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필사 & 시낭독/2020 매일 시필사

화성의 공전 - 하재연

박지은(MyMars) 2021. 1. 14. 23:06

[2020 시필사. 142일 차]

화성의 공전 - 하재연

 

암뿌우르에 봉투를 씌워서 그 감소된 빛은 어디로 갔는가

– 이상, 「지도의 암실」 

 

지구에서 지낸 밤이 깊어갈수록

나는 점점 더 부족해진다. 

 

더 많은 나의 숨이 필요하다. 

 

뒤집어져 불길로 타오르는 것

망가진 고요를 통해서만

나는 너를 조금 이해한다. 

 

오래전의 미래를 향해 침식되는 대기 

 

두 개의 영혼 사이에서 부서지는 인간의 마음 

 

인간의 죽음과는 연관하지 않고

아름다운

푸른 불꽃의 석양 쪽으로 가산되는

꿈의 시간들 

이제 나는 화성의 고리가 되어가고 

 

발생하는

희미한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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