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오래 한다는 것은... [다큐인사이트 - 마스터 송창식]
https://youtu.be/XPk4wC9j9AU?si=s1QYNP8BTwyqaO8D
음악을 평생의 업으로 정하고 살아온 지 오랜 시간이 지났고, 참으로 다양한 음악 일들을 하며 살아왔다.
음악이 여전히 좋고 (이제는 잘 못 쳐도) 기타가 제일 좋고, 가끔 다른 걸 했으면 더 잘했을까 더 좋았을까 생각도 해보지만 이 생을 음악에 바치기로 한 것에 후회는 없다.
몇 달 전에 송창식 선생님의 다큐를 무척 감명 깊게 보았다.
'내가 제일 잘하는 거, 뭘까?'
얼마 전 오랜 음악 친구가 나에게 번아웃이 온 적이 없냐고 물어봤다.
생각해 보면 다양하게 계속 음악 안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했기 때문에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것 같다.
돈이 잘 안 벌릴 때의 현타 빼고;;
원래 호기심이 많고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았기에 한 우물을 깊게 파지 못하고 얕은 우물들을 넓게 파왔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니 얕지만 많은 우물들을 터서 커다란 하나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무언가를 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하지만 난 음악을 늦게 시작해서 언제나 늦었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훗날의 내가 보기엔 지금이 적기일지도 모른다.
젊은 날의 오만이 사라졌으니 기타는 그때보다 잘 못 쳐도 더 나은 인간이 되었을 지도.
조용필 선생님도 새 앨범을 내시고 일흔이 넘으신 여러 선생님들도 저렇게 멋지게 활동하시는데, 선생님들 보시기엔 아직도 애 같을 내가 이런 생각을 하다니 반성하자.
며칠 전 연세 지긋하신 의사 선생님께서 건강 검진 결과에 따라 약을 처방해 주시며 다 별거 아니란 듯이,
"그냥 나이 먹는 걸 받아들이세요."
라고 하셨다.
삶의 중간쯤에서 이 새로운 신체에 적응하고 잘 관리해서 다른 속도로 또 달려가야지.
이제는 좀 더 나를 위한 것,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을 하며 진짜 '나'에 가까운 것들을 만들어봐야겠다.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유일한 내 목소리, 너무나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이다.
노래하는 게 더 좋아졌어.'
나는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나도 선생님들처럼 할머니 되어도 계속할 거니까,
늦지 않았어.
할 수 있을 거야.
될 때까지 하면 돼.