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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필사 & 시낭독/너에게 들려주는 시

먼저 가는 것들은 없다 - 송경동

by 박지은(MyMars) 2024. 10. 7.

[너에게 들려주는 시. 136]

 

https://youtu.be/FOILDVgPuK8

 

찬 바람에 코끝이 시릿하니

이렇게 또 한 해가 지나는구나.

 

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바닷가 절벽 위에 서있는 기분이 들 때

 

뒷걸음질 치지 말고

힘차게 돌아서 버리자.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있다.

 

 

먼저 가는 것들은 없다 - 송경동

 

몇번이나 세월에게 속아보니

요령이 생긴다 내가 너무

오래 산 계절이라 생각될 때

그때가 가장 여린 초록

바늘귀만 한 출구도 안 보인다고

포기하고 싶을 때, 매번 등 뒤에

다른 광야의 세계가 다가와 있었다

 

두번 다시는 속지 말자

그만 생을 꺾어버리고 싶을 때

그때가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보라는

여름의 시간 기회의 시간

사랑은 한번도 늙은 채 오지 않고

단 하루가 남았더라도

우린 다시 진실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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