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MyMars
시필사 & 시낭독/2021 시필사 : 1일 1시

저, 그늘 - 허형만

by 박지은(MyMars) 2021. 1. 22.

[2021 시필사. 19일 차]

저, 그늘 - 허형만

 

사랑이여

저, 그늘 같은 사랑이여

나의 마음이 저만큼 비어

저만큼 넉넉했음 좋겠다

 

허공이

오체투지로 삼천 배를 바쳐서

마침내 공양하듯 이뤄낸

저, 그늘

 

슬퍼서 더는 슬퍼할 수 없는 목숨들

기어서도 더는 기어갈 수 없는 목숨들

벗고도 더는 벗을 수 없는 목숨들

주려서 더는 주릴 힘도 없는 목숨들

 

무량, 무량으로 쌓이는

저, 그늘

고봉으로 들이켰음 좋겠다

사랑이여, 저 그늘 같은 서늘한 사랑이여

 

나의 마음이 저만큼 비어

저만큼 넉넉하지 않아도 좋겠다      

 

#저그늘 #허형만 #시필사 #닙펜 #딥펜 #펜글씨 #손글씨 #매일시쓰기 #1일1시 #하루에시한편 #이른아침을먹던여름 #thatsummerwithyou

반응형

'시필사 & 시낭독 > 2021 시필사 : 1일 1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우사 - 백석  (0) 2021.01.22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0) 2021.01.22
빈집 - 기형도  (0) 2021.01.22
집 - 이용악  (0) 2021.01.17
빛 - 바알 셈 토브  (0) 2021.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