하나
어깨를 구부린 채
오는 대로 받아들여야 하나
해질 무렵 나는
막대기를 들고 과수원을 뛰어다닌다
도와 주려고
별로 힘든 일도 아니다
막대기로 툭 치거나
잔가지 끝을 휙 잡아당기기만 하면 된다
사과나무가 튕기듯 제자리로 돌아오는 동안
고스란히 눈을 뒤집어쓰긴 해도
어린 나무들은 무척 자신만만하다
바람 말고는
어떤 것에도 숙이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그저 즐거움이요 설레이는 놀이일 뿐
열매를 맺어 본 나무들은
눈을 한아름 얹고도
아무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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