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aesthetic)의 정의: 감성학으로서의 미학
지난달부터 5주간, 인문학 강의 플랫폼 '인할트'의 비대면 강의 <미학강의: 주요 사상가들을 중심으로>를 들었다.
그동안 물음표만 가득했던 미학에 드디어 느낌표가 생겼다!
역시 전문가한테 배워야 한다!!
미학 aesthetic의 정의와 본연의 뜻을 알고 나니 더욱더 이 학문이 사랑스러워진다.
확실한 이해와 습득을 위해 수업 내용을 정리해 본다.

*강의의 내용은 어렵지 않다. 다만 복잡하고 낯설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기초', '입문'은 '쉽다'와 동의어가 아니다. → 나에게 생소한 학문이면 입문이 더 어려울 수 있다.
*'어렵다'와 '복잡하다'는 완전 다른 개념임.
어렵다 : 내가 피를 쏟는 노력을 해도 해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복잡하다 : 어느 정도의 노력과 시간만 투자하면 해결할 수 있다. (예. 이어폰의 줄이 엉켜있는 것)
[감성학으로서의 미학]
미학은 1750년대 알렉산더 고트리프 바움가르텐(Alexander Gottlieb Baumgarten)이라는 독일 철학자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의 목적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연구하는 것이 아닌, 당시 철학계에서 완전히 무시당하고 있던 '감성'의 가치를 되찾는 것이었다.
근대철학에서는 오직 이성과 논리만이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여겨졌고, 감정이나 직감, 감각적 경험은 모두 '불완전하고 혼란스러운 것'으로 치부되었다.
바움가르텐은 이런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며 감성의 독립적 가치를 주장했다.
*미학의 목적 : 미학은 근대철학의 문제점을 타계하기 위해서 바움가르텔이 기획한 학문으로, 감성을 지성만큼 중요한 것으로 다룬다.
미학이 독일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유명한 미학자는 독일 사상가들이 많다.
미학은 아름다움과 예술에 대한 학문은 아니지만 중요하고 적절한 주제가 될 수는 있다.
미학 aesthetic은 학문이기 이전에 하나의 삶의 태도다.
단지 몇 가지 개념으로 대상을 설명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의 모든 면면을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태도이다.
[미학의 어원, 아이스테티카 aesthetica]
미학은 바움가르텐이 “감성적 인식에 관한 학문”을 지칭하기 위해 고안한 “아이스테티카 aesthetica”의
한글 번역에 해당한다(바움가르텐,『미학』).
바움가르텐이 만든 단어 'Aesthetica(아이스테티카)'는 그리스어 'aísthēsis(아이스테시스)'에서 나왔다.
이는 '감각적 지각'이나 '직접적인 경험'을 의미한다.
논리학(Logica): 이성(logos)과 이성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을 다루는 학문
미학(Aesthetica): 감성(aísthēsis)과 감성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을 다루는 학문

한국어로 'Aesthetica'를 '미학(美學)'이라고 번역한 것은 어쩐지 아쉽다.
'美(아름다울 미)'라는 글자 때문에 마치 이 학문이 오직 아름다움만을 다루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움가르텐의 진짜 의도는 감성 전반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었다.
법학이 정의나 질서를 목적으로 하지만 '정의학'이 아닌 '법학'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이 학문도 '감성학'이라고 불리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바움가르텐 '미학'의 의미]
미학은 근본적으로 이성적 인간이 아니라 감각적이고 감정적인 인간에 주목한다.
다시 말해, 인간을 최대한 온전하게, 전인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하고자 하는 학문이다.
바움가르텐은 지성, 개념, 논리만 중요시하는 데카르트와 라이프니츠 등 철학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부정당해온 감성의 자립성과 가치를 긍정하였다.
그는 논리적 인식의 완전성이 인간 삶의 유일한 기준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고, 지성과 감성이 인간성을 이루는 두 축임을 강조하였다.
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한 것은 온전한 인간성의 확립으로, 그에게 미학은 단순히 예술이나 아름다움을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라, 인간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였다.
“철학자도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존재하는 인간이다.
만일 그가 인간 인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이런 것들이 자신의 연구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바움가르텐,『미학』)
기존 철학이 이성으로만 파악할 수 있는 것들만을 '진짜 세계'로 인정했다면, 바움가르텐의 미학은 감성으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세계로 다시 불러들이는 작업이었다.
감성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그 자립성과 고유성을 탐구하는 미학은 지성에 의해 배제된 영역을 세계로 다시 불러들임으로써, 세계의 전반적인 폭을 확장하는 학문인 것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미학의 소임은 지성의 정의 definition를 지속적으로 허무는 작업에 있다.
*정의 definition :
정의란 어떤 대상을 특정 개념으로 규정하여, 그 존재를 다른 무엇이 될 수 없도록 고정하는 행위이다.
즉 “A = B”라고 선언하는 순간, A는 오직 B로만 이해되어야 한다. → 정의는 개념을 통해 이루어지며, 개념에 대상이 종속된다.
정의의 억압적 본질: A=B라는 공식을 통해 대상을 고정된 의미에 가두어버리는 것.
가능성의 차단: 대상이 가진 다양한 잠재력과 변화 가능성을 원천봉쇄하는 문제.
지성의 폭력: 논리와 개념이라는 도구로 존재를 일방적으로 규정하고 통제하려는 시도. → 이는 곧 지성 편중의 철학이 추구해 온 목적과 맞닿아 있다.

이성의 차가운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우리가 분명히 경험하는 모든 감정들, 직감들, 예술적 감동들을 "혼란스럽고 애매모호한 것"이 아니라 "풍부하고 충만한 것"으로 받아들이자는 것이었다.
바움가르텐의 생각은 3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의미가 있다.
우리는 여전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것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예술과 아름다움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인간 경험의 핵심이다.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은 논리만이 아니고, 온전한 인간이 되려면 이성과 감성 모두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다.
https://blog.naver.com/radiognod/2239492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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