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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Mars
스터디 기록/문학. 책

골짜기의 백합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정예영 옮김)

by 박지은(MyMars) 2025. 3. 29.
을유세계문학전집 4
 
[을유문화사 세계문학전집 완독 모임 #4] 

 
을유문화사 세계문학전집을 순서대로 매달 한 권씩 함께 읽어나가는 1x 년 프로젝트, 4번째 모임.
지난달에는 그 유명한 발자크의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사실 지금껏 그의 소설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어 궁금했는데, 을유세계문학전집에는 '골짜기의 백합' 외에도 그의 작품이 몇 편 더 있어서 앞으로의 독서가 더욱 기대된다.
 
초반에는 도무지 끝나지 않는 프랑스 문학 특유의 만연체 문장에 힘들었지만, 중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의 속도가 붙으며 점점 재미있어진다. 400페이지가 넘는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연상의 백작부인 앙리에트에게 빠져버린 나약하고 이기적인 주인공 펠릭스의 내면이 1인칭 시점으로 섬세하게 그려지는데, 이 모든 것이 나탈리에게 쓴 편지라는 것이 반전이다. 
특히 마지막에 나탈리가 예의 바르게 조목조목 팩폭을 가해주는 부분은 진짜 통쾌하다. 여기서 발자크의 위대함을 새삼 느꼈다. 마지막에 이렇게 한방에 남주를 뭉개버리다니!

 
그리고 실제 경험담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요즘 드라마에 나와도 손색없을 상황과 대사가 너무 찰져서 머릿속으로 장면들을 상상하면서 보게 된다. 
레이디 더들리를 보러 백작부인이 들판으로 가는 씬은 정말 소름 끼치도록 뛰어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3자 대면이란;;;
 
고전을 읽는 일은 언제나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사랑과 욕망, 도덕과 자유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감정의 본질은 시대를 초월해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https://youtu.be/Urs3sqU83d8?si=0vbPCsZNRMnqjyyE

발자크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알라딘 eBook <골짜기의 백합>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정예영 옮김) 중에서
 
p.33 - 2025.01.31
내가 왜 투렌을 사랑하는지 묻지 마라. 그곳을 나는 요람을 사랑하듯이 사랑하지도, 사막의 오아시스를 사랑하듯이 사랑하지도 않는다. 나는 그곳을 예술가가 예술을 사랑하듯이 사랑한다. 당신만큼 사랑하지는 않지만 투렌 없이 나는 아마 살 수 없을 것이다.
 
p.77 - 2025.01.31
부인은 젊은 가슴을 산산조각 내는 무언의 감사를 보냈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들에게만 보내는 눈길을 내게 주었던 것이다! 그 축복받은 저녁 이후로 그녀는 내게 말을 할 때 항상 나를 쳐다보았다. 돌아갈 때의 나의 기분을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내 정신이 육체를 흡수해 버려, 무중력 상태가 되어, 걷는 것이 아니라 날았다. 내 안에서 그 눈길을 느꼈다. 그것은 나를 빛으로 채웠다.
 
p.92 - 2025.01.31
“아닙니다.” 그녀는 화강암도 가를, 체념한 여인들의 미소를 흘리면서 말을 이었다. “이런 고백에 대해 놀라지 말아요. 인생을 당신이 상상하거나 희망하는 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여 줄 뿐입니다. 우리는 각자 단점과 장점이 있지요. 내가 낭비벽이 심한 사람과 결혼했다면, 그는 나를 파산시켰겠죠. 열정적이고 관능적인 젊은이의 아내가 되었다면, 그는 인기가 많아서 어쩌면 그를 내 곁에 잡아 두지 못했을지도 모르죠. 그러면 그는 나를 버렸을 테고, 나는 질투심으로 죽었을 거예요. 나는 질투심이 많아요!” 그녀는 마치 지나가는 뇌우의 천둥소리와 같은,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백작은 온 마음을 다해 나를 사랑합니다. 막달레나가 단지 안에 남은 향수를 다 그리스도의 발치에 부었듯이 그의 가슴속에 있는 모든 애정을 내 발치에 쏟아 바친답니다. 믿어 주세요! 불행히도 한평생의 사랑은 지상에서는 예외입니다. 모든 꽃은 시들기 마련이고, 큰 기쁨은 뒤끝이 좋지 않아요. 그것도 뒤끝이 있어야 말이지요. 실재의 삶은 번민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것은 햇빛을 받지 않아서 초록색을 잃지 않은, 테라스 밑에 뿌리내린 이 쐐기풀 같아요. 북방의 나라에서처럼 이곳에서는 가끔, 무척 드물지만, 하늘이 미소를 짓는데, 그럴 때면 그간의 고생을 보상받습니다. 그리고 헌신적인 어머니들은 기쁨보다는 희생에서 보람을 느끼지 않겠습니까? 여기서 나는 하인들이나 아이들을 향하는 번개를 내게로 유인하면서 은밀한 힘을 주는 어떤 감정을 느낍니다. 전날의 체념은 항상 그 다음날의 체념을 준비하죠. 하느님은 나를 희망 없이 그냥 내버려 두지는 않으십니다. 내 아이들의 건강 상태가 처음에는 나를 절망에 빠뜨렸지만, 이제 그들은 성장할수록 호전되고 있어요. 그리고, 결국 우리의 집은 아름다워졌고, 잃었던 재산은 복구되고 있습니다. 백작의 노후가 나로 인해 행복해질 수 있을지 누가 압니까? 믿으세요! 대심판자 앞에 나아갈 때 푸른 종려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삶을 저주하던 이를 위로받은 상태로 데려다 주는 사람은 자신의 고통을 환희로 승화시킨 사람입니다. 나의 수난이 가족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면 수난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p.95 - 2025.01.31
살인적인 목소리가 으르렁거리고 마음이 약해지는 순간에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줄, 나를 심판하지 않을 친구, 전혀 경계하지 않아도 되는 거룩한 친구를 원했어요. 젊음은 고결하고, 거짓말을 모르고, 희생할 줄 알면서, 사심이 없지요. 당신의 집요함을 보고, 솔직히 나는 하늘의 계시인 줄 알았습니다. 사제가 모두를 위한 것처럼 나만을 위한 영혼이 나타났다고 믿었습니다. 고통이 넘칠 때 그것을 토로할 수 있는, 계속 억누르면 질식할 정도로 참을 수 없는 비명을 들려줄 수 있는, 그런 영혼이라고 믿었어요. 
 
p.106 - 2025.01.31
나는 그녀가 자유로워지기를 바랄 만큼 나를 사랑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사랑이 범죄 앞에 주저하는 한,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사랑은 무한해야 한다. 내 가슴이 너무나 아프게 미어졌다.
 
p.107 - 2025.01.31
나는 정치적인 통찰력이 따스한 애정 뒤에 숨은 이런 이야기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두 가지를 겸비한 여성은 너무나 매혹적이다. 그런 여성은 가장 날카로운 논리도 감성으로 포장할 줄 안다.
 
p.114 - 2025.01.31
결국 훗날 나는 이토록 충만한 행복의 원인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 내 나이에는, 어떠한 이해관계도 감정을 왜곡시키지 않았고, 급류처럼 쏟아져서 모든 것을 쓸어 가며 굽이치는 사랑의 흐름을 어떤 야심도 가로지르지 않았다. 그렇다, 후에는 사랑하는 여인을 여인 자신으로서 사랑한다. 그러나 첫사랑을 할 때에는 그녀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그녀의 아이들이 내 아이요, 그녀의 집이 내 집이고, 그녀의 이해관계가 내 이해관계이고, 그녀의 불행이 나의 가장 큰 불행이다. 그녀의 옷과 가구들을 모두 사랑한다. 내 돈을 잃는 것보다 그녀의 밀이 쓰러지는 것을 더 애석하게 생각하고, 손님이 벽난로 위의 골동품을 건드리면 꾸짖을 태세를 갖춘다. 그런 성스러운 사랑은 우리를 다른 사람 안에서 살게 하지만, 후에는, 불행히도, 우리가 다른 삶을 우리 안으로 끌어들이고, 여인에게 우리의 떨어진 기력을 젊은 감정으로 되살려 달라고 요구하게 된다. 나는 곧 집안의 식구가 되었고, 처음으로 느끼는 그런 무한한 행복은 목욕이 지친 몸을 달래듯이 고생한 영혼을 달래 주었다.
 
p.117 - 2025.01.31
백작은 이미 잠자리에 들었었다. 우리, 앙리에트와 나는 저녁에 한동안 아카시아 밑에 있었다. 아이들은 우리 주위에서 황혼의 빛을 받으며 놀고 있었다. 순전히 감탄의 표현으로만 이루어진 뜸한 대화는 우리가 서로 교감을 나누고 있음을 드러냈다. 우리는 그렇게 공유된 아픔을 달래고 있었다. 말이 부족할 때에는 침묵이 우리의 마음을 성실하게 전했다. 우리 두 마음은 입맞춤을 통하지 않고도 장애물 없이 서로를 침투했다. 사색적이고 나른한 쾌감을 음미하며, 두 마음은 동일한 몽상의 굴곡을 따라가다가 강물 속에 함께 뛰어들어 다시 활기를 띤 두 요정처럼, 아무리 강한 독점욕이라도 만족할 만큼 완전하게 결합된 채, 그러나 지상에서는 아무런 연줄 없이 다시 나오곤 했다. 우리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심연 속으로 갔다가 빈손으로 다시 위로 떠올라 눈빛으로 서로에게 물었다. “이 수많은 날들 중에 우리를 위한 단 하루가 있을까?” 
 
p.129 - 2025.01.31
나탈리, 여기 허구는 전혀 없다. 심오한 감정들의 무한함을 알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 느낀 감정의 호수 속에 수심측량기를 던져 봤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열정이란 메마른 땅 사이로 흘러간 용암의 격류였다면,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로 인해 맑은 물로 채워진 분화구와 같은 영혼들이 있지 않겠는가?
 
p.135 - 2025.02.01
지금 당신의 한마디는 내 모성의 깊은 곳까지 감동시켰지만 여성으로서는 당신이 나에 대한 애정 때문에 미래를 망치도록 내버려 둘 수 없어요. 그러기에는 당신을 너무나 사랑하니까요. 당신은 그런 헌신의 대가로 돌이킬 수 없이 평판이 나빠질 것이고, 그때는 나도 도움을 줄 수 없을 거예요. 나는 당신께 어떤 식으로든 치명적인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아요!
 
p.136 - 2025.02.01
“부인께서 저를 사랑하신다면, 그것이 다 제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당신의 제안은 무모한…….”
“사랑입니다.” 나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아니요, 자비입니다.” 그녀는 눈물을 참으며 대꾸했다. “그런 어리석은 생각은 당신의 성격을 드러내는군요. 다정(多情)이 당신에게 병이 될 거예요. 
 
p.139 - 2025.02.01
돌아오면서 백작부인은 우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무 행복해요. 내게는 행복은 병과 같아서 나를 짓누르죠. 그것이 꿈처럼 사라질까 봐 두려워요.”
너무도 열렬히 그녀를 사랑했던 나로서는 그녀의 그런 행복에 질투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그녀에게 아무것도 줄 수가 없었다. 그 생각 때문에 너무나 괴로워서 그녀를 위해 죽을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녀는 어떤 상념이 내 눈빛을 흐리는지 물었다.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자 그녀는 다른 어떤 선물 앞에서보다 더 감격했다. 층계로 나를 끌고 가서 귓속말로 “숙모가 나를 사랑했듯이 사랑해 주세요. 그것은 내게 새로운 삶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러면 나는 매순간 당신에게 빚지는 셈이 아닌가요?”라고 하며 내 마음을 달랬다.
 
p.146 - 2025.02.01
 
저는 가는 도중에 여러 가지 생각을 했고, 부인께 할 말이 많았는데, 부인을 보자 모든 것을 잊고 말았습니다. 그래요, 사랑하는 앙리에트, 당신만 보면, 당신의 아름다움을 드높이는 당신 마음의 빛과 어울릴 말들이 떠오르지 않아요. 그리고 저는 당신 곁에서 무한한 행복을 느끼기 때문에 현재의 감정이 지나간 삶의 감정들을 모두 지워 버립니다. 매번 저는 더 넓은 삶으로 다시 태어나고, 높은 바위에 오르며 발걸음마다 새로운 지평선을 발견하는 나그네와 같습니다. 당신과 대화를 나눌 때마다 제 거대한 보물에 또 다른 보물을 보탭니다.
 
p.149 - 2025.02.01
“고통은 무한하고, 기쁨은 유한하죠.” 이 말은 그녀가 누렸던 행복의 덧없음과 비교되는 현재의 괴로움을 드러냈다.
“삶을 비난하지 말아요.” 나는 말했다. “부인은 아직 사랑을 모릅니다. 사랑의 쾌락은 하늘에까지 빛이 난답니다.”
 
p.152 - 2025.02.01
어느 기이하고 매서운 권능이 항상 미친 사람에게 천사를, 진실되고 시적인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악녀를, 보잘것없는 이에겐 위대한 여자를, 못난이한테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자를 선사하는가? 
 
p.153 - 2025.02.01
대책 없는 불행이여, 누가 너희를 즐겨 창조하는가? 
 
p.155 - 2025.02.01
“내가 얼마나 가슴 조이며 당신의 행보를 뒤따를 것인지, 당신이 곧은 길로 가면 얼마나 기뻐할 것이고, 모서리에 부딪히면 얼마나 눈물을 흘릴 것인지 아나요? 나를 믿어요, 나의 애정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가 없어요. 그것은 본의가 아니면서도 선택에 의한 것이에요. 아, 나는 당신이 행복하고, 권세 있고, 존경받기를 원해요. 당신은 내게 살아 있는 꿈과 같을 테니까요.”
나는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다정하면서도 가혹했다. 그녀의 감정은 쾌락에 목말라 하는 젊은이에게 일말의 희망을 주기에는 너무나 대담하게 노출되었고, 너무나 순수했다. 그녀의 가슴속에 짓찢긴 채로 버려진 내 육체에 대한 보상으로 그녀는 영혼만을 만족시키는 신성한 사랑의 무한하고 청결한 빛을 부어 주었다. 그녀의 어깨에 탐욕스레 달려들게 했던 열정의 얼룩진 날개로는 도달할 수 없는 높이까지 그녀는 올라가 있었다. 그녀에게 이르기 위해서는, 천사의 하얀 날개를 얻어야 했다.
 
p.156 - 2025.02.01
그녀는 한숨을 쉬며 숨은 고통이 깃든, 한순간 반항하는 노예의 미소를 지었다. 그날 이후로, 그녀는 사랑하는 여인이 아니라, 가장 사랑하는 여인이 되었다. 그녀는 내 가슴속에 자리를 차지하기를 원하는, 헌신이나 벅찬 쾌락에 의해 새겨지는 여인이 아니었다. 아니, 그녀는 가슴 전체를 차지했으며, 근육 운동에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단테의 베아트리체, 페트라르카의 라우라처럼, 위대한 사유의 어머니요, 구원을 가져다주는 결심의 신비한 근원, 미래의 지주(支柱), 어두운 잎들 사이의 백합처럼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빛이 되었다.
 
p.158 - 2025.02.01
“경솔한 짓이에요.” 앙리에트가 말했다. “어리석긴!”
눈물 섞인 그녀의 목소리의 음조를 듣고 나는 내 사랑을 이율(利律)까지 쳐서 소위 사랑의 이율에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이 열쇠를 돌려주는 것을 잊었습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다시는 안 올 건가요?” 그녀가 물었다.
“우리가 어디 헤어지는 건가요?” 내 눈빛을 보고 그녀는 무언의 답변을 숨기기 위해 눈을 내리깔았다.
흥분이 멈추고 황홀경이 시작되는 경지에 이른 영혼들이 빠지는 혼미한 상태 속에 얼마간을 보낸 뒤 나는 떠났다. 나는 느린 걸음으로, 수없이 뒤를 돌아보며 갔다.
 
p.160 - 2025.02.01
사랑하는 펠릭스, 내가 몇 가지 실수를 범할지라도, 우리 사이의 애정이 거룩해질 수 있도록 모든 개인적인 욕심은 버릴 수 있게 해 주세요. 당신을 사회에 넘기는 것은, 곧 당신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하지만 당신의 찬란한 미래를 위해 내 행복을 희생할 만큼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상하게도, 거의 4개월 동안 당신 때문에 나는 우리 시대를 지배하는 규범과 풍습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p.163 - 2025.02.02
당신의 지성과 재능에 부합하는 위치를 구하게 될 사회를 이렇게 파악하고 다음과 같은 원칙을 근본 원리로 삼아야 합니다. 사적인 양심이나 공적인 양심과 상반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기를. 내가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당신에게 간절히 부탁합니다. 예, 당신의 앙리에트가 이 두 마디의 의미를 숙고해 달라고 간절히 부탁합니다. 겉으로는 단순하게 들리지만, 정직, 신의, 의리와 예절이 출세의 가장 확실하고 신속한 도구라는 뜻입니다. 이 이기적인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감정을 가지고 살아갈 수 없다고, 도덕적인 원리를 너무 존중하면 앞으로 나아가는 데 방해된다고 당신에게 말할 것입니다. 자기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린이에게 상처를 주고, 노파를 불손하게 대하고, 자상한 노인과 잠깐 동안 시간을 보내는 것을 지루하다며 거부하는 사람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무례하고 상스럽거나, 미래를 내다볼 능력이 없는 이들이 훗날 미리 갈아 놓지 않은 가시에 매달려서, 사소한 일 때문에 행운을 놓치는 모습을 발견할 것입니다. 반면 책임감 이론에 일찍이 익숙해진 사람은 장애를 만나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그는 보다 더디게 출세하겠지만, 그의 출세는 탄탄할 것이고, 남들이 무너질 때 보호받을 것입니다.
이런 이론을 적용시키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예의범절이라고 당신에게 말을 한다면 당신은 내 법률학에 르농쿠르 가문에서 받은 교육과 궁정의 냄새가 조금 배어 있다고 생각하겠죠. 사랑하는 친구여! 너무나 하찮게 보이는 이 지침이 내게는 가장 중요합니다. 상류 사회의 습관들은 당신이 갖춘 폭넓고 다양한 지식만큼이나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들은 지식을 보완하기도 합니다. 실제로는 무식하지만 선천적인 재치가 있어서 생각을 조리 있게 제시할 줄 아는 사람들이 그들보다 더 자격을 갖춘 이들보다 높은 지위에 오르기도 합니다. 펠릭스, 당신이 기숙학교에서 받은 공동 교육이 조금이라도 당신을 망쳐 놓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나는 당신을 유심히 관찰했어요. 당신에게 다소 부족한 부분을 습득할 능력을 발견하고 얼마나 기뻐했는지요! 전통적인 교육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지키는 예절은 순전히 표면적입니다. 세련된 예절과 아름다운 매너는 마음속에서, 개인적인 자존심에서 우러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좋은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귀족들은 기품이 없고, 부르주아 출신의 어떤 사람들은 본래 품위가 있어서, 수업만 좀 받으면 서툴게 모방하는 인상 없이 훌륭한 예절을 갖추게 됩니다. 골짜기를 결코 벗어나지 않을 이 가엾은 여인을 믿어요. 의젓한 어투, 말과 행동 속에 녹아든 우아한 진솔함은 엄청난 매력을 발산하는 육체적인 시심(詩心)과 같아요. 그 원천이 가슴속에 있다면 얼마나 강력한 것이겠어요? 사랑하는 이여, 예절이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듯이 보이게 하는 미덕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사회적인 가면인데, 개인적인 욕심이 상처를 입어서 끝부분이 조금 삐져나올 때 그 가면은 즉시 벗겨집니다. 그러면 고상했던 사람이 비열해집니다.
 
다음과 같은 원칙을 근본 원리로 삼아야 합니다. 사적인 양심이나 공적인 양심과 상반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기를. 내가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당신에게 간절히 부탁합니다. 예, 당신의 앙리에트가 이 두 마디의 의미를 숙고해 달라고 간절히 부탁합니다. 겉으로는 단순하게 들리지만, 정직, 신의, 의리와 예절이 출세의 가장 확실하고 신속한 도구라는 뜻입니다. 이 이기적인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감정을 가지고 살아갈 수 없다고, 도덕적인 원리를 너무 존중하면 앞으로 나아가는 데 방해된다고 당신에게 말할 것입니다. 자기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린이에게 상처를 주고, 노파를 불손하게 대하고, 자상한 노인과 잠깐 동안 시간을 보내는 것을 지루하다며 거부하는 사람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무례하고 상스럽거나, 미래를 내다볼 능력이 없는 이들이 훗날 미리 갈아 놓지 않은 가시에 매달려서, 사소한 일 때문에 행운을 놓치는 모습을 발견할 것입니다. 반면 책임감 이론에 일찍이 익숙해진 사람은 장애를 만나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그는 보다 더디게 출세하겠지만, 그의 출세는 탄탄할 것이고, 남들이 무너질 때 보호받을 것입니다.
 
p.164 - 2025.02.02
이런 이론을 적용시키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예의범절이라고 당신에게 말을 한다면 당신은 내 법률학에 르농쿠르 가문에서 받은 교육과 궁정의 냄새가 조금 배어 있다고 생각하겠죠. 사랑하는 친구여! 너무나 하찮게 보이는 이 지침이 내게는 가장 중요합니다. 상류 사회의 습관들은 당신이 갖춘 폭넓고 다양한 지식만큼이나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들은 지식을 보완하기도 합니다. 실제로는 무식하지만 선천적인 재치가 있어서 생각을 조리 있게 제시할 줄 아는 사람들이 그들보다 더 자격을 갖춘 이들보다 높은 지위에 오르기도 합니다. 펠릭스, 당신이 기숙학교에서 받은 공동 교육이 조금이라도 당신을 망쳐 놓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나는 당신을 유심히 관찰했어요. 당신에게 다소 부족한 부분을 습득할 능력을 발견하고 얼마나 기뻐했는지요! 전통적인 교육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지키는 예절은 순전히 표면적입니다. 세련된 예절과 아름다운 매너는 마음속에서, 개인적인 자존심에서 우러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좋은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귀족들은 기품이 없고, 부르주아 출신의 어떤 사람들은 본래 품위가 있어서, 수업만 좀 받으면 서툴게 모방하는 인상 없이 훌륭한 예절을 갖추게 됩니다. 골짜기를 결코 벗어나지 않을 이 가엾은 여인을 믿어요. 의젓한 어투, 말과 행동 속에 녹아든 우아한 진솔함은 엄청난 매력을 발산하는 육체적인 시심(詩心)과 같아요. 그 원천이 가슴속에 있다면 얼마나 강력한 것이겠어요? 사랑하는 이여, 예절이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듯이 보이게 하는 미덕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사회적인 가면인데, 개인적인 욕심이 상처를 입어서 끝부분이 조금 삐져나올 때 그 가면은 즉시 벗겨집니다. 그러면 고상했던 사람이 비열해집니다. 하지만 진정한 예절은 그리스도교적인 정신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나는 당신이 그러기를 원해요, 펠릭스. 예절은 진정한 자비처럼, 실제로 자신을 희생하는 데 있습니다. 앙리에트를 기억해서라도, 물 없는 우물이 되지 말고 정신과 형식을 동시에 갖춰 줘요! 이런 사회적인 덕목 때문에 자주 속게 될까 봐 두려워하지 말아요. 바람결에 버린 것으로 생각되었던 씨앗의 열매를 언젠가는 거두게 될 테니까요. 
 
p.165 - 2025.02.02
엉성한 예절의 가장 모욕적인 형태는 약속을 남발하는 버릇이라고 예전에 아버지께서 말씀하시더군요. 당신이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은 헛된 희망을 전혀 주지 말고 단호하게 거절해요. 그리고 들어주려 할 때에는 즉시 승낙을 해요. 그렇게 하면 당신은 품위 있게 거절할 줄 알고, 품위 있게 친절을 베풀 줄 아는 자질을 구비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양면적인 공정함은 사람의 성격을 굉장히 돋보이게 하죠. 친절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보다 헛된 희망을 품게 한 것에 대한 원한이 더 큰지도 모르겠습니다. 친구여, 절대 자신만만해서도 안 되고, 진부해서도 안 되고, 너무 열성적이어서도 안 됩니다! 이것이 세 가지 위험인데, 이런 작은 것들은 바로 내가 잘 아는 영역이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요. 너무 자신만만하면 존경을 받지 못하고, 진부하면 멸시를 당하고, 열의가 지나치면 이용당하기 십상입니다. 게다가, 사랑하는 아들이여, 인생 동안 친구를 두 명, 혹은 세 명 이상 두지 못합니다. 당신의 전적인 신의는 그들의 몫입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나눠 준다면 그것은 곧 그들에 대한 배반이 아닙니까? 만약 당신이 개중에 더 친근한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있으면 스스로의 속내를 너무 많이 보이지 말아요. 언젠가 그들이 경쟁자, 또는 반대자, 혹은 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항상 신중해야 합니다. 운명이 그렇게 결정할지도 모릅니다. 차갑지도, 다정하지도 않은 태도로 일관하고, 어디에도 연루되지 않는 중간선을 찾아서 견지하도록 해요. 신사란 필랭트의 비굴한 아첨과도, 알세스트*의 메마른 덕성과도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아 둬요. 희곡 작가의 천재성은 고상한 관객들이 파악하도록 진정한 중용을 제시하는 데서 빛을 발합니다. 물론, 그런 관객들은 모두 이기적인 친절 뒤에 숨은 극단적인 멸시보다는 덕성의 우스꽝스러움 쪽으로 기울겠지만, 그들은 양쪽 모두를 경계할 줄 압니다. 진부함에 관해서 이야기하자면, 어떤 바보들은 진부하게 보인 당신을 품성이 참 좋은 사람이라고 할지 몰라도, 인간의 깊이를 재고, 능력을 평가하는 데 노련한 이들은 그런 결점을 발견하여, 당신은 곧 평판이 나빠질 것입니다. 진부함이란 나약한 사람들의 방편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불행히도 각각의 인원들을 부품으로만 여기는 사회는 나약한 사람들을 무시합니다. 어쩌면 그것이 옳을지도 몰라요. 자연은 불완전한 존재에게는 죽음을 선고하니까요. 그래서 여성의 감동적인 보호 본능은 맹목적인 힘에 대항하고 정신의 지혜로 물질의 야박함을 이기는 데서 느끼는 희열에서 연유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회는 어머니라기보다는 계모이기 때문에, 자기의 허영심을 만족시켜 주는 자식들을 편애합니다. 지나친 열의에 관해서는, 그것은 힘을 발휘하는 데서 진정한 즐거움을 느끼는 청춘의 위대한 첫 실수입니다. 그럼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속기 전에 자기 스스로에게 속게 됩니다. 그것은 공유되는 감정을 위해 아껴두세요. 이를테면 여자와 하느님을 위해. 세계의 무질서와 정치적 이해타산에 보물을 가져다 바치지 말아요. 그 보답으로 유리 장신구를 받을 뿐일 테니까요. 당신은 모든 일에 있어서 의젓하라고 명령하는 목소리에 복종해야 합니다. 그 목소리는 또한 쓸데없이 헌신하지 말라고 당신에게 간청합니다. 왜냐하면, 불행히도 사람들은 당신의 능력에 아랑곳하지 않고 유용성에 따라 당신을 평가하기 때문이에요. 
 
p.167 - 2025.02.02
이 시대의 어떤 사람이 말했듯이, ‘열의는 금물입니다!’ 열의는 사기와 맞닿아 있고, 실망을 안겨 줍니다. 당신의 열정과 상응하는 열정을 결코 찾지 못할 것입니다. 군주와 여자들은 남이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깁니다. 이런 원리는 참 애석하지만 진실입니다. 그렇다고 영혼마저 시들게 하지는 않아요. 당신의 순수한 감정들을 접근할 수 없는 곳에 두어, 그 꽃들이 열광적인 찬사를 받고, 그것을 본 예술가가 거의 사랑을 품고 걸작을 꿈꾸도록 해요. 벗이여, 의무란 감정이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을 하는 것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별개입니다. 남자는 조국을 위해서 냉정하게 죽으러 가야 하고, 여인에게 기꺼이 삶을 바칠 수도 있습니다. 예의범절의 가장 중요한 규칙 중의 하나는, 자기 자신에 대해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느 날, 그냥 알고 지내는 사람들에게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는 가소로운 태도를 보여 봐요. 그들에게 당신의 고통, 즐거움, 사사로운 일들에 대해 들려줘요. 그들은 관심 있는 척하다가 곧 냉담해질 거예요. 지루함이 밀려올 때 즈음, 안주인이 예의바르게 당신의 말을 중단시키지 않으면, 각자가 교묘한 핑계로 떨어져 나가겠죠. 반대로, 모든 이의 호감을 사고, 붙임성과 재치가 있고, 의리도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가요? 그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아요. 그들과 관계가 없는 듯이 보이는 문제들을 들추면서까지 그들을 돋보이게 할 방법을 찾아 봐요. 그들의 이마는 환해질 것이고, 입술은 미소를 지을 것이며, 당신이 떠난 다음에는 모두 당신을 칭찬할 겁니다. 당신의 양심과 마음의 목소리가 비굴한 아첨과 세련된 대화 사이의 경계를 가르쳐 줄 것입니다. 벗이여, 젊은이는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는데, 비록 기특하긴 하지만, 그에게는 오히려 해가 됩니다. 그래서 옛날의 교육은 젊은이들에게 침묵을 지키라고 가르치죠.
 
p.168 - 2025.02.02
인간의 모든 행위의 기저에는 일련의 결정적인 이유들이 미궁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하느님만이 거기에 대해 최종 심판을 내릴 권리가 있으십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엄격해야 돼요. 당신은 출세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지만, 이 세상에 그 누구도 도움 없이는 출세하지 못해요.
 
p.169 - 2025.02.02
하지만 내 어머니에게 한 치도 양보하지 말아요. 그분은 지는 자를 짓밟고 자기에게 저항하는 자의 자존심에 감탄합니다. 그녀는 쇠와 같은 분이세요. 쇠는 두들겨서 단련되었을 때는 쇠와 합쳐지지만, 그것보다 경도가 약한 물질은 모두 부수죠. 
 
정확한 언사는, 옷이 천재를 나타내지 않듯이, 탁월함의 표지가 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없으면 가장 훌륭한 재능을 가진 사람도 절대로 인정받을 수 없는 그 무엇입니다. 당신이 내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라는 예감이 헛된 환상이 아님을 확신할 만큼 나는 당신을 충분히 잘 알아요. 꾸밈없고, 말투는 온화하며, 거만하지 않으면서 자존심이 강하고, 노인들을 공경하고, 졸렬하지 않으면서 친절하고, 무엇보다 신중한, 그런 사람 말입니다. 재치를 발휘하되, 다른 사람들의 광대 노릇은 하지 말아요. 만약 당신의 우월함이 보잘것없는 사람을 언짢게 한다면, 그는 조용히 있다가 당신에 대해서 ‘참 재미있는 사람이군!’이라 하면서 경멸을 표시하겠죠. 당신의 우월함은 항상 사자와 같아야 합니다.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려 하지도 말아요. 타인과의 관계에서, 거의 건방지다고 할 정도로 냉정함을 지키도록 해요. 사람들은 그런 종류의 건방짐을 노여워하지 않습니다. 모두 자신을 경시하는 사람을 존경하게 되어 있지요. 그러면 여성들도 당신에게 호감을 느낄 테고, 당신이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기 때문에 당신에게 점수를 줄 것입니다. 평판이 나쁜 사람들과 어울리지 말아요. 비록 그런 평판이 부당할지라도, 사회는 우리가 느끼는 호감과 반감에 대한 해명을 요구합니다. 이것에 관한 한, 당신의 의견은 신중하고 오랜 심사숙고의 결과로, 확고부동한 것이어야 합니다. 당신이 냉대한 사람들이 냉대받을 만하다는 것이 판명이 나면, 사람들은 당신에게 인정받으려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당신은 암묵적인 경의의 대상이 되어 사람들 사이에서 돋보일 것입니다. 당신은 이렇게 호감을 주는 젊음과 매력적인 우아함,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지혜로 무장했습니다. 내가 이야기한 모든 것은 ‘지위가 높으면 덕도 높아야 한다’는 옛말로 요약이 됩니다.
 
p.170 - 2025.02.02
적을 만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요. 당신이 가는 그 세계에서 적이 없는 사람은 불쌍한 인간입니다. 하지만 웃음거리가 되거나 평판이 나빠지는 일은 가능한 한 없도록 해요. ‘가능한 한’이라고 말한 것은, 파리에서는 사람이 항상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불가피한 상항에 휘둘리기 때문이죠. 그곳에서 당신은 배수로의 구정물도, 떨어지는 기와도 피할 수 없어요. 윤리에도 배수로가 있는데, 명예를 잃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허우적거리는 흙탕물을 가장 고귀한 사람들에게 튀기려고 합니다. 그러나 모든 영역에서나 최종 결정에 대해 단호함을 보인다면, 당신은 언제나 존경받을 것입니다. 야망들의 대립 속에서, 얽히고설킨 난관들 가운데서,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고, 문제의 핵심을 향해 과감하게 돌진하되, 한 가지에만 온 힘을 쏟아야 합니다.
 
p.171 - 2025.02.02
나는 항상 단번에 매듭을 들고 상대에게, ‘풀거나 자릅시다!’라고 말하며 모든 일을 직접 해결했어요.
 
p.172 - 2025.02.02
선은 선 그 자체를 위해 행해야 하지 않나요? ‘지위가 높으면 덕도 높아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덕을 베풀지는 말아요. 그런 사람들은 당신과 화해할 수 없는 적이 될 겁니다. 파산이 야기하는 절망감이 있듯이, 너무 무거운 은혜도 절망감을 낳는데, 이것은 막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당신은 가능한 한 다른 사람들로부터 무엇을 받지 말아요. 누구에게도 종속되지 말고,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어요.
 
훗날 당신은 세월의 심판대 앞에 출두할 것입니다. 당신도 역사에 대해 충분히 배웠으니 진정으로 위대한 감정과 행위들을 구별할 줄 알겠죠.
 
p.173 - 2025.02.02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가장 소중한 재산, 즉 인간관계를 맺는 데 필요한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합니다. 그 인간관계란 사회 생활의 절반이죠. 그들은 있는 그대로 매력적이기 때문에, 조금만 잘하면 다른 사람들을 자기의 편으로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인생의 봄은 빨리 지나가니까, 잘 활용하도록 해요. 영향력 있는 여자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아야 합니다. 영향력 있는 여자들은 나이가 지긋한 부인들입니다. 가문들 간의 혼인 관계, 모든 집안들의 비밀, 그리고 목표를 신속하게 달성할 수 있는 지름길을 당신에게 가르쳐 줄 겁니다. 그녀들은 당신을 마음으로 위할 것입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아닌 경우에는 젊은이를 후원하는 것이 그녀들의 마지막 사랑입니다. 당신을 여기저기에 추천하고, 당신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등, 훌륭하게 뒷받침할 거예요. 젊은 여자들을 경계하길! 
 
쉰 살의 여성은 당신을 위해 모든 것을 해 주지만, 스무 살의 여성은 아무것도 해 주지 않습니다. 이 여자는 당신의 삶의 모두를 요구하고, 저 여자는 단지 잠깐 동안의 배려로 만족합니다. 젊은 여자들을 비웃고 하찮게 여겨도 됩니다. 그녀들은 진지한 생각을 할 능력이 없으니까요. 벗이여, 젊은 여자들은 이기적이고, 편협하며, 진정한 우정을 품지 못하고,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고, 다른 남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 당신을 희생시킬 수도 있어요. 게다가 그녀들은 당신이 헌신하기를 바랄 텐데, 당신은 남의 헌신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 놓여 있어서, 이 두 요구는 서로 상반됩니다. 그녀들 중 아무도 당신의 이익을 이해하지 못하고, 모두 당신을 생각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생각하며, 당신에게 그녀들의 애정이 도움이 되기보다는 그 이면의 허영심이 해가 될 뿐입니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당신의 시간을 잡아먹으면서, 당신의 출세를 가로막고 아주 기꺼이 당신을 파괴할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불평을 하면, 그중에 가장 바보스런 여자라도 자신의 장갑이 전 세계만큼 중요하고, 자신을 시중드는 것 이상으로 영광스런 일이 없음을 당신에게 증명해 보일 겁니다. 모두 자신이 행복하게 해 준다면서 당신의 찬란한 미래를 잊게 하겠지만, 그녀들이 준다는 행복은 변하기 쉬운 반면 당신의 성공은 탄탄한 것입니다.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일시적인 취향을 지상에서 시작되고 천상에서 계속되는 사랑으로 둔갑시키는 데 얼마나 간사한 꾀를 부리는지 당신은 잘 모릅니다. 당신을 버리고 떠나는 날, 그녀들은 마치 ‘사랑해요’가 자신의 사랑을 변명했듯이, ‘당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요’라는 말로 이별이 정당화된다고, 그리고 사랑은 의지와 상관없는 것이라고 하겠죠. 이것은 터무니없는 이론이에요! 이것만은 믿어요. 진정한 사랑은 영원하고, 무한하며, 한결같답니다. 그것은 고르고 순수하며, 격렬하게 시위하지 않습니다. 백발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젊죠. 
 
p.176 - 2025.02.02
사랑받는 것, 이해를 받는 것은 가장 큰 행복이니, 당신이 그것을 누릴 수 있기를 빌어요. 하지만 순결한 마음을 더럽히지 않으려면, 당신이 사랑할 사람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그 여인은 자신을 완전히 희생할 줄 알고, 결코 자기 생각을 하는 법이 없어야 하며, 오직 당신 생각만을 해야 합니다. 그녀는 당신과 다투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따지지 않으며, 당신이 못 보는 위험을 당신 대신 예감할 줄 알고,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닥친 위험을 잊지요. 그리고 아파도, 신음 소리 하나 없이 아파하고, 자신을 위해 멋을 부리지는 않지만, 당신의 사랑에 대한 존중과 보답으로 멋을 부립니다. 그 사랑을 능가하는 사랑으로 그녀에게 보답해요. 만약 당신이 불쌍한 벗인 내게 항상 결여된 것, 상호간에 똑같이 느끼고 주는 사랑을 만나는 행운을 누린다면, 그 사랑이 아무리 완벽해도 한 골짜기에는 당신에게 어머니와 같은 존재가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 줘요. 그녀의 마음은 당신이 채워 넣은 감정으로 하도 파여서 바닥을 찾을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요, 당신에 대한 나의 애정의 깊이를 당신은 도저히 헤아리지 못합니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서는, 당신의 총명함을 버려야만 했을 텐데, 그러면 당신은 나의 헌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몰랐을 겁니다.
 
p.177 - 2025.02.02
‘지위가 높으면 덕도 높아야 한다’는 말이 내가 처음에 했던 충고들의 대부분을 포괄한다면, 여자와의 관계에 대한 내 생각들은 이 기사도적인 격언 속에 담겨 있습니다. ‘모두를 섬기고, 한 명만 사랑하라.’
 
p.276 - 2025.02.02
“그녀가 당신을 기다리나요?” 그녀는 다시 물었다.
“그렇습니다.”
“몇 시에?”
“11시와 자정 사이요.”
“어디서?”
“들판에서.”
“나를 속이려 하지 말아요. 호두나무 밑이 아닌가요?”
“들판에서요.”
“갑시다.” 그녀는 말했다. “내가 그녀를 봐야겠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내 인생이 끝나는 것처럼 느꼈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레이디 더들리와 결혼함으로써 고통스런 갈등에 종지부를 찍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때문에 내 감수성은 고갈될 뿐만 아니라 그 반복적인 충격으로 과일의 부드러운 솜털과 같은 나의 섬세함이 벗겨지고 있었다. 
 
p.341 - 2025.02.02
이기적인 사람은 본래 무심하기 마련이다. 이들 두 사람의 영혼은 그들의 육체와 마찬가지로 서로 결합한 적이 없었고, 감정을 되살아나게 하는 끊임없는 교감을 나눈 적도 없었다. 그들은 슬픔도 기쁨도 공유한 적이 없었는데, 그런 것들이야말로 우리의 모든 신경과 닿아 있고, 우리의 마음 구석구석에 묶여 있으며, 그 끈들 하나하나를 지탱하는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그래서 그런 강력한 연줄이 끊어지면 우리의 존재는 완전히 황폐해진다. 마들렌의 적대심 때문에 나는 클로슈구르드에 갈 수 없었다. 
 
우리들 거의 모두는, 내가 투르에서 클로슈구르드로 출발했던 것처럼, 세상을 얼싸안으며, 사랑에 굶주린 가슴을 가지고 아침에 길을 나선다. 그리고 우리의 자산이 용광로 속에 들어가면, 즉 우리가 사람들과 사건들 사이에 섞이면, 모든 것이 조금씩 줄어들고, 결국에는 잿더미 속에서 약간의 금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이 인생이다! 있는 그대로의 인생이다. 포부는 위대하지만 현실은 초라하다. 
 
p.351 - 2025.02.02
저 고귀한 앙리에트의 시신과 함께 처음으로 공동묘지 안에 들어간 그 끔찍한 날 이후로, 햇빛은 덜 따뜻하고, 덜 밝고, 밤은 더 어둡고, 움직임은 둔해지고 생각은 무거워졌다. 땅 속에 묻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우리의 가슴속에 묻은 사람들도 있다. 너무나 사랑했던 그런 사람들에 대한 기억은 날마다 우리의 심장 박동과 섞인다. 숨을 쉴 때마다 그 사람의 생각을 하고, 그 사람은 사랑 특유의 윤회 법칙에 의해 우리 안에 살아 있다. 하나의 영혼이 내 영혼 안에 들어 있는 셈이다. 내가 선행을 베풀었을 때, 옳은 말을 했을 때 그 영혼은 함께 말하고 함께 행동한다. 백합에서 좋은 향기가 나오듯 내 안에 선한 기질이 있다면 그것은 그 무덤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p.359 - 2025.02.02
제발, 한심한 습관을 버리세요. 항상 첫 번째 남편의 이야기를 하고, 항상 두 번째 남편 앞에서 죽은 남편의 덕성을 나열하는 과부처럼 굴지 마세요.
 
누구에게 가장 연민이 가는지 아세요? 당신이 사랑하실 네 번째 여자입니다. 그 여자는 세 명과 싸울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제가 당신과 그분을 위해서 당신의 기억이 지닌 위험성을 예방하려 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수고스런 영예는 포기하겠어요.
 
p.360 - 2025.02.02
어떤 여자도 당신의 마음속에 간직하는 죽은 여인과 나란히 지내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실제로 저는 자비를 베풀기 위해서라면 많은 일을 행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그러나 사랑은 예외입니다. 당신은 때로 사람을 지루하게 하고, 스스로도 지루함을 느끼죠. 자기의 슬픔을 우수(憂愁)라고 부르죠. 모두 당신이 좋을 대로 하십시오. 하지만 지긋지긋해요. 그리고 당신을 사랑하는 여인에게 가혹한 근심거리를 안겨 준답니다. 저와 당신 사이에 있는 성녀의 무덤에 자주 부딪혔어요. 스스로 자문해 보았지만, 저는 아무래도 그분처럼 죽고 싶지 않아요.
 
p.361 - 2025.02.02
그 완벽한 연인은 당신의 출세를 생각하고, 귀족원의 의원이 되게 해 주고, 당신을 끔찍이 사랑하고, 그 대가로 절개를 지키라고 요구했을 뿐인데, 당신은 그분을 슬픔으로 죽게 만들었어요. 그보다 흉측한 일은 본 적이 없네요. 파리의 거리 위에 야망을 끌고 다니는 가장 열정적이고 가장 불행한 젊은이들 가운데, 당신이 그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 특권의 반만이라도 누리기 위해서라면 누가 10년을 정숙하게 지내지 않겠습니까? 그만큼 사랑을 받았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가엾은 여인! 그분은 많이 아파했겠죠. 그런데 당신은 감상적인 말 몇 마디를 하고는 그분을 죽게 한 죄를 씻었다고 생각하시는군요. 당신에 대한 나의 애정도 그런 식으로 보답을 받겠지요. 사양하겠습니다, 백작님, 저는 무덤 이편에도 저편에도 연적을 원치 않아요. 그런 죄가 양심을 괴롭히고 있다면, 적어도 입 밖으로 내지는 마세요.
 
p.363 - 2025.02.02
그녀들을 너무나 잘 피한 나머지 그 속을 알 턱이 없지요. 모르소프 부인은 처음부터 당신을 높은 자리에 앉히기를 잘했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모든 여자들이 당신에게 앙심을 품고 달려들어서 당신은 어디에도 도달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제 공부를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어요. 우리 여성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하는 법을 배우기에도, 필요할 때 아량을 베풀고, 우리가 옹졸해지고 싶을 때 그 옹졸함마저 사랑하기에는 이미 늦었어요. 우리들은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그리 바보가 아니랍니다. 사랑할 때는 선택한 남자를 무엇보다도 우선시합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우월감을 흔들리게 하는 것은 곧 우리의 사랑을 흔들리게 하죠. 우리를 추켜세우는 것은 곧 당신 스스로 추켜올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사교계에 계속 드나들면서 여성들과의 교제를 즐기고 싶다면 제게 이야기한 것을 꼼꼼히 숨기세요. 여성들은 바위 위에 사랑의 꽃들을 심는 것도, 병든 가슴을 치유하기 위해 어루만져 주는 것도 즐기지 않습니다. 모든 여자들은 당신의 가슴이 메말랐음을 눈치 챌 테고, 당신은 항상 불행하시겠죠. 저처럼 이런 이야기를 해 드릴 만큼 솔직하고, 친구로 남자고 하며 원한 없이 당신과 이별할 만큼 마음씨 좋은 여인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당신의 충실한 친구, 
나탈리 드 마네르빌
 

2025. 2. 2. @스터디 카페 모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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