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시필사. 43일 차]
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 – 이대흠
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
이마에서 북천의 맑은 물이 출렁거린다
그 무엇도 미워하는 법을 모르기에
당신은 사랑만 하고
아파하지는 않는다
당신의 말은 향기로 시작되어
아주 작은 씨앗으로 사라진다
누군가가 북천으로 가는 길을 물으면
당신은 그의 눈동자를 들여다본다
거기 이미 출렁거리는 북천이 있다며
먼 하늘을 보듯이 당신은
물의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는 순간 그는
당신의 눈둥자 속에 풍덩 빠진다
북천은 걸어서 가거나
헤엄쳐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당신의 눈동자를 거치면
바로 갈 수 있지만
사람들은 그곳에 들어가지 못하고
걷거나 헤엄을 치다가
되돌아나온다
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
사랑을 할 줄만 알아서
무엇이든 다 주고
자신마저 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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