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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Mars
스터디 기록/문학. 책

리어 왕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미영/최종철 옮김)

by 박지은(MyMars) 2025. 1. 20.

[을유문화사 세계문학전집 모두 읽기 독서 모임 #3-2] 

 

셰익스피어는 아주 어릴 적에 읽어서 주인공 이름 정도 빼곤 등장인물들도 잘 기억이 안 나고 이 작품 저 작품이 머릿속에서 섞여서 줄거리도 헷갈렸었다.

이번에 다시 읽으며 마치 막장 아침드라마 같은 급격한 전개와 막말에 깜짝 놀랐다.

이렇게까지 충격적인 작품이었다니!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처참한 '비극의 비극'이라는 '리어 왕'.

있음과 없음, 진실과 거짓, 믿음과 배신, 효와 부, 그리고 사랑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엄청난 오해를 받으면서도 고집스럽게 신념과 진심을 지킨 코델리아의 이 대사가 오래 기억날 것 같다.

"사랑으로 침묵하라."
"내 사랑은 내 혀보다 무거우니까."

셰익스피어 4대 비극 리커버 특별판 세트 (민음사) - 표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리커버 특별판 세트 (민음사) - 빅데이터 분석

 

셰익스피어 4대 비극 리커버 특별판 세트 (민음사) - 등장인물 관계도

 

셰익스피어 4대 비극 리커버 특별판 세트 (민음사) - 스터디 가이드

 

p.33 - 2025.01.03

코델리아 - (방백) 코델리안 뭐라 하지? 사랑으로 침묵하라.

 

p.35 - 2025.01.03

코델리아 - 없습니다.

리어 - 없음은 없음만 낳느니라. 

 

리어 - 그렇게 어린데 그렇게 무정하냐?

코델리아 - 이렇게 어린데도, 전하, 진실하옵니다

 

p.41 - 2025.01.03

코델리아 - 그래도 전하께 간청컨대, 

               의도 없이 말로만 기름 치는 기술이 

               저에게 없다 해서 ─ 좋은 뜻이 있으면 전 

               말에 앞서 실천하니까요 ─ 이건 밝혀 주십시오,

               전하의 은총을 제게서 앗아 간 건 

               사악한 오점이나 살인 또는 추잡함,

               부정한 행위나 천한 짓이 아니라 

               그것이 없기에 제가 더욱 부자인 

               늘 조르는 눈빛과, 못 가져서 전하의

               호감을 잃었지만 안 가져서 저는 기쁜 

               혀라는 사실을. 

 

p.43 - 2025.01.03

코델리아 - 시간은 숨어 있는 흉계를 드러내고 

               감춰진 잘못을 창피 주며 비웃지요.

 

p.46 - 2025.01.03

에드먼드 - 없습니다, 백작님. 

글로스터 - 없어? 그럼 및 때문에 그걸 그리도 무섭게 주머니에 

               급히 집어넣었느냐? 없음의 본질은 그 자체를 숨길 필

               요가 없는 법. 

 

p.49 - 2025.01.03

에드먼드 - 이건 세상 사람들의 순전한 바보짓인데, 우리가 불운

               에 빠졌을 때 ─ 그건 종종 우리 자신의 행동이 지나

               쳤기 때문인데  ─ 우린 그 재난을 태양이나 달이나 별

               들의 탓으로 돌린단 말이야. 마치 우리가 불가피하게 

               악당이 되고 하늘이 강요해서 바보가 되고 천체의 우

               열로 나쁜 놈 도둑놈 배신자가 되며, 행성의 영향력에

               강제로 복종당해 주정뱅이, 거짓말쟁이, 간통범이 되

               기나 하는 것처럼, 그리고 우리의 못된 점은 죄다 하늘

               이 떠맡긴 것처럼.

 

p.128 - 2025.01.03

글로스터 - 갈 길이 없으니 눈은 필요 없다네.

               보았을 땐 넘어졌어. 자주 눈에 띄지만

               우리는 있으면 자만하고 순전한 결핍도

               쓸모가 있는 법. 

 

에드거 - (방백) 맙소사! 그 누가 난 지금 최악이다.' 할 수 있지?

            난 더 나쁜 적 없었다.

 

            (방백) 하지만 더 나빠질 수도 있어. '최악이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한 최악은 아니다.

 

p.186 작품해설- 2025.01.08

이 대답에도 만족할 수 없는 리어 왕은 다시 코텔리아를 재촉하여 좀 더 긴 답을 얻어 내지만 그 요지는 여전히 '사랑을 말로 할 수는 없음'이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 사랑은 언니들의 대답처럼 말이 아니라 자식 된 도리의 당연한 발로이며 그것은 오직 행동으로 그 실체가 드러나는 것이지 말로 연기는 순간 그것은 실체와 분리되어 헛말이 된다고 항변한다. 그것도 최소한의 언어를 동원하여. 왜냐하면 코델리아는 사랑의 표현 자체를 위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그녀의 반응은 단순히 언니들의 화려한 수사에 대한 반감에서 생긴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그녀의 착한 본성, 거짓으로 무엇을 꾸며 내거나 포장하지 못하는 성품을 드러내는 것이며 이는 앞선 그녀의 반응에서 이미 그 단초를 드러낸 바 있다. 언니 고너릴의 거짓말 뒤에 코델리아는 방백으로 "코델리안 뭐라 하지? 사랑으로 침묵하라."라고 자기 진심을 밝혔으며, 리건의 거짓말 뒤에도 "내 사랑은/분명히 내 입보다 더 무거우니까."라고 재차 자신의 마음을 우리에게 확인시켜 주었다. 즉, 자신의 말 '없음'은 사랑의 없음이 아니라 사랑의 표현할 수 없음, 다시 말하면 그것의 '있음'을 가장 정확하고 진실되게 표현하는 말이라고. 그러나 리어 왕은 이런 코델리아의 말뜻을 정반대의 의미로 받아들인다. 그녀에게는 아 버지에 대한 사랑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그것을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고. 그리고 말로 표현하지 않거나 못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솔직함'이라는 '오만함'이라고. 그런 다음 그는 코델리아와의 혈연관계를 부인하고 그녀의 묶을 나머지 두 딸에게 다시 나누어 준 다음 그녀를 지참금 없이 프랑스 왕에게 넘겨주고 퇴장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앞서 글로스터의 경우처럼 리어 왕의 눈멂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 그는 고너릴과 리건의 사랑 표현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p.192 작품해설 - 2025.01.08

리어의 있음은 이제 순전한 없음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그런 계산에 전적으로 의지했던 리어의 삶, 구체적으로 그의 사고방식 또는 이성은 그 바탕이 허물어진다. 이 딸들의 텅 빈 사랑, 또 그것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공표하는 그들의 배은망덕은 이제 그에게 너무나 커다란 충격이고 그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리어 왕은 정신을 잃기 시작한다. "오, 바보야, 난 이제 미치련다." 

리어 왕의 광기는 글로스터의 경우처럼 아무런 소득 없는 고통 만은 아니다. 그는 미치기 전후 그리고 미친 가운데서도, 아니 차라리 미칠 지경 또는 미쳤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태에서 그리고 모두가 그에게 아첨하던 시절에는 도저히 알 수 없었던 진실에 새롭게 눈뜬다. 예를 들면, 리어는 이 세상에 헐벗고 굶주린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고 그들에게 동정심을 느낀다. 또한 리어는 누더기만 걸친 에드거를 보고는 인간의 감춰진 본질을 꿰뚫어본다. "넌 물 그 자체이고. 문명을 떨쳐 버린 인간은 바로 너처럼 불쌍한 알몸의 두발짐승에 지나지 않아."라고 하면서. 그리고 인간의 출생과 그 의미에 대한 슬프고도 감동적인 설교도 한다. "넓고 넓은 바보들의 무대로 나왔다고/우리는 태어날 때 운다네."라고 하면서.

그러나 리어 왕의 이런 깨달음은 그가 얻은 지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가 있을 때에만 빛을 발하고 그것을 배경으로 했을 때만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그가 눈을 뽑히는 것보다 더 큰 아픔을 통해, 오직 광기의 고통을 통해 알게 된 코델리아의 진심이다. 


을유세계문학전집 3
 

-알라딘 eBook <리어 왕>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미영 옮김) 중에서

 

p.14 - 2024.12.30

코딜리아 - 그저 사랑만 할 뿐, 그리고 침묵을 지킬 수밖에.

 

               내 사랑은 내 혀보다 무거우니까.

p.15 - 2024.12.30

코딜리아 - 불행하게도 저는 제 마음을 제 입으로 끌어 올릴 줄 모릅니다.

 

p.16 - 2024.12.30

리어 - 그렇게 어린데도 그렇게 모질단 말이냐?

코딜리아 - 그렇게 어리지만 그렇게 진실된 거지요.

 

p.25 - 2024.12.30

코딜리아 - 궁지에 몰렸을 때 꾀로 감춘 것들도

               시간이 지나면 다 드러나게 마련이에요.

               시간은 처음에는 잘못을 덮어 주지만 나중에는 부끄러워하며 비웃으니까요.

 

p.130 - 2025.01.05

에드가 - 최악의 상황이 돼 운명의 수레바퀴 가장 밑바닥에 있을 때야말로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어 오히려 희망을 가질 수 있을 때지.

            제일 슬픈 추락은 오히려 가장 형편 좋은 사람한테 오는 법이야.

            최악의 상황이라면 앞으로 좋아질 일만 남아 있지.

            그렇다면 환영한다.

            내가 껴안고 있는 실체 없는 공기여!

            네가 최악의 상태로 날려 보낸 이 불쌍한 놈은 더 이상 네 바람에 잃을 것이 없으니.

 

p.131 - 2025.01.05

글로스터 - 난 갈 곳이 없으니 눈도 필요 없다네.

               눈이 보일 때에도 나는 발이 걸려 비틀거렸지.

               종종 벌어지는 일이네만, 많은 걸 가졌을 때는 자만해서 실수를 하고, 가진 게 없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되기도 하는 법이야.

 

p.131 - 2025.01.05

에드가 - 앞으로 더 나빠질 수도 있겠지.

            ‘이게 최악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한 최악은 아닌 거야.

 

p.137 - 2025.01.05

고너릴 - 이 키스가 말을 할 수 있다면 당신 영혼을 공기 중으로 힘차게 솟아오르게 할 텐데.

 

            설사 죽음을 향해 가더라도 나는 당신 것입니다.

 

p.155 - 2025.01.05

글로스터 - 앞으로는 고통이 ‘이젠 됐어, 이젠 그만’이라고 외치면서 죽어 버릴 때까지 그 고통을 참아 낼 테요.

 

2024. 12. 8. @스터디 카페 모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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