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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Mars
시필사 & 시낭독/2021 시필사 : 1일 1시

절벽 - 이상

by 박지은(MyMars) 2021. 9. 12.

[2021 시필사. 255일 차]

절벽 - 이상

 

꽃이 보이지 않는다. 꽃이 향기롭다. 향기가 만개한다. 나는 거기 묘혈을 판다. 묘혈도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묘혈 속에 나는 들어앉는다. 나는 눕는다. 또 꽃이 향기롭다. 꽃은 보이지 않는다. 향기가 만개한다. 나는 잊어버리고 재차 거기 묘혈을 판다. 묘혈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묘혈로 나는 꽃을 깜빡 잊어버리고 들어간다. 나는 정말 눕는다. 아아. 꽃이 또 향기롭다. 보이지도 않는 꽃이 ㅡ 보이지도 않는 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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