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The Age of Innocence

5월은 전통적으로 공연예술계의 피크 시즌이다.
하지만 올해는 극한의 국내외 정치 상황 속에서 업계 전반이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여러 AI 워크숍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좋은 공연과 전시를 보며 많은 영감을 받은 의미 있는 달이었다.
(살아남았어!! ㅠㅠ)
지난 5월 9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창작발레 <순수의 시대 - The Age of Innocence>를 관람했다.
이 작품은 서울발레시어터가 창립 30주년 기념으로 ‘순수’라는 공통의 주제를 다양한 시선으로 풀어낸 5개의 안무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공연에 앞서 열린 세미나 ‘서울발레시어터 30년: 예술의 여정, 지역과 공공의 가치를 품은 혁신적 미래’에도 참여했다.
(앞으로 비전문 분야 세미나는 함부로 참여하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다... 쿨럭.)
정말 오랜만에 본 창작발레는 예전 무용음악 작업을 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발레리나 친구 덕분에 다양한 무용 작품에 참여했던 그 시절, 열심히 만들었지만 여러 이유로 사용하지 못한 곡들도 많았다.
공연 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려두었던 데모들을 다시 들어보았다.
음, 나쁘지 않은데? ㅋㅋ
그 공연 바로 며칠 전 전주에 갔을 때, 일렉트로 어쿠스틱 음악을 하는 오랜 친구와 한참 음악 이야기를 나눴었다.
바로 그 잊힌 발레 음악에 키보드 세션을 해주었던 녀석이다.
(이렇게 세상 모든 것은 연결된다!)
우리끼리만 알고 세상은 모르는 많은 곡들은 발표되는 것이 맞다는 결론.
젊은 시절에는 그것이 별로 의미 없다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며 생각이 달라졌다.
그래서 그 시절 내가 투영된 곡들을 송북 형태로 묶어 발매하기로 마음먹었다.
부족하면 부족한 데로, 나를 다시 돌아보는 의미로.
긴 시간 음악을 해오며 나에게 너무 가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너무 오만했다.
너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았다.

아마도 지금이 딱 중간쯤이지 않을까?
Thirsty Soul도 올해가 30주년이니 내가 밴드로 음악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30년이 넘었다.
그동안 숱하게 엎어진 프로젝트들이 지금 나의 다양성을 만들어줬고, AI 시대에 접어들며 마침내 제너럴리스트로서의 강점을 꽃피우게 된 것이다.
120살까지 살 거니까 앞으로 30년은 더 거뜬히 현역으로 계속 음악 할 수 있다.
나는 여전히 목마르다.
뭐든지 할 수 있는 AI 시대에서 살아남는 법은 간단하다.
그냥 자기가 하던 일에 AI를 활용하여 더 잘, 더 많이 하면 된다.
격변의 시기에 오히려 기회는 열린다.
거대한 파도를 서핑하듯, 새로운 시대를 즐기자.
사실 이미 너무 즐겁다.
상상만 했던 많은 것들을 드디어 진짜로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이렇게 나의 음악 인생은 또다시 새로운 챕터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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